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지난해 적자 전환한 롯데마트가 카카오와 손잡고 반등 기회를 노린다. 롯데마트는 연내 자사 온라인 그로서리 플랫폼 ‘제타’를 카카오 쇼핑에 입점시키는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전략의 배경으로는 플랫폼 성과 부진이 거론된다. 롯데마트가 지난해 야심차게 출시한 제타 앱은 이용자 수 정체를 겪고 있다. 업계에서는 자체 플랫폼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카카오의 이용자 기반을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유통업체, 이커머스 플랫폼과 협업 확대 추세
지난달 27일 롯데마트는 카카오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온라인 그로서리 플랫폼 ‘제타(ZETTA)’를 카카오 쇼핑에 입점시켜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용자는 카카오톡 안에서 바로 롯데마트 장보기를 이용할 수 있으며, 카카오톡 쇼핑 탭과 톡딜 등 주요 커머스 영역에 롯데마트 상품이 노출된다.
롯데마트 측은 “카카오는 국내 대표 온라인 플랫폼으로 높은 접근성과 편의성을 갖춘 커머스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며 “롯데마트는 신선식품을 포함한 높은 품질의 그로서리 소싱 역량을 보유하고 있어 양사의 강점을 결합할 경우 보다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최근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과 협업을 확대하는 흐름이다. 플랫폼이 보유한 대규모 이용자 기반과 트래픽을 활용해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온라인 판매 채널을 넓히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대형 플랫폼은 고객 기반이 탄탄하지만 빠른 배송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다”며 “이러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대형마트 등과 손잡는 분위기다. 서로의 강점은 살리고 약점은 보완하려는 상호 보완적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컬리와 네이버의 협업은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컬리는 지난해 9월 네이버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컬리N마트’를 선보였다. 이용자는 컬리 앱에 접속하지 않아도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통해 컬리 상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다. 기존 컬리가 운영해 온 ‘샛별배송’ 서비스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는 데다 네이버페이 포인트 적립 등 추가 혜택까지 제공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컬리는 4일 실적 발표에서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2조 3671억 원, 영업이익 131억 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후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김종훈 컬리 CFO는 이번 흑자의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로 ‘컬리N마트’를 언급했다. 자체 마케팅 비용을 크게 들이지 않고도 네이버의 대규모 이용자 기반을 활용해 신규 고객을 효율적으로 확보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롯데마트의 이번 행보 역시 이러한 성공 사례를 참고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컬리·네이버 협업이 이미 시장에서 일정 부분 성과를 낸 이후 뒤늦게 유사한 모델을 도입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플랫폼 기반 유통은 초기 이용자 확보와 서비스 경험이 중요한 만큼, 후발주자가 동일한 방식으로 시장에 진입할 경우 고객을 끌어올 유인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보수적 기업 문화로 인해 항상 한 발 늦은 시장 대응을 하는 분위기”라며 “보다 차별화된 시스템이나 상품 등으로 나서야 시장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야심차게 내놓은 ‘제타’, 이용자 수 오히려 감소
롯데마트가 카카오와 협업에 나선 배경으로는 정체된 자사 온라인몰 성과도 거론된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 공략을 위해 기존 ‘롯데마트몰’ 앱을 고도화한 ‘제타’를 선보였다. AI 기반 기능을 통해 편리하고 효율적인 온라인 장보기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출시 초기 소비자 반응은 냉담했다. 영국 리테일 기술 기업 오카도(Ocado)의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구조가 국내 소비자 이용 방식과 맞지 않아 UI가 불편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롯데마트는 고객 의견을 반영해 개선하겠다고 밝혔지만 이후에도 이용자 지표는 기대만큼 반등하지 못한 모습이다.
데이터 테크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출시된 제타 앱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출시 당시 약 82만 명 수준이었으나 한 달 만에 60만 명대로 급감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59만 명까지 떨어졌다. 올해 들어 70만 명대로 회복되며 2026년 2월 기준 72만 명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출시 초기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실적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롯데마트·슈퍼 사업부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5조 1513억 원으로 전년(5조 3756억 원) 대비 4.2% 감소했다. 2024년 465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것과 달리 지난해에는 486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서용구 교수는 “카카오 등의 대형 플랫폼에 입점하면서 롯데마트는 사용자 확대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기존 오프라인 고객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오프라인 매장을 찾지 않던 신규 고객을 얼마나 끌어들일 수 있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는 올해 영국 오카도의 자동화 물류 시스템을 적용한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가동을 준비하며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로봇 기반 자동화 설비를 활용해 온라인 주문 처리 효율을 높이는 시스템이다. 롯데는 2022년부터 오카도 시스템이 적용된 물류센터 설립을 준비해왔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올해 부산 지역에 ‘제타 스마트센터’를 열어 온라인 먹거리 수요를 공략할 계획”이라며 “또한 해외 점포 리뉴얼 및 신규 출점을 통해 현지 상권 경쟁력을 높여 해외 영업이익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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