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울산 부동산이 다시 뜨겁다.” 최근 부동산업계에서 가장 자주 들리는 얘기다. 7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전국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울산 부동산 시장에 조선업계의 ‘빅뱅’이 예고되고 있다. 바로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1500억 달러(약 208조 원) 규모의 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울산 아파트 시장의 변화는 놀랍다. 8월 4주차 기준 매매가격은 0.04% 상승, 전세가격은 0.06% 상승을 기록했다. 특히 전세 상승률은 세종시(0.10%) 다음으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매매 시장에서도 서울(0.08%) 다음으로 전국 2위의 상승률을 보이며 확실한 상승 모멘텀을 보여주고 있다.

구체적인 거래 사례를 보면 울산 부동산 시장의 ‘뜨거운 열기’를 실감할 수 있다. 남구 신정동 신정롯데캐슬킹덤 185㎡가 7월 15억 3000만 원에 거래되어 신고가를 경신했고, 무거동 무거롯데캐슬 133㎡는 11월 6억 3000만 원에 팔려 이전 거래가 대비 2000만 원 상승했다. 울산대공원 한신더휴 역시 분양가 8억 원 선에서 무피(무차익)로 거래되고 있어 견조한 수요를 보여준다.
울산 부동산 상승의 구조적 배경은 명확하다. 공급 부족이다. 올해 울산 아파트 준공 예정량은 5653가구지만 내년에는 2632가구로 절반 이상 줄어든다. 더 심각한 것은 2026년 이후 연간 입주물량이 1000세대 내외로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분양 상황도 극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울산 미분양 주택은 작년 12월 4131가구에서 올해 5월 3140가구로 24% 감소했다. 준공후 미분양은 889가구로 6대 광역시 평균(1642가구)의 절반 수준이다.
전세 시장은 더욱 극적이다. 최근 3개월간 평균 전세가율이 76.5%로 전국 평균보다 7.7%포인트 높아 전형적인 ‘세 품귀현상’ 보이고 있다. 아파트 매물 비율이 대부분 5%에서 왔다 갔다 하고, 전세 매물 비율은 0~1%를 기록하는 등 ‘완전한 매물 부족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울산이 주목받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MASGA 프로젝트의 핵심 무대가 바로 울산이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을 비롯해 580여 개의 조선업체가 집적된 울산은 이미 프로젝트의 가시적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HD현대는 미국 해군 MRO(정비·수리·정비) 시장에서 첫 성과를 거뒀다. 연간 145억 달러(약 20조 원) 규모의 미국 해군 MRO 시장에서 한국 조선 ‘빅3’가 본격 진출하면서 울산 조선소들의 수주 잠재력은 21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화그룹의 필리조선소 50억 달러 투자도 주목할 만하다. 현재 연간 1~1.5척 수준인 선박 건조 능력을 20척까지 확대할 계획으로, 이는 미국 현지에서 한국 조선업 역량의 본격 구현을 의미한다.
울산 부동산 투자의 매력은 수치로도 입증되고 있다. 갭 투자 분석 결과, 울산은 2015년 투자 시 평균 6100만 원, 2020년 투자 시 5300만 원의 시세차익을 기록했다. 이는 연평균 10% 이상의 수익률에 해당한다.
더 놀라운 것은 소액 투자 사례다. 울산 달동의 한 오피스텔은 4000만 원 투자로 연 480만 원 수익(13%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시중은행 정기예금 이자율이 2.6%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5배 이상의 수익률이다.
이미 외지 투자자들의 울산 진입이 본격화되고 있다. 3월 기준 외지인 매입 건수는 231건으로 최근 2년 새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 1~5월 아파트 매매거래도 6940건으로 작년 동기 5690건 대비 22% 증가했다.
분양 시장의 변화는 더욱 극적이다. 지난 5월 라엘에스 2033가구가 3년 만의 최대 청약을 기록하며 2개월 만에 완판된 데 이어, 최근 분양 중인 한화포레나 울산무거도 조기 완판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울산 내에서도 지역별 상승 격차가 뚜렷하다. 8월 4주차 기준 남구가 0.07%로 가장 많이 올랐고, 북구 0.05%, 중구 0.04% 순이었다. 동구는 0.01% 하락했지만, 전세 시장에서는 0.06% 상승을 기록했다.
남구 무거·신정동을 중심으로 한 중소형 아파트와 북구 대단지가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조선업체와의 접근성이 좋은 동구 화정·서부동 대단지들도 전세를 중심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조선업 호황이 부동산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다층적이다. 우선 고용 창출 효과가 크다. 현재 울산 조선업계에서 부족한 생산직 인력은 2만여 명으로, MASGA 프로젝트 본격 추진 시 추가 인력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득 증가 효과도 상당하다. HD현대중공업의 2분기 영업이익은 471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1% 증가했으며, 이러한 실적 개선은 직접적인 임금 상승으로 이어진다. 580여 개 협력업체들의 동반 성장효과까지 감안하면 지역 전체의 소득 증대 효과는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 유입 효과도 주목할 만하다. 2016년 조선업 불황 시기 울산 동구 조선업 종사자 수가 5만 7077명에서 2020년 3만 7296명으로 35% 감소했던 경험을 역산하면, 업황 호전 시 상당한 인구 유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물론 리스크 요인들도 있다. 미국의 정치적 변화, 중국과의 경쟁 심화, 국내 인력 부족 문제 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조선업의 주요 원자재인 철강 가격 상승은 수익성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기회가 리스크보다 훨씬 크다. 미국 조선업의 몰락(점유율 0.1%)과 중국 견제 필요성이 맞물린 상황에서 한국 조선업의 전략적 가치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한국이 생산성에서 미국을 압도하고(10년간 상선 2405척 vs 37척), 비용 경쟁력에서도 3배 이상 우위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MASGA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은 매우 높다.
울산 부동산 시장의 상승세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 구조적 공급 부족과 산업 호황이 맞물린 완벽한 조합이기 때문이다. 2026년 이후 연간 입주물량이 1000세대로 급감할 전망인 상황에서 MASGA 프로젝트로 인한 인구 유입과 소득 증가가 겹치면 상승 압력은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다.
전세 시장의 경우 이미 품귀현상이 심각한 수준이다. 전세가율 76.5%는 전국 최고 수준이며, 매물 부족으로 월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울산 월세가격지수가 0.22% 상승해 서울(0.23%)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울산 부동산 투자에서 핵심은 타이밍과 지역 선택이다. 이미 상승이 시작된 만큼 초기 투자 기회는 지나갔지만, 본격적인 상승은 이제 시작이라는 분석이다.
남구 무거·신정동이 1순위 투자처로 꼽힌다. 조선업체 접근성과 정주 여건이 우수하고, 신규 공급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최근 분양 중인 한화포레나 울산무거 같은 대단지 아파트가 좋은 투자처가 될 수 있다.
중구 번영로 일대도 주목할 만하다. 번영로 롯데캐슬 센트럴스카이 같은 초고층 아파트가 공급되고 있어 향후 랜드마크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동구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지역으로 분석된다. 조선업체와의 거리가 가장 가깝고, 전세 수요가 강하지만 매매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해 투자 매력도가 높다.
특히 전세 투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 울산의 전세가율 76.5%는 매우 높은 수준이지만, 향후 매매가 상승 시 전세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갭 투자의 경우 5년간 5000 만 원 이상의 시세차익이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4000만 원 수준의 소액으로도 연 13%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투자처가 있는 상황에서, 자금 여력이 부족한 투자자들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MASGA 프로젝트로 촉발된 울산 부동산 시장의 변화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208조 원 규모의 투자와 조선업 르네상스가 만들어낼 파급효과는 향후 5~10년간 울산 부동산 시장을 떠받칠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다.
7주 연속 상승, 전국 최고 수준의 상승률, 극심한 공급 부족, 전세 품귀현상까지. 울산 부동산 시장에 모든 호재가 집중되고 있다. 아직 서울이나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어 있는 지금이 바로 울산 부동산 투자의 골든타임일 수 있다.
다만 투자에는 항상 리스크가 따른다. MASGA 프로젝트의 실질적 진행, 정치적 변수, 글로벌 경제 상황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울산 부동산 시장에 ‘조선 대항해 시대’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사실이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와 유튜브 ‘스튜TV’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경기도 부동산의 힘(2024)’ ‘서울 부동산 절대원칙(2023)’ ‘인천 부동산의 미래(2022)’ ‘김학렬의 부동산 투자 절대원칙(2022)’ ‘대한민국 부동산 미래지도(2021)’ ‘이제부터는 오를 곳만 오른다(2020)’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설명서(2020)’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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