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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푼도 못 모아요" 1500원 고환율에 미국 주재원들 '아우성'

원화로 월급 받는데 고환율에 자동 '연봉삭감'…물가 인상까지 겹쳐 매달 적자

2026.03.30(Mon) 11:14:56

[비즈한국] 국내 대기업 미국 공장에 관리직으로 나가 있는 40대 초반 A 씨. 그는 요즘 매일 환율 흐름을 쫓고 있다. 1400원대 중반이던 올해 초 미국으로 와 가족과 함께 미국 생활을 시작했는데 최근 환율이 급등하면서 1500원 대를 넘어섰기 때문. A 씨가 이처럼 환율 뉴스를 보는 것은 ‘생활비’ 때문이다. 한국에서 입사할 때 서명한 연봉 기준으로 월급을 받는데, 환율이 급등하면서 가계부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에 연수 차 나간 40대 초반 B 씨도 최근 오른 환율이 부담스럽다. 회사에서 연수를 지원해주기 때문에 기본금과 약간의 체류비가 나오지만, 이것만으로는 오른 미국 물가를 고려할 때 아내와 자녀까지 3인 가족의 생활이 어렵기 때문. 국내 부동산을 정리하면서 생긴 목돈을 조금씩 환전해서 생활비에 보태고 있지만, 환율이 계속 올라가다 보니 ‘부담’이 커지고 있다. 

 

달러 환율에 물가도 오르자 미국에 나간 주재원들이 울상이다. 이미지=생성형 AI

 

#연봉 5~10% 깎인 셈

 

최근 1달러가 1510원대에 거래되지는 등 지난해 하반기 대비 10%, 지난 2월 중순 대비 5% 가까이 환율이 오르면서 국내 기업 해외 주재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기업이 월급을 지급할 때 환율 적용 여부와 시점 등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특히 월급을 ‘원화’로 받던 주재원들은 5~10%씩 월급이 삭감된 셈이나 다름없다.

 

최근 오른 미국 물가도 부담을 가중시킨다. 미국 역시 유가 상승 등으로 기본 물가가 오르고 있다. A 씨는 “현지 체류 지원비를 200만 원가량 ‘달러’로 받지만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월에 한두 번 외식을 하면 남는 게 정말 한 푼도 없다. 어린이집만 한 달에 150만 원이 넘고 외식을 하면 팁까지 한 번에 15만 원은 우습게 깨진다”며 “자동차보험료 등 고정비용도 많이 나가다 보니 연봉 1억 원대 중반으로는 미국에서 돈을 모으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환율까지 오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B 씨도 부담이 적지 않다. 아내가 최근 아이와 함께 미국에 들어오면서 차량을 한 대 더 구입해야 하는데, 당초 예산으로 잡았던 2만~3만 달러의 차량을 구매하려면 예상보다 ‘8~10%’ 돈을 더 들여야 하는 상황이 됐다. 

 

B 씨는 “이럴 줄 알았으면 지난 12월 미국에 내가 들어왔을 때 5만 달러 정도를 환전해 놓을 걸 그랬다”며 “환율이 더 떨어질 줄 알고 기다렸다가 적자를 보게 됐다. 주변에 연수를 하는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연 2000만 원 정도는 적자를 본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체류 수당은 몇 년 전 기준으로 지급

 

이는 적지 않은 국내 기업들이 해외 주재원들에게 ‘월급’을 국내 연봉 계약 기준으로 지급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몇몇 기업들을 달러로 월급을 지급하기도 하지만, 상당수 기업들이 국내에서 근무할 때 기준으로 기본급 등을 원화 기준으로 지급한다. 대신 부동산 체류비나 자동차 유지 지원비, 자녀 교육비 정도를 현지 체류 수당은 달러로 지급하는 형태다. 부수적으로 지원되는 현지 체류 수당은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지방은 200만 원, 도시는 400만 원 정도다. 

 

하지만 환율과 함께 물가까지 덩달아 뛰다 보니 체류 수당이 있어도 타격은 더 크다. B 씨는 “원래 한국에 1년에 한 번 정도 나와서 부모님을 뵙고 가려 했는데, 알아보니 세 가족의 비행기값만 1000만 원은 들겠더라”며 “단순히 환율만 오르는 게 아니라 물가가 크게 뛰다 보니 지금 미국에서 ‘원화 월급’을 받으면서 생활하는 이들은 모두 죽을 맛”이라고 설명했다. 

 

A 씨 역시 “한국에 있을 때에는 월 100만~150만 원은 저축했는데 미국에 와서 두 달 정도 생활해보니 더 아끼며 사는데도 ‘한 푼’도 모으지 못하겠더라”며 “처음에 미국 왔을 때에는 여행도 가고 좋은 추억을 많이 쌓고자 했는데, 왜 많은 직장인들이 미국 주재원을 기피하는지 이제 알 것 같다. 수년 전 기준으로 비용이 지원되는데, 만일 돌아갈 수 있다고 하면 미국 주재원 신청을 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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