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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냥이만 가족인가요"…소동물은 가입 안 되는 펫보험

1년 새 55% 성장한 펫보험…조류·파충류는 여전히 보장 밖

2026.03.31(Tue) 11:33:18

[비즈한국] 펫보험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지만 보장 대상은 여전히 ‘댕냥이’ 중심에 머물러 있다. 펫보험은 높은 동물병원 치료비 부담을 줄여 경제적 이유로 치료를 포기하는 상황을 막고 보호자의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한 상품이지만, 소동물을 키우는 보호자들은 의료 혜택을 받기 힘든 실정이다.

 

서울 중구에서 한 시민이 반려 쥐를 산책하고 있다. 사진=윤채현 인턴기자


“저희 펫보험은 강아지랑 고양이만 해당되어서요. 앵무새는 가입이 힘드세요.”

 

“고객님, 도마뱀은 아직 상품이 개발되지 않았습니다.”

 

소동물의 펫보험 가입 가능 여부를 문의하자 상담원들로부터 불가능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일부 동물의 보장 가능 여부를 재차 확인했지만 관련 상품은 없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펫보험 업계에서 점유율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메리츠화재와 DB손해보험 모두 강아지와 고양이를 제외한 동물의 보험 가입은 불가능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메리츠·한화·롯데·삼성·현대·KB·DB·농협·라이나·캐롯·신한EZ·예별·마이브라운 등 총 13곳이 펫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이들 보험사를 통해 체결된 펫보험 계약 건수는 지난해 말 기준 25만 1822건이다. 이는 전년(16만 2111건) 대비 55% 증가한 수치로, 펫보험 시장은 매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확대되는 시장 규모와 달리 보장을 받을 수 있는 반려동물의 범위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주요 보험사들이 출시한 반려동물 상품은 모두 가입 대상이 개와 고양이로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외의 반려동물이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은 전무한 상황이다. 조류나 파충류 등 특수동물 역시 기본 진료에 검사비와 약값을 더하면 수십만 원의 비용이 들지만 보험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DB손해보험 채팅 상담을 통해 도마뱀의 펫보험 가입 가능 여부를 물어보자 고양이와 강아지만 가능하다는 응답이 돌아왔다. 사진=윤채현 인턴기자


서울 일대 동물병원 네 곳을 직접 방문한 결과, 특수동물 진료는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마포구의 한 동물병원 관계자는 “강아지나 고양이 외에도 다양한 동물을 데리고 오는 보호자들이 꽤 있다”며 “최근에는 도마뱀이 탈피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방문한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강서구에 위치한 동물병원 관계자도 “햄스터나 고슴도치 같은 소형 포유류는 비교적 자주 방문하는 편”이라며 “다만 기대 수명 대비 치료비 부담이 커 병원을 찾는 경우 자체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햄스터와 고슴도치는 평균 수명이 5년 이내로 짧은 편이다. 따라서 단기 보험료 납입 대비 보장 효용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토끼나 앵무새, 도마뱀 등 기대수명이 비교적 긴 동물의 경우 생애 주기 동안 발생하는 의료비 부담이 높음에도 이를 보장할 보험 상품은 없는 실정이다.

 

실제로 앵무새를 키우는 A 씨는 “펫보험이 있다면 가입할 의사가 있다”며 “예전에 앵무새 날개 골절 문제로 병원에 갔을 때 50만 원 가까이 진료비가 나왔다. 병원에 가면 수십만 원이 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토로했다.

 

서울 강서구 한 동물병원에 DB손해보험 동행매장이라는 안내판이 붙어 있다. 사진=윤채현 인턴기자


보험업계는 특수동물 보험 상품 개발이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진료 기준을 표준화하기 어렵고 관련 데이터도 충분히 축적되지 않아 보험료 산정에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개체 식별이 쉽지 않다는 점도 걸림돌로 꼽힌다. 마이크로칩 등록이 의무화돼 있지 않아 동일 개체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고 다른 개체로 바꿔치기하는 등 보험 악용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메리츠화재 측은 “고양이와 강아지 외 동물은 수가 적어 요율 산정에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상품 개발 계획에 대해서는 아직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전했다. DB손해보험 관계자 역시 “개와 고양이는 개체 식별이 가능하지만 다른 동물은 이를 특정하기 어려워 상품 설계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 보험사 네이션와이드는 2020년 실손보험의 형태로 특수 반려동물을 위한 건강보험 상품을 출시한 뒤 현재까지 조류와 파충류 등 각종 특수 반려동물에 대한 사고·질병을 보장하고 있다. 또한 미국에서는 비보험사인 펫 어슈어 코퍼레이션(Pet Assure Corporation)을 통해서도 특수 반려동물에 대한 대안적 보장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윤채현 기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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