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한국마사회가 최근 조직 개편을 단행해 ESG경영처를 신설했다. 이를 놓고 이재명 대통령을 의식한 조직 개편이라는 뒷말이 나온다. 조직 개편은 통상 새로운 기관장이 부임할 때 하는데, 정기환 회장은 이미 2월 임기가 만료됐다. 다만 비상계엄과 조기 대선 등 정국이 어수선해 차기 한국마사회장 선임 절차가 지연되면서 정 회장이 회장직을 계속 수행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기환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언급한다. 조직 개편도 연임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한국마사회는 조직 개편과 정 회장의 연임설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한국마사회는 최근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개편안의 주요 내용은 경영관리처의 ESG 관련 업무 부서를 분리해 ESG경영처를 신설한 것이다. 또 경마기획처를 신설하고, 기존 경마관리처는 경마운영처로 명칭을 변경했다. 사업관리처는 사업운영처로 변경됐다.
이 중 눈에 띄는 부분은 ESG경영처 신설이다. 한국마사회가 수년 전부터 ESG 관련 활동을 펼쳐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굳이 조직을 신설한 것을 놓고 이재명 대통령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자산 2조 원 이상의 상장사에 ESG 공시 의무화를 공약할 정도로 ESG에 관심이 높다. 한국마사회 이사회 회의록에도 조직 개편 제안 이유에 대해 ‘새 정부 출범 등 변화된 경영환경에 대응하고, 직면현안에 대한 조직 역량 강화 및 지속적인 성과 창출을 위한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
한국마사회는 현재 정기환 회장이 이끌고 있다. 정 회장의 임기는 올해 2월까지로 이미 만료됐다. 한국마사회는 2월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들어갔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등을 겪으며 작업이 중단된 상태다. 이재명 정부 내각 인선이 어느 정도 완료된 후 회장 선임 작업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마사회장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과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한다.
일각에서는 정기환 회장이 새 정부에서 연임을 노리고 조직 개편을 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통상적으로 조직 개편은 연말·연초나 새로운 기관장이 왔을 때 한다. 임기가 만료된 정 회장이 굳이 조직 개편을 한 것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한국마사회는 정기환 회장의 연임설과 조직 개편은 무관하다고 밝혔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매년 조직 개편을 한두 번씩 하는 추세”라며 “지속적으로 관련 조직 분리 요구가 있어서 더 이상 미루기 어려웠다”고 전했다.

한국마사회나 정기환 회장의 입장과 무관하게 연임 가능성은 계속 언급된다. 정기환 회장은 윤석열 정부가 아닌 문재인 정부에서 한국마사회장에 임명됐다. 정 회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정책기획위원을 맡았고, 정권 막바지인 2022년 2월 한국마사회장에 선임됐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 일각에서 ‘알박기 인사’라는 비판도 받았다.
다만 연임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정 회장 취임 후 한국마사회 실적이 두드러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마사회는 2020년과 2021년 각각 1조 1018억 원, 1조 614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그러나 정 회장 취임 후 매출은 △2022년 7253억 원 △2023년 7668억 원 △2024년 7567억 원으로 예전만 못하다. 다만 2020년과 2021년 영업손실이 각각 4064억 원, 4179억 원에 달하던 것에서 2022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22년 785억 원 △2023년 750억 원 △2024년 459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한국마사회는 2020~2021년 적자는 코로나19로 인해 발생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팬데믹이 끝난 이후 매출이 급감했다는 점에서 정기환 회장이 좋은 점수를 받기는 어렵다. 한국마사회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 매출 7조 3572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매출은 무려 10배가량 줄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실용주의 인사를 강조하고 있다. 관할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 송미령 장관 역시 4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전문성이 없으면 (한국마사회장에) 절대로 임명될 수가 없다”며 “전문성이 있는 분만 추천할 예정”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정기환 회장이 실적 개선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하면 연임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핫클릭]
·
전 국민 최대 55만 원 '소비쿠폰' 21일 1차 지급, 실행 계획 나왔다
·
LH, 전세사기 피해주택 매입 1000호 돌파에도 '원성' 줄지 않는 까닭
·
“2조 4234억 썼지만…" 국내 기업 정보보호 투자, 세계 기준엔 미달
·
"신용의 삼성물산 vs 책임의 대우건설" 개포우성7차 재건축 맞대결
·
K팝 ESG 경영은 빛 좋은 개살구? 하이브 SM JYP YG 4대 기획사 모두 '악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