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자연주의 미학에서 영성(靈性)을 찾는 정수경 작가가 전시회를 개최한다. 서울 인사동 토포하우스 서울에서는 14일부터 정 작가의 개인전 ‘스며들다 떠오르다’가 열리고 있다.

정수경 작가는 울창한 대나무숲을 그린 ‘청음’ 시리즈로 잘 알려졌다. 10여 년 전 매화를 그리기 위해 찾아간 광양에서 대나무숲에 빠진 뒤부터 대나무숲을 그려왔다. 최근에는 꽃밭에 무리 지어 핀 꽃들에도 따뜻한 시선을 보낸다.
작가는 야생에 무더기로 피어 군락을 이루어 치열하게 생명을 이어가는 존재에서 날것인 감정과 시적인 아름다움을 찾아낸다. 산에서 뻗어나온 능선은 한 없이 부드럽고, 쉼 없이 흐르는 물소리가 들린다. 꽃에서 꽃으로 가는 나비가 갈지(之) 자를 그리며 팔랑대며 날아다닌다. 꽃밭에 떨어진 이파리들은 하늘로 오르며 별이 된다.
정수경 작가는 캔버스를 바닥에 놓고 물감을 떨어뜨리는 드리핑 방식으로 작업한다. 캔버스에 붓으로 물감을 흩뿌리는 반복적 행위는 소리가 먼저이고, 형상은 두 번째다. 드리핑만의 공간 창출, 색채와의 조화, 흩뿌리는 미세한 소리가 어우러진다.

이번 전시에는 대숲과 바람을 모티브로 한 대작(400호, 190×400cm) ‘청음·淸音’을 비롯, 떨어진 꽃잎 위로 또 꽃잎이 져 썩는 계절 순환의 쳇바퀴를 드러낸 ‘피어나다’와 ‘떠오르다’ 시리즈, 별을 모티브로 한 근작 ‘아니마·Anima’ 시리즈도 나온다.
정수경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와 동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2회를 비롯해 다수의 전시회를 개최했다. 전시는 오는 6월 2일까지 열리며 관람료는 무료다.
김남희 기자
namhee@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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