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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는 중소건설사' 2022년 건설사 폐업 신고 9년 만에 최고

부도 5곳, 폐업 57건, 불황에다 자금줄도 막혀…"하반기엔 금융권으로 부실 전이될 수도"

2023.01.11(Wed) 14:17:38

[비즈한국] #1 호남 건설사인 다안건설이 2022년 12월 21일 폐업했다. 국토교통부로부터 한 번에 수행할 수 있는 건축 공사 규모를  248억 원으로 평가받으며 건축공사업 시공능력평가에서 201위에 이름을 올린 이 회사는 창립 8주년을 앞두고 계열사 우미글로벌에 흡수 합병됐다. 우미그룹 관계자는 “경영 상황과 시장 상황이 모두 좋지 않다. 지속 가능한 성장 모멘텀을 만들고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회사를 합병했다”고 말했다.

 

#2 부산 건설사인 Y 종합건설은 2023년 1월 2일 폐업했다. 업력 24년 차인 이 회사는 지난 2년간 공사를 단 한 건도 수주하지 못했다. 사내 기술직 근로자 5명은 최근 경영상 이유로 해고됐다. Y 종합건설 관계자는 “부산에만 경쟁 건설사가 500개가 넘는데 경기 불황이 겹치면서 소규모 건설사가 부산은 물론 다른 지역 공사도 따낼 수 없는 수주 환경이 됐다. 직원 급여는 나가야 하는데 재정난을 견디지 못하고 건축공사업 면허를 반납했다”고 덧붙였다.

 

서울 시내 한 재건축사업 공사 현장으로 기사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최준필 기자

 

최근 한 달 새 폐업한 건설사들 이야기다. 건설 경기 불황과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경색 사태로 건설업계가 고난의 행군을 이어가는 가운데, 2022년 종합건설사 폐업 신고가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업계는 지금과 같은 국면이 지속될 경우 보유 현금이 부족한 건설사의 부도와 폐업이 속출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2년 종합건설사 폐업 신고(변경, 정정, 철회 포함)는 362건으로 전년 대비 19%(57건) 늘었다. 404개 업체가 폐업 신고한 2013년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지역별 폐업 신고 건수는 △서울 73건 △경기 66건 △광주 41건 △부산 26건 △경남 20건 △인천 19건 △충북 18건 △전남 17건 △경북 16건 △전북 14건 △충남 13건 △대전 10건 △울산 9건 △강원 7건 △제주 7건 △대구 4건 △세종 2건으로 전체 56%가 비수도권에 집중됐다.

 

부도 건설사도 속출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2022년 부도 처리된 건설사는 5곳으로 전년 대비 3곳 증가했다. 부도 건설사 중에는 2022년 토목건축공사업 시공능력평가에서 202위를 차지한 우석건설과 388위에 이름을 올린 동원건설산업 등 중견 건설사도 포함됐다. 평가 대상에 오른 토목건축공사업체가 3055곳임을 고려하면 상위 10% 건설사 두 곳이 문을 닫은 셈이다. 2023년 현재 부도 처리된 건설사는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폐업·부도 건설사 증가는 ​최근 건설 경기 불황과 무관치 않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미분양주택은 2022년 11월 기준 총 5만 8027호로 전월 대비 23%(1만 810호) 늘었다. 2021년 9월까지 감소세를 보이던 전국 미분양주택은 같은 해 10월 반등해 2022년 11월까지 1년 2개월간 무려 319%(4만 4185호) 증가했다. 반면 한국은행 생산자물가조사에 따르면 2022년 3분기 철근(10.4%), 시멘트(15.2%), 판유리(5.7%) 등 주요 건자재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5% 이상 증가했다. 비싸게 지은 건물이 팔리지 않는 셈이다.  

 

레고랜드발 채권시장 경색 사태로 금융 여건도 악화했다. 강원도는 앞서 2022년 9월 강원 춘천시 레고랜드 테마파크 개발 시행자인 강원중도개발공사의 회생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강원도는 출자회사인 강원중도개발이 레고랜드 조성 자금을 조달하고자 발행한 2050억 원 규모 PF 자산유동화증권(ABCP)에 지급 보증을 섰다. 신용도가 높은 지자체 보증 채무의 불이행이 가시화되자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포함한 채권 시장 전체가 급속하게 얼어붙었다. 기준 금리 인상으로 상승 추세에 있던 PF대출 금리는 2021년 평균 6%에서 2022년 12%로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불황으로 미분양 물량이 발생하면서 공사 대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었다. 여기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을 일으켜 사업을 추진하던 건설사가 가파른 금리 인상과 채권 시장 경색으로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신규 대출은 물론 기존 대출의 연장이나 차환에 실패한 중소 건설사도 생겼다”고 전했다.

 

서종대 주택산업연구원 대표는 앞서 2022년 12월 주산연 ‘2023년 주택시장 전망과 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최근에는 단기간에 금리가 급상승하고 평균 50%에 육박한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높은 PF 조달 비율로 리스크가 큰 상황”이라며 “고금리와 집값 급락으로 주택시장 침체가 가속화되면서 현재 부동산 PF는 거의 중단된 상태이며 브릿지론과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으로 지원된 자금 대환이 막히면서 건설 업체 자금난이 증폭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2023년 상반기 중 보유 현금이 부족한 건설 업체부터 부도가 속출하고, 하반기부터는 이들 업체에 자금을 지원한 2금융권의 부실로 전이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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