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대규모 미정산 사태로 1년 가까이 영업을 중단했던 티몬이 일부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재오픈 시기를 안내했다. 신선식품 새벽 배송 전문 업체 ‘오아시스마켓’을 운영하는 오아시스는 4월 티몬 인수에 뛰어들었는데, 최근 법원이 오아시스와 티몬의 회생계획안에 대해 강제인가를 결정하면서 인수가 확정됐다. 오아시스는 티몬에 700억 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하며 정상화에 힘쓰고 있다. 미정산 문제를 남긴 채 재도약에 나선 티몬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지 주목된다.

티몬이 7월 17일을 재오픈 목표로 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일부 파트너사와 협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7월 10일부터 테스트 기간으로, 17일을 정식 오픈 예정일로 안내했다. 17일을 기점으로 온라인 광고, 프로모션 등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도 진행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다만 오아시스 측은 “개시 시점을 확정한 건 아니며, 7월 중 오픈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
티몬은 6월 초, 7월 중순을 목표로 재오픈 준비에 돌입했다(관련 기사 [단독] 티몬, 파트너사에 7월 재오픈 메일 발송…오아시스 "인수 대비 준비 과정"). 티몬은 업계 평균보다 낮은 최저 수수료를 제시하고, 익일 정산과 같은 빠른 정산 시스템을 도입해 미정산 우려를 낮추는 데 힘썼다.
티몬과 오아시스는 6월 20일 열린 회생계획안 심리 및 결의를 위한 관계인 집회에서, 중소상공인 및 소비자 채권단으로부터 법정 다수의 동의를 받지 못해(43.48%) 회생계획안이 부결됐다. 이 때문에 인수 불발의 위기를 맞았으나 6월 23일 서울회생법원이 회생계획의 강제 인가를 결정하면서 고비를 넘겼다.
법원은 채권자들이 회생계획안을 부결했음에도 인가를 결정한 이유로 △청산가치 보장의 원칙 준수 △회생채권자 의결권 총액 절반 이상(59.47%) 동의 △인수 대금을 이미 납입한 만큼 회생계획안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을 들었다. 특히 티몬이 사업을 계속 이어가야 근로자의 고용 보장에도 도움이 된다는 점도 사유로 명시했다.
오아시스와 티몬은 회생계획안 인가 여부가 확정되기 전부터 재오픈에 대비해 시스템 점검, 파트너사 모집 등을 진행했다. 현재는 정상 운영에 필요한 수준의 셀러와 제품 카테고리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티몬은 모집 과정에서 기존에 입점했던 업체를 우선으로 접촉하면서 업계 최저 수준의 수수료율을 제시했다. 기존 셀러에게는 피해 보상과 신뢰 회복 차원에서 입점 이력이 없는 신규 셀러보다 더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할 예정이다.

오아시스는 추가 자금을 투입하면서 티몬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8일 오아시스는 티몬의 안정적인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상증자 방식으로 500억 원의 투자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추가 자금은 티몬의 새로운 물류센터 확보, 노후화한 시스템 개편, 익일 정산을 위한 유동성 확보 등에 사용한다. 오아시스는 미지급 임금 등을 포함해 티몬 인수 대금으로 181억 원을 치렀는데, 이번 유상증자까지 포함하면 티몬에 약 700억 원을 투입하게 됐다.
오아시스는 자사의 신선식품 새벽 배송 노하우를 살려 티몬에도 새벽 배송을 도입할 전망이다. 티몬은 6월 27일 새벽 배송을 예고하는 티저 영상을 올렸다. 파트너사를 모집할 때에도 오아시스의 물류 창고를 활용한 직매입 판매와, 오아시스마켓 동시 입점을 제시했다.
재오픈을 앞뒀지만 보상을 둘러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변제 비율이 0.76%에 그쳐 사실상 피해 복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0억 원의 손해를 봤다면 배상 받을 수 있는 금액은 760만 원에 그친다. 법원의 회생 계획 인가를 받은 티몬은 2일부터 13일까지 판매자·소비자 등 채권자에게 변제율을 적용한 금액을 안내하고 있다. 안내문에 따르면 소비자 중 변제 금액이 1만 원 미만인 경우 현금이 아닌 티몬캐시로 돌려받는다.
회사 관계자는 “홈페이지 개편을 하겠지만 기존 티몬 브랜드를 유지하는 만큼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며 “내부 시스템은 오아시스 모기업인 지어소프트에서 맡아 안정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더불어 “파트너사와 함께 가야하기 때문에 이익에 관해서는 내려놓고 설득을 했다”며 “오아시스마켓도 운영 중인 만큼 할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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