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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통의 투자] 일개미의 꿈 '슈퍼개미'는 왜 신기루일까

'동진쎄미캠' 상남자 알고보니 오스템임플란트 자금 횡령 직원…투자는 탐욕 버리고 겸손해야

2022.01.05(Wed) 15:06:40

[비즈한국] 지난해 10월 주식을 사들였다. 그것도 반도체 장비 회사 동진쎄미켐 주식 약 392만 주, 지분 7.62%를 1430억 원에 샀다. 주식 취득단가는 3만 6000원 정도였다. 파주에 사는 77년생이라고 알려진 그는 가상화폐로 돈을 많이 벌어 주식에 투자했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개미의 상당수인 일개미들에게 그는 슈퍼리치의 꿈을 이룬 사람이었고, 올해 슈퍼개미의 최고봉이었다.

 

그는 석 달 가까이 만에 391만 주 중 55만 주를 남기고 모두 팔았다. 매도 평균 단가는 3만 4000원 가량이었다. 동진쎄미켐이 사상 최고가를 찍은 지난달 30일 뜬 공시에 동진쎄미켐 주주들은 그에 대해 의아함을 느꼈다. 그 이유는 주가가 급등하기 전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결과적으로 손실을 보고 매도했기 때문이다. 가상화폐에 투자하던 실력으로 주식시장에서는 살아남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어쨌거나 투자자들은 ‘올해 최고의 상남자’​라고 했고, 부러워도 했다. 신들도 맞히지 못하는 한 회사의 주가를 떡 주무르듯이 만질 수 있는 자금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올해 첫 개장 날 알려진 소식은 충격적이었다. 코스닥 상장사 오스템임플란트와 관련한 횡령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자금 관리 직원이 1880억 원가량의 돈을 횡령한 것이다. 이는 지난 2020년 말 별도 기준 자기 자본 대비 92%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상장사로서는 역대 최다 수준의 횡령이다. 놀라운 것은 동진쎄미켐의 슈퍼개미와 오스템임플란트의 횡령 직원이 동일 인물이라는 것이다. 그릇된 가치관과 황금만능주의가 다시 한번 작동한 순간이다. 그는 잔액 증명서를 위조해 개인 은행 계좌와 주식 계좌로 이체하며 돈을 착복했다. 회사 측은 “단독 범행으로 현재는 잠적한 상태”​라고 전했지만, 경찰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일단 오스템임플란트의 주식 거래를 정지시켰다.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인지 결정하는 것인데, 15거래일 안에 판단해야 한다. 만약 거래소가 오스템임플란트 주식을 심사 대상으로 정하면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상장 폐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회수 자금이 얼마냐에 따라 상장 폐지 여부의 길이 갈리겠지만, 어쨌든 주식 거래 재개는 시일이 오래 걸릴 수 있다.

 

문제는 소액주주들의 피해다. 남보다 더 빨리 벌고자 하는 탐욕의 대가는 크다. 탐욕은 위기를 불러오고 설거지는 언제나 애꿎은 소액주주들의 몫으로 돌아온다. 투자자들은 “무서워서 주식하겠나”​, “​개인이 횡령한 것 맞나”​, “​코인을 하겠다”​ 등등의 이야기를 쏟아냈다. 탄탄한 줄 알았던 코스닥 기업에 대한 신뢰는 바닥을 쳤다. 특히,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소식에 동진쎄미켐까지 불똥이 튀며 8.43% 급락 마감했다.

 

단돈 몇천만 원으로 수백억 원을 번 사람, 선물옵션으로 대박 난 사람, 빚쟁이에서 슈퍼리치로 재탄생한 사람, 이른바 ‘슈퍼개미’​는 일개미들의 꿈이다. 하지만 벼락부자들이 탐욕을 다스리지 못하다가 징역형을 선고받은 것도 많이 봤다. 슈퍼개미, 주식전문가로 명성을 얻었지만, 결국 마지막은 `몰락`이었다. 물론 슈퍼개미로 성공한 사람들도 있다. 그런 성공기는 많지 않기 때문에 눈에 더 잘 띄는 법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를 하면서 가장 많이 간과하는 것은 투자가 아닌, 투기를 한다는 것이다. 자산을 배분하며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한 방에 빠르게 오를 종목을 찾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매수와 매도 타이밍을 잡기 어려워한다. 동진쎄미켐 슈퍼개미였던 그가 손실을 본 것처럼 말이다. 

 

직장인 A씨는 최근 정치 테마주에 투자했다. 그 종목은 바로 ‘안랩’​이었다. 최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3일 주식시장에서 안랩은 1200원(1.21%) 오른 10만 100원에 마감했다. 장중 52주 신고가인 10만 96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A씨는 정치 테마주에 올라탔다는 불안감보다는 “조금 더 살걸”이라며 아쉬워했다. 심지어 증권사 직원 B씨도 주식담보 대출을 받으며 더욱 투자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수익은 신통치 않았다.

 

전문가들은 저축하듯이 꾸준히 좋은 기업에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돈과 정보가 부족한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이길 수 있는 당연한 방법이다. 한 국가의 대통령만큼이나 투자자들에게도 자신만의 확고한 투자 철학은 굉장히 중요하다. “탐욕은 일체를 얻고자 욕심내어서 도리어 모든 것을 잃어버린다”​라는 프랑스의 사상가 몽테뉴의 명언이 가슴을 꿰뚫는다.

김세아 금융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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