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금융업계가 인공지능 전환(AX)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흐름에 들어섰다. 데이터 분석과 리스크 관리, 자산 운용 등 금융업의 핵심 분야에서 AI를 도입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좌우하는 과제로 떠올랐다. 생성형 AI 기술의 급격한 발전과 정부의 정책 지원이 맞물리면서 금융사는 디지털 전환(DX)을 넘어 업무 프로세스, 조직 구조, 서비스 전략까지 AI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금융권 AI 전환의 흐름을 살펴보고, 업권별 전략과 활용 사례를 통해 AI가 이끌어갈 금융 산업의 변화 방향을 짚어본다.
인공지능 전환(AI Transformation, AX)이란 업무 방식을 AI 중심으로 바꾸는 것으로, 데이터와 AI를 결합해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인간과 AI가 협업하는 체계를 만들게 된다. 과거에는 업무 전반에 전자화·자동화를 도입하는 디지털 전환(DX)이 중심이었다면, AX는 한 걸음 더 나아가 AI에 의사 결정·사업 전략·업무 수행까지 맡기는 개념이다.
금융업계에서 AX를 본격적으로 언급하기 시작한 건 2025년 초부터다. 생성형 AI가 급격히 발전하면서 산업 전반에 AI 도입 속도가 빨라지자, 금융사는 자체적으로 AI 플랫폼·언어 모델을 개발하거나 전사 차원에서 임직원 교육을 시행하기 시작했다. 2026년에는 주요 금융사가 신년 전략으로 일제히 AX 가속화를 내걸고 실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사의 AX 추진 방향은 크게 내부 활용과 B2C 서비스 적용으로 나뉜다. 내부 활용의 경우 임직원의 업무 과정에 AI를 활용하고 자체 AI 기술과 데이터를 구축하는 식이다. B2C 서비스의 경우 고객 응대, 상품 추천 및 개발, 마케팅, 부정 거래 방지 등에 AI 기술을 적용한다. 금융사가 언어 모델이나 AI 도구를 개발하는 건 보안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외부 해킹·내부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업무망과 인터넷망을 분리하고 있어 AI 도구 활용에 한계가 있고, 민감 정보가 많은 금융권 데이터의 특성상 AI 학습에 활용하는 데도 제약이 있다.
정부 정책도 금융권 AX 가속화에 일조했다.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는 ‘대한민국 인공지능 행동계획(2026~2028)’에서 “금융산업은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 비중이 높아지면서 AI 활용 범위가 리스크 관리, 자산 배분, 고객 경험 개선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며 “데이터·인프라·규제 체계를 일관되게 정비해, 금융권이 필요한 시점에 AI를 학습·검증·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국정과제인 금융권 AI 대전환 이행을 위해 인프라·데이터 지원과 규제 개선에 나섰다. 금융위는 올해 1분기까지 ‘금융산업 AI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2분기까지는 산업 전반의 AI 내재화와 금융 AI 서비스 혁신을 위한 ‘금융권 AI 활용 활성화 지원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더불어 2025년 12월에는 금융사, 핀테크 업체의 AI 금융서비스 개발·검증을 지원하는 ‘금융권 AI 플랫폼’을, 지난 1월에는 금융소비자의 AI 학습 활용을 위한 ‘모두의 금융 AI 러닝 플랫폼’을 개설했다.
주요 금융지주(KB국민·NH농협·신한·우리·하나)는 막강한 자본력과 인력을 바탕으로 그룹 전체의 AX를 추진하고 있다. AX 전담 조직을 구성하고, AI 기술 공유를 통해 그룹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내며 IT 계열사를 통해 그룹 전체가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기도 한다. 핵심 계열사에서는 AI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으며, 업무 전반엔 AI 에이전트를 적용하고 있다.
KB금융은 2025년 5월 업계 최초로 그룹 공용 생성형 AI 플랫폼인 ‘KB GenAI 포털’을 개설했다. 이를 통해 지주사와 8개 계열사가 AI 에이전트를 개발한다. KB금융은 향후 3년 내 그룹의 주요 17개 업무 영역에 90여 개 AI 에이전트를 도입하는 계획도 세웠다. KB금융은 2026년 그룹 경영 전략을 ‘전환과 확장’으로 삼으면서 조직 개편에도 나섰다. 그룹 전략 담당과 AI, 디지털 혁신을 담당하는 본부를 ‘미래전략부문’으로 통합하면서다. AX 본격화에 맞춰 대면·비대면 채널을 아우르는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목표다.
하나금융도 2026년 조직 개편에서 AI 전환과 디지털 혁신에 힘을 실었다. 하나금융은 ‘신사업·미래가치부문’을 신설하고 산하에 AI·디지털전략본부를 재편한 ‘신사업·디지털본부’를 마련해, 디지털 혁신 추진과 함께 소비자 보호에도 무게를 뒀다. AI 기술 개발의 경우 AI 연구 개발 전담 조직인 하나금융융합기술원이 맡고 있다. 기술원은 연구 성과를 그룹 전 계열사에 적용하고 그룹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 1월 그룹 내에서 현업 중심으로 AX를 추진할 핵심 인력인 ‘AX 혁신 리더’ 를 선발했다. 주요 자회사의 실무자 100명으로 구성됐으며, 이들은 사내 데이터와 비정형 데이터 플랫폼을 활용해 실무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를 직접 설계하고 개발한다. AX 혁신리더 육성뿐만 아니라 일반 직원에게는 AI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병행한다. 신한금융은 향후 3년에 걸쳐 AX 전문가 1000명을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우리금융은 2025년 7월 회장 직속의 ‘AX 추진위원회’를 출범해 그룹 전체의 AX 과제를 논의하고 있다. 위원회에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을 포함해 지주·은행·카드·캐피탈·증권·보험 등 계열사 대표와 전략 임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또한 ‘그룹 AX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2027년까지 은행 200건, 비은행 144건 등 344건의 유스 케이스(Use case, 활용 사례)를 실행하는 계획도 세웠다. 업무 관련 과제에 AI 기술을 적용한 사례를 축적하는 것으로 AI 기반의 경영체계 정착과 업무 프로세스 전환을 본격화한다.
NH농협금융은 최근 농협금융 전 계열사의 디지털 부문 최고 책임자와 이찬우 NH농협금융 회장이 참석한 ‘2026년 농협금융 AX·DX 최고협의회’를 개최했다. 협의회는 AX 가속화, 슈퍼플랫폼 경쟁력 강화 등의 과제 점검과 더불어 AX를 위한 업무 프로세스 재설계, ‘AI 리더블(AI가 읽기 쉬운 방식)’ 체계 구축 등을 논의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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