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3000선을 돌파한 2021년 이후, 금리 인상과 경기 둔화 우려로 지수가 다시 하락하면서 투자심리는 급격히 위축됐다. 투자자들은 미국 주식만이 희망이라며 국내 주식을 떠났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이후 분위기가 달라졌다. 코스피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면서 5000선 돌파에 대한 기대감은 물론이고, 당장 4000선도 가능하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코스피와 함께 투자자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던 증권주도 요즘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업종 중 하나가 됐다. “금융 관련주는 항상 재미없지 않아?”라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OO증권, 요즘 왜 이렇게 오르냐?”, “이거 진짜 다시 뜨는 거 아냐?”라며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을 열고 증권주를 검색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KRX 증권지수는 올해 4월부터 달궈지기 시작해 5월 23% 급등한 데 이어, 6월에 들어서도 28% 이상 올랐다. 또 6월 20일 기준 일평균 거래대금은 증시 호조로 전월보다 50.5% 증가한 30조 9000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 2021년 2월 이후 최대치 수준을 기록했다.
장영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5000을 공약으로 제시했던 만큼 당선 이후 상법 개정안을 재발의했다”며 “배당 촉진을 위한 세제 및 제도를 개편하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장 연구원은 또 “정부가 추경을 통한 확장 재정 정책을 추진할 계획임에 따라 유동성 증가가 예상된다”며 “금리 인하와 더불어 증권업에 우호적인 환경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렇다면 증권주는 어떻게 수익을 내는 것일까. 투자자라면 증권사들이 어떻게 돈을 버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
우선 투자자가 주식을 사고팔 때 내는 수수료나 투자자에게 주식 매입 자금 등으로 돈을 버는 브로커리지(위탁매매), 기업이 기업공개(IPO)나 채권 발행, 인수·합병(M&A) 자문 수수료 등으로 수익을 내는 IB(기업금융), 투자자의 자금을 대신 굴려주고 받는 수수료로 버는 WM(자산관리)이 있다. 또 증권사의 자기자본을 활용해 투자하고 수익을 내는 PI(자기자본투자), 외환과 금리, 원자재 등과 관련된 현물과 파생상품을 개발, 운용하는 FICC(채권·외환·파생상품) 등도 있다.
간략하게 말하자면, 주식시장에 돈이 돌면 증권사도 수익이 올라간다. 특히 최근처럼 코스피가 상승하고 거래대금이 늘어나거나, 대어급 IPO 등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면 증권사 실적 기대감도 커지게 된다.
안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는 브로커리지와 IB 수수료 중심의 수익구조에서 최근에는 기업대출 등의 이자수익 중심으로 변경됐다”며 “발행어음과 종합투자계좌(IMA) 등 추가 레버리지 활용도 안정적인 이자수익 확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증권주는 대표적인 고배당 종목으로 언급됐을 뿐, 투자 종목으로는 주목받지 못했다. 그런데 이제는 이야기가 조금 달라졌다. 코스피가 3000선을 회복하면서 박스권 탈출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국내 증시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 거래대금도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또 금리 인하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증권주가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상법 개정, 배당소득 세제 개편, 보유 자사주 소각 권유 등 주식 투자환경 개선 의지뿐만 아니라 부동산 대책으로 세금보다는 공급, 부동산 중심의 가계자산 구성 탈피를 위해 주식 및 금융자산으로 머니무브를 유도하겠다는 정책의 기대감이 증권업종 주가 급등의 가장 주요한 원인”이라고 짚었다.
특히 상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주주환원책이 더욱 강화되면서 대표적인 고배당주인 증권주가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안영준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에 동참하면서 주주환원 성향도 높아지고 있다. 배당은 물론 자기주식 매입과 소각에도 적극적인 증권사들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증권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 상승은 정당화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물론, 정책 기대감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음은 간과해서는 안 된다. 코스피가 꺾이면 동반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개별 종목마다 실적이 개선되는지 여부도 꼼꼼히 따져야 한다. 증권주가 밸류에이션을 재평가받기 위해서는 정책 실행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허니문 랠리’가 아닌 추세적인 상승을 위해서 말이다.
김세아 금융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핫클릭]
·
[가장 보통의 투자]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 유가 130달러 시대 오나
·
[가장 보통의 투자] 이스라엘-이란 충돌, 시장은 흔들려도 기회는 있다
·
[가장 보통의 투자] "너무 달콤한거예요" 허니문 랠리 어디까지 갈까
·
[가장 보통의 투자] "선거 끝나면 떠난다" 여행·항공주에 거는 기대감
·
[가장 보통의 투자] 대선 영향권 진입한 국내 증시 '내수주 맑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