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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회 수사 책임론…김수남 총장 유탄 맞나

특검 “필요하다면 총장도 조사해야”…수사팀 “문제 될 것 없다”

2016.12.05(Mon) 15:30:00

‘봉황이 땅에 떨어지면 닭보다 못하다.’ 박근혜 대통령과 검찰을 둘러싼 일련의 변화를 비유하기 적합한 중국의 오래된 고사다. 격변의 흐름을 온몸으로 겪고 있는 검찰. 그리고 그 수장 김수남 검찰총장 역시 천당과 지옥을 오가고 있다. 특히 최근 여당을 중심으로 김수남 총장의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진행 중인 최순실 게이트 관련 수사가 아니라, 2년 전 있었던 ‘정윤회 문건유출 파동’ 때 제대로 수사를 하지 않고 덮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 11월 30일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실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기관보고에 불참한 김수남 검찰총장의 빈자리가 보인다. 사진=박은숙 기자


이창재 법무부 차관은 지난주 열린 국회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서 2014년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임관혁 부장검사)와 형사1부(정수봉 부장검사)가 수사했던 정윤회 문건유출 사건에 대해 “수사 결과에 국민들이 아쉬운 마음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김현웅 전 법무부 장관이 사의를 표하면서, 공석이 된 자리에 대신 참석한 이 차관의 발언은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을 공식 시인한 셈. 이를 놓고 김수남 총장의 책임론이 조심스레 대두되고 있다.

 

당시 김수남 총장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사건을 보고받고 지휘했던 인물이기 때문. 실제 국정조사에서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이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에 대해 재수사가 필요하냐”며 이창재 차관을 압박하기도 했다. 서울지역의 한 검사 역시 “요 몇 년간 검찰의 움직임이 과연 정상이었느냐”고 반문하며 “검찰이 이렇게 우병우로 대표되는 청와대에 흔들릴 정도로 약해졌던 것은 위에서 지켜줘야 할 인물들이 조직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고 지금 총장 역시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검찰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검 관계자는 “김 총장이 내일 진행될 대검 월례간부회의 때 국정 농단 사건 수사 등에 대한 각오를 다시 한 번 밝힐 계획으로 안다”며 ‘거취 문제’에 대해서는 “총장직 사임 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현재 진행 중인 최순실 게이트 사건 수사와 그의 전 남편 정윤회 관련 문건유출 사건은 별개임을 강조한 것인데, 당시 수사팀 관계자 역시 “다시 그때로 돌아가서 수사를 또 한다고 해도 결과가 똑같이 나올 것”이라며 “그때는 이들의 잘못을 수사하는 게 아니라, 문건 유출 과정에 있어 잘못된 게 있었는지를 확인했던 수사”라고 반박했다. 

 

김수남 검찰총장이 지난 10월 1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또 다른 수사팀 관계자 역시 “최순실과 정윤회를 옹호하려는 게 아니라, 당시 문건이 유출된 과정을 보면 잘못된 내용들이 정말 여러 차례 크로스 체크(확인) 없이 청와대 윗선으로 보고됐던 게 확인됐다”며 “지금 와서 최순실과 관련된 모든 것들이 다 문제화되니까 우리 수사를 문제 삼지만, 우리는 그때 고발된 내용을 철저히 확인했다”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특검 수사팀의 분위기는 남다르다. 박영수 특검은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 수사를 다시 들여다보겠다. 필요하면 김수남 총장도 조사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언급하기도 했다.

 

법조계 내부에선 ‘검찰총장 수사는 힘들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윤석열 검사가 수사팀장으로 오는 것만 봐도 이번 특검은 결국 야당이 지휘하는 꼴인데, 앞선 검찰 수사에 만족한 야당이 과연 특검을 통해 검찰을 다시 건드리려 하겠느냐”며 “여당이 아무리 검찰총장을 흔들려고 해도 지금 판에서는 야당이 ‘갑’”이라고 평가했다.

 

재경지역 부장검사 역시 “원래 총론에서 가능성을 열어두고, 각론에서 한계를 이유로 수사하지 않는 게 검찰의 화법”이라며 “지금 상태에서 특검은 필요하다면 뭐든 수사할 수밖에 없다고 하면서 나중에 ‘시간이 부족하고, 부를 이유가 약하다’며 수사 대상에서 제외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 특검이 특수1부 검사들의 대거 합류를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여러 의혹들 중에 뇌물죄를 대통령에게 적용하는 쪽으로 가는 안을 특검의 ‘성과물’로 만들겠다는 것 아니냐”며 “결국 이번 특검의 성과는 박 대통령에 대한 뇌물죄 혐의 적용이 될 것이고 특검은 이를 입증하기 위해 아주 작은 증거라도 의미 있게 포장해서 언론에 크게 알리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남윤하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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