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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평촌센텀퍼스트, 1·3 대책에도 미분양…높은 분양가 말고도 이유가

전국 미분양 5만 8000여 가구로 위험수위 근접…정상화는 하반기 이후 기대

2023.01.12(Thu) 17:37:59

[비즈한국] 정부가 지난 3일 부동산 분양시장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1·3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서울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와 용산구를 제외한 수도권 전 지역의 부동산 규제지역을 해제했다. 그에 따라 오는 3월부터 수도권에서 최대 10년이던 전매제한 기간은 3년으로, 비수도권은 최대 4년에서 1년으로 축소된다.

 

그러나 정부의 규제 완화 조치 발표 이후 수도권에서 처음 공급된 ‘평촌센텀퍼스트’의 청약 접수 결과 1순위에 이어 2순위에서도 대거 미달 세대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형 건설사 DL이앤씨와 코오롱글로벌이 시공을 맡은 2000가구 이상 규모 대단지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분양가가 미달 사태의 원인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평촌센텀퍼스트 2순위 청약도 미달, 분양 현장 가보니

 

경기 안양시 덕현지구를 재개발해 지어지는 평촌센텀퍼스트는 지하 3층~최고 38층 높이의 23개 동, 총 2886가구 규모다. 이 가운데 전용면적 36~84㎡에 해당하는 1228가구가 일반분양 대상이다. 입주 시기는 올해 11월이며, 인근에 2027년 개통 예정인 동탄인덕원선 지하철역사가 들어설 예정이다. 또 인근에 초등학교와 중학교, 평촌학원가, 병원 등이 위치하고 있어 교육환경과 생활편의시설 접근이 용이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평촌센텀퍼스트는 DL이앤씨와 코오롱글로벌이 시공을 맡아 지하 3층~최고 38층 높이의 23개 동, 총 2886가구 규모로 지어진다. 사진=이현이 인턴기자


그러나 평촌센텀퍼스트가 받은 청약 성적표는 초라했다. 1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10일 진행된 1순위 청약과 11일 2순위 청약에서 84A를 제외한 7개 주택형에서 모두 미달 세대가 발생했다. 1150가구 모집에 1순위와 2순위를 합쳐 총 350명이 지원했다. 평균 경쟁률은 0.3대 1에 그쳤다. 특별공급 627가구에도 다자녀가구, 신혼부부, 생애최초주택에 83명이 지원했다(공급세대수는 특별공급 미달 시 해당세대를 일반 공급세대수에 합산하여 계산한 것이기 때문에 당초 모집공고 공급세대수와 상이할 수 있음-청약홈).

 

호계동에서 공인중개사를 운영하는 A 씨는 “10억이라는 분양가는 주변 시세보다는 높게 책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높은 분양가가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해당 단지 분양가는 전용 59㎡ 기준 7억 4400만~8억 300만 원, 전용 84㎡ 10억 1300만~10억 7200만 원대다. 이는 인근 시세보다 1억 원 이상 높은 수준으로, 평촌센텀퍼스트 단지 바로 뒤에 위치한 ‘평촌더샵아이파크’의 전용면적 84㎡ 매물은 지난해 11월 매매가 9억 500만 원(16층)에, 59㎡ 매물은 7억 2500만 원에 거래됐다.

 

평촌센텀퍼스트 단지 대로변 앞에는 안양교도소가 있다. 학교, 병원 등 우수한 입지를 가졌지만 일부 수요자들 사이에서 ‘교도소뷰’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사진=이현이 인턴기자


평촌센텀퍼스트 모델하우스를 방문한 안양 시민 B씨도 “시세보다 가격이 높아 망설여지는 측면이 있다”며 “거기다 입지는 좋지만, 단지가 안양교도소와 인접해 ‘교도소뷰’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광명, 의왕도 일부 미달…‘분양가’ 부담 탓

 

지난해에는 8년간 미분양 세대가 없던 광명시에서도 1순위 청약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26일에서 29일 사이 청약 접수가 진행된 광명시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의 경우 9개 주택형 가운데 전용면적 59㎡ 2개 타입에서 각각 174개, 278개의 미달 세대가 발생했다. 분양가는 전용면적 84㎡를 기준으로 8억~10억 원대로 책정돼, 평촌센텀퍼스트와 마찬가지로 비싼 분양가가 미달 사태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해 9월 말 청약한 경기 의왕 ‘인덕원자이SK뷰’에서도 1순위 청약에서 154세대 미달 물량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높은 분양가 때문에 앞으로도 부동산 시장에서 미분양이 늘어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12일 계약이 진행되는 둔촌주공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아무리 입지가 좋아도 가격이 싸지 않으면 수요자들이 분양 받지 않으려 한다. 부동산 분양은 일종의 안전자산이었는데, 현재 극단적인 손실 회피 심리가 작동하고 있다”고 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미분양 주택 수는 약 5만 8000여 가구다. 전문가들이 위험수위로 보는 6만 2000여 가구에 근접한 수치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정부의 규제 완화 움직임에도 고금리,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수요자들에게는 분양가 부담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다만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하반기 이후에는 청약시장 수요 유입이 늘어나고, 주택시장이 정상화하는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겠다”고 내다봤다.​ 

이현이 인턴기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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