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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투입 일자리, 취업자 증가 효과 뚝…올해 전망도 어두워

일자리 예산 10년 새 3배 증가…1억 원 투입 시 취업자 수 2.5→1.1명으로 떨어져

2023.01.27(Fri) 14:34:15

[비즈한국] 역대 정부가 일자리 예산을 매해 늘리면서 취업자 숫자가 증가했지만, 예산 투입 대비 취업자 증가 효과는 최근 5년 사이 뚝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늘어난 일자리들도 일주일에 일하는 시간이 15시간도 되지 않는, 말 그대로 초단기 아르바이트 수준 일자리에 집중됐다.

 

2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 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 게시된 일자리 정보. 사진=임준선 기자


정부가 매년 일자리에 투입되는 예산을 늘려나갔음에도 고용의 양이 갈수록 악화되는 데다 고용의 질마저도 오히려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정부의 일자리 예산 효과가 갈수록 떨어진 상황에서 올해는 1%대의 저성장이 예상되고 있어 일자리 양은 물론 질도 더욱 나빠질 것으로 우려된다.

 

기획재정부와 통계청 등에 따르면 일자리 예산은 2013년 10조 9620억 원이었으나 10년 뒤인 2022년에는 31조 5809억 원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처럼 일자리 예산이 급증했지만 취업자 증가는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2013~2017년 5년 간 연평균 일자리 예산은 13조 9905억 원인데 반해 같은 기간 연평균 취업자 증가수는 35만 4000명 이었다. 이는 이 기간 일자리 예산을 1억 원 투입하면 취업자 수가 2.5명 늘었다는 의미다.

 


이러한 일자리 예산 1억 원 당 취업자 증가 수는 최근 5년 더욱 떨어졌다. 2018~2022년 5년 동안 일자리에 투입된 예산은 연평균 25조 3699억 원으로 직전 5년에 비해 2배 정도 늘었다. 이에 반해 같은 기간 취업자 증가수는 연평균 27만 3000명으로 직전 5년에 비해 오히려 감소했다. 이로 인해 2018~2022년 일자리 예산 1억 원 투입에 따른 취업자 증가수는 1.1명에 그치면서 일자리 예산 효과가 반감됐다. 

 

일자리 예산 투입에도 취업자 수만 줄어든 게 아니라 일자리 질도 나빠졌다. 취업 시간별로 살펴보면 시간이 흐를수록 초단기 아르바이트 수준인 주당 평균 15시간 미만 일자리만 늘어났다. 주당 평균 15시간 미만 일자리는 노동자가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마지노선에 미치지 못하는 열악한 일자리다. 현행 근로기준법 상 주휴수당과 연차수당, 퇴직급여 등을 받기 위해서는 4주 평균 15시간 이상 근무를 해야 한다.

 


이러한 주 15시간 미만 취업자 수는 2013년 83만 6000명이었으나 10년 뒤인 2022년에는 157만 7000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주 15시간 미만 취업자는 2018년에 109만 5000명으로 100만 명을 넘어선 뒤 계속 뛰어 2021년에는 151만 2000명으로 150만 명을 넘었다. 이런 흐름이라면 올해는 16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주 15시간 미만 취업자도 최근 들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2013~2017년에는 전체 취업자 연평균 증가수 35만 4000명 중에서 주 15시간 미만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만 3000명으로 9.9%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8~2022년에는 전체 취업자 연평균 증가수 27만 3000명 중에서 절반에 가까운 12만 3000명(45.2%)이 주 15시간 미만 취업자였다.

 

정상적인 근무시간이라고 할 수 있는 주 36~52시간 일자리의 경우 2013~2017년 연평균 43만  5000명 증가했으나 2018~2022년에는 연평균 증가수가 3000명으로 급감했다. 양질의 일자리가 그만큼 줄어들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2013년 430만 700명이었던 제조업 취업자 수는 10년이 지난 2022년에는 450만 3000명으로 4.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취업자 수 증가율 11.0%의 절반에 불과하다.

 

올해는 일자리 수와 일자리 질 모두 더욱 급격하게 하락할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취업자 증가 폭을 10만 명으로 내다봤고, 한국은행은 9만 명으로 예상했다.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취업자 수 증가 폭이 8만 4000명에 그칠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최근 10년 사이 평균 취업자 증가 수 31만 4000명의 4분의 1~3분의 1 수준이다. 또 올해 초부터 은행권과 대기업에서 희망퇴직을 받기 시작하고, 기업들이 올해 채용 계획을 축소할 기미를 보이면서 좋은 일자리를 구하기도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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