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BNK금융지주가 올해 1분기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지 않다. BNK금융지주는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데, 부산 지역 경기 전망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은 올해가 사실상 임기 마지막 해다. 올해 하반기에도 BNK금융지주의 부진이 이어지면 당분간 실적 개선은 불투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빈대인 회장은 2023년 3월 BNK금융지주 회장에 취임했다. 빈 회장은 지난해 나쁘지 않은 실적을 거뒀다. BNK금융지주의 영업이익은 2023년 8012억 원에서 2024년 8759억 원으로 9.33% 증가했고, 같은 기간 순이익은 6789억 원에서 7500억 원으로 10.47% 늘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실적은 좋지 않다. BNK금융지주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3115억 원에서 올해 1분기 2058억 원으로 33.9% 감소했고, 순이익은 2546억 원에서 1718억 원으로 32.5% 줄었다. BNK금융지주는 “이자 부문 이익 감소 및 대손 비용 증가로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다른 지방 금융지주인 JB금융지주도 올해 1분기 부진한 실적을 거둔 것은 마찬가지다. JB금융지주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2280억 원에서 올해 1분기 2175억 원으로 4.6% 감소했고, 같은 기간 순이익은 1760억 원에서 1669억 원으로 5.2% 줄었다. JB금융지주는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그럼에도 BNK금융지주의 실적 하락폭은 JB금융지주와 비교해도 훨씬 가파르다.
빈대인 회장의 임기는 2026년 3월까지다. 사실상 올해가 빈 회장이 성과를 낼 수 있는 마지막 해다. 반면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의 임기는 2028년 3월까지다. 김기홍 회장은 빈대인 회장에 비해 임기 여유가 있는 셈이다.
BNK금융지주 회장은 한 차례 연임이 가능하다. 빈대인 회장이 공개적으로 연임을 언급한 적은 없지만 연임에 도전할 가능성은 있다. 빈 회장이 연임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이사회와 주주를 설득할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단기간 내 BNK금융지주의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BNK금융지주의 핵심 자회사로는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 있다. 지방은행인 만큼 영업 확장에 한계가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지방 경제가 침체되면서 지방은행의 전망이 좋지 않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BNK금융지주는 삼정, 금양 등 지역 기업 관련 대규모 충당금 적립 영향으로 예상을 큰 폭으로 하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며 “지역경기 부진 등 대내·외 환경을 감안하면 불확실성은 높아졌다고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iM뱅크(옛 대구은행)는 지난해 지방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전환해 영업 구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iM뱅크의 모회사 iM금융지주(옛 DGB금융지주)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1585억 원에서 올해 1분기 2091억 원으로, 순이익은 1130억 원에서 1587억 원으로 각각 31.91%, 40.47% 증가했다.
그러나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 단기간 내 시중은행으로 전환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지방은행은 비금융주력자의 지분 보유 한도가 15%까지 허용되지만 시중은행은 4%로 제한된다. 삼성생명은 2018년 당시 iM금융지주 지분 6.95%를 보유한 최대주주였다. 삼성생명은 금융사지만 최대주주가 삼성물산인 관계로 비금융주력자로 분류된다. 이에 삼성생명은 2019년 iM금융지주 지분을 일부 매각해 현재 3.35% 보유 중이다. 삼성생명이 iM금융지주 지분율을 4% 이하로 낮춘 덕에 iM뱅크의 시중은행 전환이 가능했던 것이다.
BNK금융지주의 최대주주는 지분 10.54%를 보유한 롯데그룹이다. 구체적으로 △롯데쇼핑 2.68% △부산롯데호텔 2.45% △롯데장학재단 1.81% △일본 롯데홀딩스 1.48% △롯데칠성음료 1.05% △패밀리 0.59% △호텔롯데 0.48%로 구성돼 있다. 또 협성종합건업과 그 특수관계자가 BNK금융지주 지분 6.54%를 갖고 있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롯데그룹과 협성종합건업이 상당수의 BNK금융지주 지분을 매각해야만 한다. 롯데그룹이 지분을 매각하면 BNK금융지주에 대한 영향력이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 금융권에서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다.
또 다른 실적 개선 방안으로는 비은행 부문 강화가 꼽힌다. BNK금융지주는 증권사 BNK투자증권을 자회사로 두고 있고, 보험사는 보유하고 있지 않다. BNK투자증권의 지난해 순이익은 133억 원으로 흑자를 거두긴 했지만 대세에 큰 영향을 미치는 수준은 아니었다.
문제는 BNK금융지주 외에 다른 금융사들도 보험사 인수합병(M&A)에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금융지주는 현재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 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 또 한국투자금융그룹이나 교보그룹도 보험사 인수를 검토 중이다. 보험사의 인기가 높은 만큼 BNK금융지주가 보험사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한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그룹 회장은 3월 주주총회 후 “보험사 인수를 위해 여러 대안을 놓고 신중하게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최근 SBI저축은행 인수를 결정하면서 “향후 손해보험사 인수 등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경남 지역 경제가 살아나면 BNK금융지주의 실적 상승을 기대할 수 있지만, 지방 경제 활성화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빈대인 회장으로서는 올해 위기 극복 여부에 따라 명암이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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