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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영식 초록뱀 회장, 라임 사태 '쩐주'로 의심받는 까닭

라임 관련 기업 사냥꾼 및 주가조작 관련 재판서 투자자 및 사채업자로 수 차례 등장

2022.10.28(Fri) 12:51:26

[비즈한국] 라임자산운용 사태는 시장에서 활동하던 여러 기업사냥꾼과 주가조작범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특히 과거 엔터테인먼트 회사를 운영했던 인물들이 집중 조명을 받았다. 대표적인 인물이 이인광 에스모 회장과 김정수 전 리드 회장이다. 이인광 에스모 회장은 과거 스타엠엔터테인먼트를 우회상장시켰는데, 이 과정에서 원영식 초록뱀그룹 회장이 큰 이익을 보게 됐다.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이인광 에스모 회장이 원영식 회장의 사람이라는 풍문이 떠돈다. 김정수 전 리드 회장은 과거 플레이어엔터테인먼트의 대표로, 플레이어엔터테인먼트를 흡수합병한 팬텀 엔터테인먼트의 사장을 역임한 바 있다.

 

‘코스닥 큰손’으로 알려진 원영식 초록뱀그룹 회장의 행적이 라임 사태를 일으킨 인물들과 겹치며 여러 의혹에 휩싸였다. 사진=사회복지공동모금회 블로그


원영식 초록뱀그룹 회장에 대한 시장이 의구심을 제기한 까닭은 최근 불거진 빗썸 실소유주 의혹 때문이다. 빗썸 회장 직함을 이용했다는 강종현 씨와 그의 동생 강지연 이니셜 대표, 김재욱 전 비덴트 대표 뒤에 원 회장이 있다는 의혹이 퍼지면서다. 특히 원 회장과 김재욱 전 비덴트 대표간 긴밀한 관계는 빗썸 경영권 인수 시도 등으로 이미 널리 알려졌다. 원 회장은 아이오케이를 통해 빗썸 경영권 인수를 시도한 김 전 대표를 지원했다.

 

공교로운 점은 김재욱 전 대표가 빗썸 인수를 시도하기 전 먼저 빗썸 인수를 시도한 김병건 BK메디컬그룹 회장이 인수 자금을 위해 끌어온 투자자가 두올산업이었다는 사실이다. 당시 두올산업은 신재호 전 홈캐스트 대표이사가 장악한 상황이었다. 신 전 대표는 두올산업 최대주주 위드윈투자조합38호의 지분 13.59%를 보유해 두올산업 지배구조 정점에 있었다. 신 전 대표는 원영식 초록뱀그룹 회장과 홈캐스트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함께 재판에 넘겨졌던 인물이다. 

 

원 회장은 홈캐스트 사건 당시인 2018년 이미 ‘코스닥 큰손’으로 불렸던 만큼, 그가 주가조작에 연루됐다는 사실만으로도 시장에 큰 충격을 안겼다. 그러나 원 회장은 조원일 등 라임 연루 기업사냥꾼 일당의 판결문에서 자금을 대여해준 ‘사채업자’로 등장한다. (관련기사 [단독] 원영식 초록뱀그룹 회장, 라임 연루 재판서 '사채업자'로 등장

 

원 회장이 과거 사채업자였던 정황은 범LG가 3세 기업사냥꾼 구본현 씨의 엑사이엔씨 주가조작 판결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구 씨는 2011년 자신이 대표 및 최대주주로 있던 코스닥 상장사 엑사이엔씨의 주가를 조작하고 회사 돈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돼 실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후 구 씨는 2019년 라임 사태에 연루돼 현재 해외 도피 중이다. 구 씨는 라임 자금이 투입된 모다와 파티게임즈를 무자본인수해 주가조작,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구 씨의 엑사이엔씨 주가조작 사건 판결문에 따르면 구 씨가 주가조작을 하게 된 동기는 사채업자와 저축은행에 담보로 넘긴 주식의 반대매매를 막고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서였다. 원 회장은 구 씨 재판에서 검찰에 진술한 기록이 있는데, 이는 구 씨에게 자금을 빌려준 사채업자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원 회장은 언제부터 성공한 투자자, ‘코스닥 큰손’으로 변신했을까. 원 회장은 2006년 무렵 당시 코스닥 상장사이던 반포텍에 투자해 큰 수익을 올리며 증권가에 이름을 알렸다. 당시 영화배우 장동건의 소속사였던 스타엠엔터테인먼트가 반포텍과 주식교환으로 코스닥 시장에 우회상장하면서 주가가 급등한 것. 

 

주목할 만한 부분은 이 시기 스타엠의 경영진으로 이름을 올린 인물들이 횡령을 저질러 2008년 재판에 넘겨졌다는 점이다. 홍 아무개 전 스타엠 대표이사와 스타엠 자회사 스타엠플레닝 대표이사 이인광 씨는 스타엠 횡령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져 실형을 선고받았다. 두 사람은 라임 사태 당시 이름을 알렸다. 이인광 전 스타엠플래닝 대표는 ‘라임 회장단’ 에스모 회장과 동일인물이다. 홍 전 대표는 라임사건 핵심으로 꼽히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지인으로, 김봉현 회장이 도피할 당시 치과 예약 등에 명의를 빌려준 인물이다.

 

2006년~2008년 엔터업계 부흥기 ‘대장 엔터주’ 스타엠과 함께 이름을 알렸던 ‘팬텀엔터테인먼트그룹’​에도 낯익은 이름들이 등장한다. 팬텀은 1990년 골프용품 전문업체로 창립했으나 2005년 이가엔터테인먼트, 우성엔터테인먼트, 플레이어엔터테인먼트 등을 흡수합병하며 종합 엔터테인먼트회사가 됐다. 

 

흥미로운 점은 범LG가 3세 라임 기업사냥꾼 구본현 씨가 횡령한 엑사이엔씨 회사자금을 팬텀엔터테인먼트그룹에 투자했다는 것. 엑사이엔씨 주가조작 및 횡령 당시​ 원 회장으로부터 자금을 빌렸던 구본현 씨는 2005년 3월 횡령한 회사 자금 가운데 2억 원을 김정수 전 리드 회장이 이끌었던 플레이어엔터테인먼트에 투자했다. 플레이어엔터는 2005년 11월 팬텀에 흡수합병됐다. 더불어 팬텀의 대표이사로 이름을 올린 김 아무개 씨는 구본현 씨의 엑사이엔씨 주가조작 사건 판결문에서 주가조작을 담당한 ‘작전세력’으로 명시됐다. 

 

김재욱 전 비덴트 대표도 팬텀엔터테인먼트그룹 출신이다. 팬텀 경영진은 2008년 주가조작으로 재판에 넘겨졌는데, 이때 김재욱 전 대표는 팬텀의 재무이사로서 재판에 증인으로 등장했다. 팬텀엔터테인먼트그룹 주가조작 및 횡령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이도형 전 팬텀 회장은 지난 3월 30일 코스피 상장사 에이엔피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이 전 회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되던 시기 에이엔피는 급격한 변화를 겪는다.

 

에이엔피는 지난 4월 NFT, 블록체인, 콘텐츠사업, 연예기획사업 등으로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면서 기존에 영위하던 인쇄회로기판(PCB) 제조사업부문을 분할해 신설법인을 설립했다. 또 지난 4월 20일 초록뱀(초록뱀융합컨텐츠신기술조합1호)이 전환사채를 통해 기존 최대주주보다 높은 지분을 확보한 투자조합으로 등장했다. 다만 기존 최대주주가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율을 대폭 끌어올리며 최대주주 변경의 위기를 넘겼다.​ 

여다정 기자 yeop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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