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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전남 순천 여행② 낙안읍성과 철도마을로, 맑은 날 문화유산 산책

주민 거주하는 유일한 민속마을'낙안읍성', 옛 철도관사가 변신한 '철도문화마을', 그림책도서관서 체험도

2022.09.20(Tue) 14:16:46

[비즈한국] 맑은 날 순천이야 어디든 좋지만, 아이와 함께 문화유산을 둘러보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다. 역사와 민속, 생태까지 어우러진 낙안읍성도 좋고, 일제강점기에 조성된 근대문화유산인 철도문화마을도 좋다. 아이가 어리다면 순천시립그림책도서관도 빼 놓을 수 없다.

 

조선 전기에 지어진 순천 낙안읍성은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읍성 가운데 옛 모습을 가장 잘 간직한 곳이다. 300여 채의 초가집들이 민속마을을 이루고 있으며 실제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사진=구완회 제공

 

#600년을 이어온 역사와 문화, 낙안읍성

 

순천 낙안읍성은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읍성 가운데 옛 모습을 가장 잘 간직한 곳이다. 조선 전기에 지어진 건축 양식뿐 아니라 지금도 그 안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의 생활양식까지 옛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읍성이란 고을의 주민을 보호하기 위해 관청과 민가를 둘러서 세운 성곽이다. 멀리 삼국시대부터 만들기 시작해 고려와 조선을 거치면서 전국적으로 300여 개의 읍성이 들어섰지만 일제강점기 때 대부분 철거되고 지금은 몇 개 남지 않았다. 

 

낙안읍성의 시작은 조선 태조 6년(1397) 왜구를 막기 위해 쌓은 토성이었다. 이후 석성으로 개축되었다가, 정묘호란 1년 전인 인조 4년(1626) 낙안군수 임경업 장군에 의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둘레 1410m, 높이 3~5m의 읍성 안에 관청과 민가가 질서정연하게 들어선 조선 시대의 계획도시는 동학농민전쟁과 일제강점기 등의 수난을 겪으면서도 옛 모습을 지켜냈다. 

 

자연석을 이용해 쌓은 낙안읍성의 성곽은 태풍에도 끄떡없을 정도로 튼튼하다. 사진=구완회 제공

 

낙안읍성 안에는 옛 모습을 간직한 300여 채의 초가집들이 민속마을을 이루고 있다. 여기에는 대를 이어가며 마을을 지켜온 주민들이 살아가고 있다. 이렇게 읍성 안에 옛 마을이 유지되는 곳은 전국에서 낙안읍성 민속마을이 유일하다. 이런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1983년 국가 사적 제302호로 지정되었고, 2011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2014년 미국 방송국 CNN이 선정한 ‘대한민국 최고의 관광지 50’에 뽑혔으며, 2019년에는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하는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됐다. 

 

낙안읍성은 동, 서, 남의 세 방향으로 성문을 내고 동문과 남문에 ㄷ자 옹성을 쌓았는데, 자연석을 이용해 쌓은 성곽은 태풍에도 끄떡없을 정도로 튼튼하다. 성곽을 따라 걷다 보면 옛날 관아와 초가, 돌담길, 싸리나무 울타리, 뒤뜰의 텃밭 등이 마치 조선 시대로 시간여행을 온 것처럼 느껴진다. 낙안읍성은 원조 한류드라마인 ‘대장금’과 ‘허준’을 비롯해 ‘해를 품은 달’,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등의 촬영지다. 낙안읍성 민속마을에서는 다양한 조선 시대 문화 체험과 함께 초가집 민박도 운영 중이다. 

 

#순천 근대문화의 상징, 조곡동 철도문화마을

 

전라선과 경전선이 교차하는 순천역은 한반도의 근대를 대표하는 교통 요지였다. 1930년대에 순천 철도사무소가 생기면서 순천역 인근의 조곡동에는 철도사무소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대규모 관사마을이 조성되었다. 150여 세대의 주택단지에 병원, 운동장, 목욕탕, 구락부(클럽) 등 편의시설까지 갖춘 최신식 계획 단지였다. 바둑판처럼 반듯한 부지에 들어선 관사들은 전형적인 일본식 가옥으로 지어졌다. 일본에서 가져온 삼나무로 골조를 세우고 바닥에는 다다미를 깔았다. 

 

일제 시대 철도사무소의 관사가 있던 마을은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철도문화마을로 다시 태어났다. 사진=순천시 관광안내센터 홈페이지

 

순천 조곡동의 관사는 해방 후 일제 철도국의 자산을 넘겨받은 대한민국 철도청에 의해 계속 운영되다가, 1970년대에 적산으로 분류되어 민간에 불하되었다. 지금도 60채 정도가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는데, 주민들 대다수는 철도청에서 근무한 퇴직자나 그 자손이라고 한다. 

 

잊혀가던 철도관사마을은 이후 철도문화마을로 다시 태어났다. 마을 주민들이 주도하는 도시재생사업을 통해서였다. 조곡동 주민자치위원회가 마을의 문화 자원을 발굴하여 ‘조곡동 철도관사마을 이야기’라는 책을 펴냈고 지자체가 힘을 보태 조곡동 철도문화마을이 탄생했다. 철도공사 호남본부장이 쓰던 사택은 마을박물관이 되었고, 철도 직원들에게 쌀이나 생활용품을 나눠주던 철도배급소는 카페 ‘기적소리’로 변신했다. 골목길 곳곳에 옛 모습을 담은 사진도 전시 중이다. 

 

순천시립그림책도서관은 순천에서 가장 오래된 중앙도서관을 리모델링해 ‘대한민국 제1호 그림책도서관’으로 만들었다. 사진=구완회 제공

 

철도문화마을에서 차로 5분 거리에는 순천시립그림책도서관이 자리했다. 순천에서 가장 오래된 중앙도서관을 리모델링해 ‘대한민국 제1호 그림책도서관’으로 만들었단다. 그림책을 닮은 알록달록한 공간에서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의 다양한 그림책을 볼 수 있다. 어른들이 볼 만한 그림책도 많다. 국내외 그림책 작가의 특별전, 그림책 인형극, 그림책 컬러링 등 전시와 공연, 다양한 체험 활동도 즐길 수 있다. 

 

순천시립그림책도서관에서 진행한 연필꽂이 체험. 이곳에서는 다양한 전시과 공연, 체험 활동을 즐길 수 있다. 사진=순천시립그림책도서관 페이스북

 

<여행정보>


낙안읍성

△위치: 전라남도 순천시 낙안면 충민길 30

△문의: 061-749-8331

△운영시간: 상시, 연중무휴

 

조곡동 철도문화마을

△위치: 전라남도 순천시 조곡동 일원

△문의: 061-749-3107(순천역 관광안내소)

△운영시간: 상시, 연중무휴

 

순천시립 그림책도서관

△위치: 전라남도 순천시 도서관길 33

△문의: 061-749-8892

△운영시간: 09:00~18:00, 월요일, 명절 당일 휴관

 

필자 구완회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여성중앙’, ‘프라이데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랜덤하우스코리아 여행출판팀장으로 ‘세계를 간다’, ‘100배 즐기기’ 등의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를 총괄했다.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역사와 여행 이야기를 쓰고 있다.​​​​​​​​​​​

구완회 여행작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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