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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원, 국내 거래소 처음으로 가상자산 매도…몸집 키우나

8월 31일까지 4종 41억 원어치 매각, 사유는 "운영경비 충당"…사업 확장에 투입할지 주목

2025.08.13(Wed) 16:50:32

[비즈한국] 지난 6월 가상자산 거래소의 가상자산 매도가 허용된 이후 첫 사례가 나왔다. 원화 거래소 코인원은 ​8월 5일 ​41억 원어치의 가상자산 4종을 매각한다고 밝혔다. 코인원이 지난해 실적 개선에 성공한 데 이어 전문 경영인 도입, 공격적인 신규 상장 등으로 사업 확장에 힘쓰는 가운데 업계 처음으로 가상자산 현금화에 나서면서 시장의 눈길이 쏠린다.

 

코인원이 국내 거래소 중 최초로 가상자산 매도에 나섰다. 8월 8일부터 31일까지 약 41억 원의 가상자산 4종을 매도한다. 사진=최준필 기자

 

코인원이 5일 공시한 ‘가상자산 사업자 가상자산 매도 계획서’를 통해 △비트코인(BTC) 10개 △이더리움(ETH) 300개 △리플(XRP) 20만 개 △에이다(ADA) 4만 개를 매도한다고 밝혔다. 7월 31일 기준으로 평가한 가상자산 4종의 가격은 41억 119만 6000원이다. 자산 매각은 거래소 업비트와 코빗을 통해 8월 8일부터 31일까지 진행한다. ‘자사를 제외하고 2개 이상의 원화거래소에서 분산 매도를 해야 한다’는 조건에 따라서다.

 

이번 매각은 제도 시행 이후 두 달 만에 나온 첫 사례로 화제를 모았다. 가상자산 매도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매도 목적은 △법인세 등 세금 납부 △인건비 등 운영 경비 충당 △기타 법정 의무 채무 불이행의 명백한 우려가 있는 경우 세 가지로 제한된다. 특히 채무불이행의 경우 거래소가 현금보다 채무 부담액이 많은 경우, 즉 심각한 유동성 부족을 겪는 경우에만 허용한다. 신사업이나 투자를 위한 매도는 불가능하다.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그동안 블록체인 네트워크 수수료, 이벤트 리워드 등으로 자체 가상자산을 처분해왔다. 2024년 감사보고서 기준으로 코인원이 보유한 자산은 비트코인 211개, 이더리움 749개, 테더(USDT) 495만 2857개다. 각각의 가치는 300억 원, 38억 원, 74억 원대로 책정됐다. 기타 가상자산은 73억 원어치를 보유했다.

 

코인원은 이번 가상자산 매도의 목적을 ‘인건비 등 운영경비 충당’으로 명시했다. 코인원 관계자는 “세 가지 매도 목적 중 가장 적절한 항목으로 게재했다”고 답했다. 현금 부족 등 유동성 문제는 아니라는 말이다​.

 

매각 자금을 어디에 사용할지도 주목된다. 매도 사업자는 사전 공시뿐 아니라 사후 공시 의무도 있다. 가상자산 매도를 완료할 경우 완료일 또는 예정 기간의 종료일부터 5영업일 이내로 결과를 게시하고, 현금화한 자금의 사용 내역도 사용 완료일 기준으로 일주일 이내에 공시해야 한다.

 

코인원은 2022~2023년 가상자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어려움을 겪었으나 지난해 실적을 개선했다. 매출은 2023년 225억 원에서 2024년 442억 원으로 96.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67억 원에서 156억 원 흑자로 돌아섰다. 반면 영업이익은 -235억 원에서 -61억 원으로 적자를 유지했으나 적자 폭은 줄였다.

 

현금흐름도 나아졌다. 코인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023년 136억 원에서 2024년 2546억 원으로 증가했다. 사업으로 창출하는 현금인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23년 –237억 원에서 2024년 1117억 원을 기록해, 마이너스를 플러스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서울 여의도 파크원 타워에 들어선 코인원 오프라인 고객센터. ​국내 3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인원은 신규 가상자산 확보에 적극적이다. 사진=코인원 제공

 

코인원이 매각 대금 사용처를 운영경비로만 명시한 가운데, 자금을 사업 확장에 투입할지 주목된다. 코인원은 국내 거래소 중 3위 사업자로, 거래대금 기준으로 점유율 2%대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1위 사업자인 업비트와 2위 빗썸이 점유율 97% 이상을 차지하는 구조다. 나머지를 코인원, 코빗, 고팍스 순으로 나눠 갖는다. 이 중 코빗과 고팍스의 점유율은 1% 미만에 그친다.

 

2위와의 격차가 큰 상황에서 코인원은 점유율 확대에 힘쓰고 있다. 특히 신규 가상자산 확보에 공격적이다. 가상자산 평가 업체 애피와에 따르면 코인원은 지난 2분기 5대 원화 거래소 중 신규 거래지원을 가장 많이 했다(42개). 그 뒤를 빗썸(33개), 업비트(18개), 고팍스(5개), 코빗(3개) 순으로 이었다. 코인원은 7월에도 21개의 신규 가상자산을 상장했다. 이 중 9개가 국내에서 가장 먼저 지원한 자산이었다.

 

코인원은 이달에도 벌써 8개(8월 13일 기준)의 신규 가상자산을 상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무더기 상장으로 인한 부작용도 우려된다. 2분기 거래지원 당일 기준으로 가격 하락률이 가장 높았던 5개 자산 중 3개가 코인원에 상장한 자산이었다. 상장일 시초가 대비 휴머니티 프로토콜(H)은 68.4%, 바빌론(BABY)은 64.2%, 후마파이낸스(HUMA)는 55.4%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주의 종목도 빠르게 상장했다. 8월 1일부터 거래 개시한 크로쓰(CROSS) 코인은 과거 위믹스 코인 발행을 주도한 장현국 전 위메이드 대표가 넥써쓰로 자리를 옮겨 발행한 가상자산이다. 위믹스는 국내 거래소에서 상장과 폐지를 번복해 논란이 됐다. 코인원은 코빗에 이어 원화 거래소 중 두 번째로 크로쓰를 상장했다.

 

지난 2월에는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전문 경영인을 세워 공동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이성현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신임 대표로 선임한 것. 이 대표는 씨티뱅크, 베인앤드컴퍼니, 두나무, 야놀자 등을 거친 핀테크 전문가다. 창업주인 차명훈 대표가 홍보·대관·서비스 고도화 등을 맡고 이성현 대표는 전문 경영인으로서 운영·개발·제품·인사·재무·리스크 관리 등 조직 전반을 맡는 식이다.

 

한편 매도 공시 이후 일부 투자자 사이에서는 거래소 물량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매도 기준이 엄격해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전망이다. 1일 최대 매도 가능한 물량은 매도를 계획한 전체 물량의 10% 이하이며, 거래소별로는 직전 1개월간 일평균 거래량의 5% 이하로 제한됐다. 매도 호가는 매도 거래소 내 종목 시장가의 1% 내외다. 코인원 측은 “공시한 일정(8월 8~31일)에 따라 순차적으로 자산 매각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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