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이슈

[현장] 국가보훈부로 승격했지만…참전 수당 '39만 원'에 국가 유공자는 생활고

전체 국가 예산의 1%에도 못 미쳐…캐나다 1.2%, 호주 1.4%, 미국4.6% 수준

2023.04.25(Tue) 17:14:23

[비즈한국] 2023년은 한미동맹 70주년이 되는 해다. 지난 2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보훈처를 국가보훈부로 승격하는 정부조직법 공포안에 직접 서명해 오는 6월부터 공식적으로 국가보훈부로 승격된다. 매월 지급받는 보상금과 각종 수당이 2008년 이후 최대 폭인 5.5%로 인상됐다. 다른 보상금보다 적게 지급되던 7급 상이자 보상금과 일부 6·25전몰군경자녀수당이 각각 9%, 20.5% 인상됐다. 하지만, 국가 유공자들의 생활이 나아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가 유공자 집 앞에 '국가유공자의 집' 명패가 붙어있다. 사진=김주원 인턴기자


#국가 유공자와 가족들 “생활 어려워”

 

24일 오후 4시 서울 강서구 가양동 영구임대아파트. 국가 유공자는 영구임대아파트에 우선 입주할 수 있기 때문에 ‘국가 유공자의 집’ 패가 달린 가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1992년 준공된 이 아파트는 작게는 25㎡(7.5평)에서 크게는 41㎡(12.4평) 남짓한 집이 빽빽하게 모여 있다. 그곳에서 만난 국가 유공자와 가족들은 국가에서 지급되는 돈으로는 생활이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A 씨는 “나라에서 주는 돈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많아야 50만~60만 원 받는다. 요즘엔 물가도 올라 보상금이 늘어도 차이가 없어 먹고 살기가 어렵다. 그나마 점심 식사라도 복지관 경로 식당에 신청하면 먹을 수 있는 무료 급식으로 해결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국가 유공자인 6·25 참전용사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이미 작고한 6·25 참전용사 B씨의 아들 C씨는 “아버지 생존 때에도 국가에서 지급받는 금액으론 생활이 어려웠다. 아버지는 다행스럽게 전쟁 중 다친 곳은 없었지만 그 때문에 추가로 받을 수 있는 돈도 없어 생계엔 도움이 안 됐다”고 말했다. 6·25 전몰군경 자녀인 남성 D씨는 “전몰군경 유자녀 수당을 받고는 있지만 100만 원도 채 되지 않는 금액이고 몸이 아파 일도 못하고 있어 이 금액으로는 생활을 이어 나가기 어렵다”고 밝혔다.

 

강서구의 한 사회복지관 관계사 E 씨는 “최근 물가가 오른 만큼 수당이 오르지 않았다. 장을 보려면 5000원에 해결하던 것을 이젠 1만 원이 필요하다”며 “복지 서비스 우선순위가 국가 유공자는 아니다. 유공자는 수당이 수입으로 잡히기 때문에 공적부조도 감액 당하고 받는 경우도 있어 법의 사각지대에 놓일 가능성이 있다. 체감 경기가 더욱 힘들어졌는데 물가 상승률 맞춰 지급되는 금액도 맞춰 올라가야 되지 않나라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24일 서울 가양동 영구임대아파트 전경. 사진=김주원 인턴기자


국가보훈처에서 3월 31일 밝힌 보훈대상자는 143만 8984명이다. 그 중 참전유공자는 22만 8932명이다. 올해 6·25와 월남전 참전용사의 평균 연령은 각 92세, 72세다. 국민연금연구원이 발표한 ‘제9차(2021년도) 중·고령자 경제생활 및 노후준비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노후에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월 최소 생활비로 부부는 198만 7000원, 개인은 124만 3000원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현재 참전유공자에게는 참전 명예수당 월 39만 원, 상이군경 유공자의 경우 상이등급별 보상금과 전상수당 월 9만 원이 지급된다. 국가유공자 본인이 사망해 유족이 받는 유족보상금은 월 58만 8000원~210만 2000원으로 4인 가족 기준 중위소득인 540만 964원에 절반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국가보훈부로 승격되며 보훈 예산이 6조 1593억 원으로 2022년 국가보훈처 대비 4.8% 증가했지만 전체 국가 예산 638조 7000억 원 대비로는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보훈 선진국 사례는?

 

대만의 경우, 우리나라와 비교해 인구는 절반, 국토 면적은 3분의 1 수준이지만 국가유공자 수가 비슷하다. 국가보훈처에 해당하는 보훈조직인 제대군인위원회 위원장은 부총리급으로 극진히 예우하고 있고, 국가유공자 호칭부터 ‘영예로운 국민’이라는 뜻으로 ‘영민’이라 불리며 최고 예우를 받고 있다. 보훈공무원수는 2만 명으로 국가보훈처 공무원 1500명보다 13배, 보훈 예산은 한국의 2배가 넘는다.

 

호주는 1917년 제대군인부를 창설했다. 보훈 대상자는 2021년 기준 27만여 명으로 2022년 기준 한국(83만 9118명)의 약 3분의 1 수준이지만 보훈 예산은 8조 7598억 원으로 2023년 기준 6조 1593억 원인 한국보다 약 49% 많다. 정부 예산 대비 보훈 예산 비율은 1.4%로 1%인 한국보다 높고, 보훈 관련 공무원 수도 호주가 2000여 명으로 1427명인 한국에 비해 약 1.5배 많다.

 

캐나다는 1944년 제대군인부를 창설했다. 2021년 캐나다의 보훈 대상자는 61만 7800명으로 한국보다 적은 인원이지만 예산은 2022년 5조 7805억 원으로 2022년 5조 8752억인 한국과 큰 차이가 없다. 정부 예산 대비 보훈 예산 비율은 1.2%로 한국보다 높다. 보훈 관련 공무원 또한 2021년 기준 캐나다는 3455명으로 한국의 두 배가 넘는다.

 

마지막으로, 미국 보훈 정책의 경우 ‘미국 제대군인부’가 행정을 관장한다. 미국 국방부에 이어 연방정부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를 가진 기관이다. 2022년 기준 미국 제대군인부 보훈 예산은 약 344조 원, 정부 예산의 4.6%로 세계에서 가장 비중이 높다.

 

미국 제대군인부에 따르면 2023년 VA(Veterans Affairs, 퇴역·재향군인) 생존자가 받을 수 있는 최대 연간 연금은 1만 6037달러(약 2142만 원)이다. 재향군인이 사망하더라도 배우자 및 연금 혜택은 최소 1만 757달러(약 1400만 원)이다. 자녀가 있거나 장애가 있을 경우에는 받는 연금액이 증가한다. 한국의 경우 참전 수당 39만 원을 12개월로 계산해도 468만 원인데, 이의 약 3배를 지급하는 것이다. 지자체별로 추가 지급되는 금액도 있지만, 10만 원 남짓한 금액에 불과하다.

 

이에 김태열 영남이공대학교 보건의료행정학과 교수 겸 한국보훈포럼회장은 향후 보훈정책에 대해 “월 39만 원을 참전명예수당 명목으로 지급하는데 현 정부에서 중장기적 계획을 수립해 단계적으로 100만 원까지 확대하는 방향이 필요하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는 보훈 예산이 전체의 1.5%였으나 문재인 정부인 2022년말엔 전체 예산 607조 중 0.98%인 5조 8752억 원으로 낮아졌다. 윤석열 정부는 중장기적 계획을 수립해 임기 말까지 매년 1조 원씩 증가시켜 2027년까지 전체 예산의 2%인 10조 원으로 보훈선진국 수준에 맞춰야 한다”며 “국가유공자들이 원하는 초일류 보훈정책을 적재적소에 수행할 대통령실 보훈비서관 신설이 2023년 6월 5일 국가보훈부 공식 출범에 맞춰 시의적으로도 같이 신설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원 인턴기자 writer@bizhankook.com


[핫클릭]

· [오너의 개인회사] 일동홀딩스 최대주주는 오너3세 윤웅섭 회사 '씨엠제이씨'
· [알쓸비법] 과징금 1.3조 부과된 퀄컴 독점 사건의 내막
· [부동산 인사이트] 지방 부동산 미래 보여주는 소멸위험지역 지도
·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누구를 위한 공연인가
·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은 '집행유예'…양형 자리 잡나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