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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의 AI 인프라 베팅, 정용진 승부수 통할까

리플렉션 AI와 국내 최대급 프로젝트 추진…유통 데이터와 클라우드 사업 연결 시도

2026.03.17(Tue) 16:22:28

[비즈한국] 신세계그룹이 유통업을 넘어 인공지능(AI) 인프라 사업에 직접 뛰어들었다. 신세계그룹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미국 AI 기업 리플렉션 AI와 ‘한국 소버린 AI 팩토리 건립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국내에 전력용량 250M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짓겠다고 밝혔다. 양사는 올해 안에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신세계는 이번 협력이 미국 정부의 AI 수출 프로그램을 통한 첫 번째 대표 사례라고 설명했다.

 

1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신세계그룹과 리플렉션 AI의 ‘한국 소버린 AI 팩토리 건립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MOU’ 행사. 왼쪽 둘째부터 미샤 라스킨 리플렉션 AI CEO,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사진=신세계 제공


이번 발표는 신세계가 단순히 유통 현장에 AI를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AI 솔루션까지 포괄하는 인프라 사업을 그룹의 새 축으로 올려놓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신세계는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클라우드 서비스와 사용자 맞춤형 AI 솔루션을 제공하는 ‘풀 스택 AI 팩토리’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도 이번 협업이 신세계의 미래 성장 기반이 되는 동시에 국내 AI 생태계 고도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의 최근 행보를 보면 이번 사업은 돌출적인 신사업 발표라기보다, 올해 들어 강조해온 성장 전략이 구체화된 결과에 가깝다. 정 회장은 지난해 12월 미국에서 미샤 라스킨 리플렉션 AI 창업자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고, 당시 신세계 주요 사업에 리플렉션 AI 기술을 접목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이어 올해 신년사에서는 2026년을 ‘다시 성장하는 해’로 규정하며 시장의 룰을 새로 세울 수 있는 ‘패러다임 시프트’를 강조했다. 작년 말 미국 현지 접촉과 연초 메시지가 이번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리플렉션 AI가 신세계를 파트너로 택한 배경도 사업 구조에서 읽힌다. 리플렉션 AI는 엔비디아 GPU 공급망과 오픈 웨이트 AI 모델 경쟁력을 앞세워 기술을 제공하고, 신세계는 국내에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인프라 기반을 맡는 구조다. 신세계는 오랜 유통 업력을 통해 고객 접점과 데이터를 축적해 왔고, 이를 바탕으로 AI 커머스와 리테일 AI 풀스택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몰에서 고객에게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고 결제·배송까지 연결하는 AI 에이전트, 재고 효율 개선, 배송 로지스틱 고도화까지 함께 구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리플렉션 AI 입장에서도 현지 수요처와 사업 기반을 동시에 확보하는 셈이다. 라스킨 CEO는 한국을 세계적인 IT 강국이자 미국의 강력한 동맹이라고 평가했다.

 

250MW라는 규모는 최근 국내에 공개된 주요 AI·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와 비교하면 확실히 큰 편이다. 삼성SDS가 올해 1월 발표한 구미 AI 데이터센터는 60MW 규모이고, 맥쿼리자산운용그룹과 가비아가 이달 초 발표한 안산 데이터센터는 40MW 규모다. 지난해 준공된 용인 죽전 퍼시픽써니 데이터센터도 IT 로드 64MW, 수전 용량 100MW 수준이다. 다만 국내 전체 데이터센터를 놓고 보면 네이버 ‘각 세종’이 단계적 확장을 거쳐 270MW 규모로 계획돼 있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신세계 프로젝트는 최근 국내에서 발표된 AI 데이터센터 가운데 최대급이라고 볼 수 있다.

 

그룹 내부에 이미 AI와 클라우드 관련 기반이 있다는 점도 이번 사업의 현실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신세계I&C는 지난달 구독형 프라이빗 클라우드 서비스 ‘스파로스 원"을 출시하며 AI 플랫폼 구축 수요를 겨냥했고, 지난해에는 멀티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임직원 업무 지원 플랫폼 ’AI 허브‘ 공개 계획도 내놨다. 신세계가 이번 데이터센터 사업을 완전히 새로운 영역에 대한 단발성 투자로 보기보다, 기존 IT 계열사의 클라우드·AI 역량을 한 단계 확장하는 흐름으로 볼 수 있는 이유다.

 

신세계가 AI 인프라를 미래 성장축으로 꺼내든 배경에는 본업의 성장 정체도 있다. 이마트의 2025년 연결 기준 순매출은 28조 9704억 원으로 전년보다 0.2% 줄었고, 영업이익은 3225억 원으로 584.8% 늘었다. 수익성은 회복됐지만 외형 성장세는 정체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 회장이 연초부터 ‘다시 성장’과 ‘패러다임 시프트’를 강조해온 가운데, 신세계가 이번에 선택한 확장 방향은 오프라인 점포 혁신을 넘어 AI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인프라로 향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실제 사업 성패는 앞으로 정해질 변수에 달려 있다. JV 설립 이후 부지 선정, 전력 확보, 인허가, 투자비 조달 구조가 구체화돼야 사업의 실체가 드러날 전망이다. 다만 이번 발표는 정용진 회장이 올해 들어 내세운 성장 전략이 유통 본업 효율화에만 머무르지 않고, AI 인프라라는 새 사업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읽힌다. 신세계가 앞으로 ‘유통기업’보다 ‘AI 클라우드·인프라 사업자’라는 성격을 얼마나 더 강하게 가져가게 될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우종국 기자

xyz@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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