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롯데택배를 운영하는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배송 수수료 기준이 되는 급지 체계 개편을 추진하면서 택배기사들과의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배송 환경 변화를 반영한 수수료 정상화라는 입장인데, 노조는 이를 사실상의 임금 삭감 시도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롯데택배 급지체계 개편 두고 수수료 인하 논란
업계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최근 롯데택배전국대리점협의회 등에 ‘2026 신급지체계’ 변경안을 안내했다. 통상 택배업계는 배송 난이도와 지역 특성에 따라 급지별 수수료를 차등 적용한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오는 4월부터 기존 급지별 수수료 체계를 새로운 기준으로 전면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현장 반응은 싸늘하다. 전국택배노조 롯데택배본부는 이번 개편안이 시행될 경우 전 구간의 배송 수수료가 낮아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신급지체계 적용 시 급지별로 건당 최소 5원에서 최대 55원까지 수수료가 줄어드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어 “택배기사들은 기본급 없이 배송 수수료로 수익을 유지하는 구조”라며 “수수료 인하는 곧바로 소득 감소로 이어진다. 유류비 등 비용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배송 수수료까지 낮아지면 현장 여건이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노조 측은 기사들이 받는 배송 수수료가 지속적으로 하락해 온 흐름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앞서의 관계자는 “원청은 2023년 이후 급지별 수수료를 큰 폭으로 조정한 적이 없었다”며 “일부 구간의 수수료가 높아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전체 수수료 수준이 낮다는 인식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배송 수수료는 줄어들기만 할 뿐 한 번도 인상된 적이 없다”며 “코로나19 이후 물량이 급증하자 배송량 증가를 이유로 수수료를 낮춰도 된다는 논리가 적용됐다. 건당 1000원이던 수수료가 900원, 800원대로 내려왔고 일부 업체는 600원, 500원대까지 형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물가 상승이 반영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수료를 낮추고 물량으로 보전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며 “결국 기사들의 노동 강도만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현재 신급지체계 변경에 반대하는 현수막을 게시하고, 현장 기사들을 대상으로 반대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급지체계 개편안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급지체계 기준 변경을 검토 중인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수수료 삭감을 위한 조치라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는 “신도시 개발과 행정구역 개편 등으로 배송 환경이 변화했음에도 급지체계 기준이 장기간 변경되지 않았다”며 “이를 현실에 맞게 정상화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노란봉투법 시행 첫날 교섭 요구…수수료 문제 쟁점 되나
업계에서는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사업 구조 변화와 수수료 체계 개편이 맞물려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편의점 택배 등 저단가 물량 확대가 이어지면서 수익성 부담이 커졌을 가능성이 거론되는데, 이에 따른 수수료 조정 가능성도 함께 제기되는 분위기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편의점 택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부터 CU 편의점 택배 물량을 단독 수주하며 점유율 확대에 나섰고, 세븐일레븐 ‘착한택배’도 리뉴얼을 통해 배송 권역을 넓혔다. 다만 편의점 택배는 구조적으로 단가가 낮다는 한계가 있다. 운임이 1800원에서 2700원 수준으로 일반 택배의 절반가량에 그치다 보니, 물량이 늘어도 회사에 남는 수익이 크지 않은 구조다.
기사들에게 지급되는 수수료 역시 낮게 책정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CU 물량 확대 과정에서 롯데글로벌로지스는 CU 편의점 택배에 대해 기사들에게 건당 150원의 수수료를 책정했고, 이후 반발이 커지자 300원으로 조정했다.
한 택배 기사는 “수수료가 일부 조정됐지만 여전히 저단가 구조다. 편의점 택배라고 해서 배송 방식이 달라지는 것도 아닌데, 기사들에게 돌아오는 수수료는 너무 적다”며 “영업을 위해 회사가 낮은 단가를 책정한 것인데, 그 부담이 기사에게 전가되는 것은 문제”라고 꼬집었다.
최근 수익성 둔화 흐름도 수수료 체계 개편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지난해 3분기까지 택배(라스트마일) 부문 매출은 1조 40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에 그쳤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16억 9100만 원으로 전년 동기(239억 800만 원) 대비 51.1% 줄었다. 외형은 유지된 반면 수익성은 크게 악화된 모습이다.
노란봉투법 시행 첫날인 3월 10일, 전국택배노조는 주요 택배사를 상대로 공동 교섭을 요구했다. 롯데택배 노조 역시 롯데글로벌로지스에 교섭을 요청한 상태다. 노조 측은 “전국 택배노조가 교섭을 제기한 상황으로, 수수료 개편 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며 “별도로 원청과의 면담을 요청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체계 개편에 따라 노사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합의점을 도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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