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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상장 타고 주목, K-바이오 '우주 진출' 어디까지 왔나

스페이스린텍, 미세중력 활용 '우주 CDMO'로 제형 혁신…보령 '우주 CRO' 생태계 선점

2026.06.11(Thu) 10:24:18

[비즈한국]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나스닥 상장(IPO)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우주산업 생태계에 천문학적인 자본이 유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발사체 비용 하락이 예고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우주 진출 발걸음도 상업화 단계로 진입을 준비 중이다. 단순한 우주 실험실 구축을 넘어 위탁개발생산(CDMO)과 임상시험수탁(CRO) 등 구체적인 상업화 모델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서울 호텔에서 열린 한국-스위스 생명과학 심포지엄에서 만난 국내 대표 우주 바이오 기업 스페이스린텍과 보령은 다가오는 거대 우주 인프라 시대를 선점하기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윤순학 스페이스린텍 대표가 지난 10일  한국-스위스 생명과학 심포지엄에서 우주 CRO 사업 진행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최영찬 기자

 

#스페이스린텍 “효소 첨가 없는 순수 SC제형 생산…고부가가치 소량 생산 집중”

 

스페이스린텍은 상업용 우주정거장을 활용한 우주 CDMO 사업에 사활을 걸었다. 지난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첫 번째 단백질 결정화 탑재체를 성공적으로 보낸 데 이어, 오는 9월에는 기존보다 두 배 커진 사이즈의 모듈을 우주로 쏘아 올린다. 윤순학 스페이스린텍 대표는 스페이스X 상장 이후 가장 크게 성장할 분야로 우주 매뉴팩처링(제조), 그 중에서도 제약 분야가 가장 파급력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정맥주사(IV) 의약품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바꾸는 기술의 근본적인 차별화다. 현재 세계 SC제형 변환 시장은 알테오젠, 할로자임 등이 인간 히알루로니다제 효소(엔자임)를 활용해 피부 조직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주도하고 있다.

 

윤 대표는 기존 효소 첨가 방식의 명확한 한계를 짚었다. 윤 대표는 “알테오젠 등의 기술은 엔자임이라는 새로운 물질이 추가되기 때문에 약물이 바뀔 때마다 조건들을 다 바꿔가며 복잡한 임상을 매번 새로 해야 한다”며 “그만큼 임상 과정이 복잡해지고 비용과 시간이 소모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미세중력 환경에서는 별도의 약제나 효소 첨가 없이 내용물의 물리적 형태만 바꾸어 고순도로 결정화하는 방식을 취한다. 복잡한 임상 단계를 우회해 SC제형을 구현한다는 장점이 있다는 게 윤 대표의 설명이다. 윤 대표는 “우주 CDMO 기술은 제조 공정 자체가 바뀌는 게 아니라 순수하게 의약품 내용물만 우주에서 결정화하는 것이라 약물 이외에 다른 성분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며 “임상에 요구되는 조건들이 훨씬 완화되기 때문에 개발 허들이 낮고, 지상 방식보다 훨씬 더 저렴한 비용과 높은 생산성을 통해 시장을 점유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페이스린텍이 지난 4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코리아에서 전시한 우주 의약 연구 모듈. 사진=최영찬 기자


우주에서의 생산 단가 및 스케일업 우려에는 선을 그었다. 과거 화이자가 전 세계에 공급한 백신의 핵심 물질 양이 우유 갤런통 두 개 분량에 불과했다며 적은 양으로도 막대한 가치를 창출하는 초고가 주문형 의약품 생산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윤 대표는 “우주에서 의약품을 생산한다고 해서 반드시 거대 시설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면서 “대량 생산보다는 주문 생산을 통해 다양한 제약회사의 요구를 소화하며 충분히 수익성을 개선해 나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 고도화를 위한 실증 작업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스페이스린텍은 당초 오는 8월에 기존보다 두 배(12U) 커진 카트리지 모듈 탑재체를 우주로 쏘아 올릴 계획이었으나, 우주청 등의 세부 일정 조율에 따라 오는 9월경으로 발사 일정이 변경됐다. 스페이스린텍의 우주 CDMO 사업의 핵심 경쟁력은 완전 자동화에 있다. 스페이스린텍이 개발한 모듈은 우주인이 시스템에 개입할 필요 없이 단순히 랙에 꽂아두기만 하면, 내부에서 단백질과 버퍼가 자동으로 섞여 결정이 만들어지는 고도화된 자동화 시스템을 갖췄다. 우주인의 체류 시간 자체가 천문학적인 비용인 만큼, 이러한 무인화 시스템이 향후 글로벌 제약사의 CDMO 단가를 크게 낮출 무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임동주 보령 전략사업본부장이 향후 우주사업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최영찬 기자


#보령, 우주 CRO 시장 정조준…“외부 자본 제휴 다각도 고려”

 

민간 우주정거장 개발사 액시엄 스페이스 등 거대 인프라에 직접 투자를 단행하며 생태계를 개척 중인 보령 역시 스페이스X IPO로 촉발될 발사 횟수 증가와 단가 하락을 최대 기회로 꼽았다. 반복 횟수가 늘어나고 비용이 줄어들면 지상에서 궤도까지 이어지는 우주 CRO 비즈니스의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자본적 지출이 요구되는 우주 사업 특성상, 외부 사모펀드(PEF)나 재무적 투자자(FI)와 손을 잡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실제로 보령은 우주 헬스케어 생태계 선점을 위해 공격적으로 지분 투자를 단행해왔다. 2022년 미국 상업용 우주정거장 개발사 액시엄 스페이스에 총 6000만 달러(약 780억 원)를 출자한 데 이어, 2024년 1월에는 액시엄과 51 대 49 비율로 공동 출자해 우주 합작법인 브랙스 스페이스를 공식 출범시켰다. 이를 통해 지구 저궤도 인프라를 활용한 국내 독점 사업권까지 거머쥐었다. 나아가 미국 최초의 상업용 달 착륙선 기업인 인튜이티브 머신스에도 1000만 달러(약 140억 원) 규모의 지분 투자를 집행하며 우주 사업 영역을 달로도 넓히고 있다.

 

이처럼 장기간 막대한 자본 투입이 필수적인 인프라 사업인 만큼 외부 투자 유치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임동주 보령 전략사업본부장은 “지속해서 관련 투자 제안들을 받고 있으며 상장사 혼자 모든 리스크를 안고 가기보다는 어떤 방식의 자본 제휴가 회사에 더 득이 될지 다각도로 따져보며 고려 중”이라고 답했다.

최영찬 기자

chan111@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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