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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7명 구속 IDS홀딩스 사건, 핵심 공범 혐의자 입건조차 안 돼

피해자 모임 “해외 법인 핵심 관계자들 국내 송환해 조사해야”

2017.03.28(Tue) 19:30:08

[비즈한국] IDS홀딩스 사기 사건과 관련, 이달 28일까지 회사 대표였던 김성훈 씨와 지점장급 등 관계자 17명이 구속 기소된 것으로 ‘비즈한국’ 취재 결과 확인됐다. 

 

그러나 IDS홀딩스 피해자 모임 연합회와 시민단체 약탈경제반대행동은 김 씨와 핵심 공범 혐의자들이 입건조차 되지 않았다며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 25일 IDS홀딩스 피해자 모임 연합회가 경찰청 앞에서 엄정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IDS홀딩스 피해자 연합회

 

IDS홀딩스는 2011년 1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통화 간 환율 변동을 통해 시세 차익을 남기는 외환선물거래 방식인 FX 마진 사업에 투자하면 원금보장에 월 1~10% 이자를 지급하겠다며 투자자들을 모집했다. 이런 방식으로 IDS홀딩스는 검찰 수사 결과 확인된 것만 1만 2706명으로부터 1조 960억여 원을 모았다. 그러나 IDS홀딩스의 주장대로 FX 마진 거래 수수료 등 사업으로 인한 이익은 거의 나지 않았다. 이 회사는 후순위 투자자의 투자금으로 선순위 투자자들에게 이자와 원금을 지급하는 ‘돌려막기’ 방식의 영업을 지속했다. 

 

피해자 모임 등은 우선 IDS홀딩스가 국제적인 사기 행각을 벌여 왔지만 검찰이 해외 업무 핵심 관계자들을 국내로 송환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성토한다. ‘비즈한국’​이 입수한 김성훈 씨에 대한 ​검찰의 ​공소장에 첨부된 별지 내용을 보면 피해자 중에는 일본, 중국, 베트남인 등 외국인들도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IDS홀딩스 법인 등기부를 보면 이 회사는 2015년 5월 일본 지사를 설립했다. 일본 지사는 지난해 9월 5일 김성훈 씨가 구속되자 일시적으로 영업 활동을 중단했다. 그런데 김 씨가 같은 달 25일 구속 기소되고 불과 5일 후에 IDS캐피탈 재팬이 설립됐고, 12월엔 사단법인 IDS금융교육기관과 IDS홀딩스 재팬이 순차적으로 설립됐다. 피해자 모임이 김 씨와 공범관계로 지목하는 K 씨는 IDS홀딩스 일본 현지 법인 세 곳의 대표를 겸임하고 있다. 

 

IDS홀딩스 피해자 모임 C 회장은 “일본 법인들이 김성훈 씨가 구속 기소되자마자 설립된 것에 대해 IDS홀딩스가 해외에 송금한 돈을 빼돌리려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 검찰이 일본 사법당국과 공조해 그 진위를 파헤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K 씨​ 외에도 ​IDS홀딩스 해외 사업 핵심 관계자들은 더 있다. 2009년부터 IDS홀딩스의 강사로 활동하던 J 씨는​ 현재 홍콩 소재 IDS포렉스 홍콩의 대표를 맡고 있다. P 씨는 지난해 IDS홀딩스가 인수한 인도네시아 소재 ‘누산타라캐피탈증권’의 대표다. IDS홀딩스 사내이사와 계열사 대표를 겸임한 또 다른 K 씨는 홍콩 법인 등록과 라이선스 취득 업무에 관여한 것으로 전한다. L 씨는 IDS홀딩스가 지난해 미국의 한 법인을 인수해 설립한 ‘IDS 에너지 USA’의 대표다. IDS홀딩스는 지난해 셰일가스에 투자하면 월 3%의 이자를 주고 2년 후 원금을 돌려준다며 투자자들을 모았다. 그러나 셰일가스 투자는 현재와 같은 장기 저유가 시대에는 수익을 낼 수 없는 구조라는 점에서 IDS홀딩스의 자금 모집 방식은 처음부터 문제시돼 왔다. 

 

약탈경제반대행동 운영위원인 이민석 변호사는 “IDS홀딩스 해외 사업 핵심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보인다. 현지 법인들을 폐쇄할 수도 없다. 검찰은 현지 수사당국과 협력하여 IDS홀딩스 관련 해외 법인의 계좌를 동결하는 동시에 이들을 국내로 송환해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IDS홀딩스 대표 김성훈 씨에 대한 공소장에 첨부된 별지 내용. 피해자 명단에는 일본인 등 외국인들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 사진=약탈경제반대행동 제공

 

자신을 IDS홀딩스 회장이라고 주장하고 다닌 Y 씨는 검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을 뿐 피의자로 입건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자유한국당(당시 새누리당) K ​의원의 초등학교 선배인 그는 K 의원에게 2014년 IDS홀딩스(당시 IDS아카데미) 창립 7주년 기념식에 축하 동영상을 찍게 했다. 또 그는 K 의원의 보좌관이었던 C 변호사를 김성훈 씨에게 소개했다. C 변호사는 김 씨가 지난해 구속 기소되기 전까지 변호인을 담당했었다.

 

IDS홀딩스 국내 10개 지점을 관할하는 D 지점장 Y 씨는 검찰이 지명수배를 내렸지만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그를 제외한 IDS홀딩스 지점장들이 줄줄이 구속된 이유는 이렇다. IDS홀딩스는 서울 18개 지점, 지방 지점의 투자유치실적에 따라 지점장이 본부장, 팀장을 임명하는 다단계 영업조직으로 운영했다. 김 씨가 각 지점에 투자유치금의 5~7%를 지급하면 지점장이 투자자에게 지급할 이익 등을 제외한 나머지를 투자자모집책에게 할당된 비율로 수수료를 지급했다. 

 

복수의 피해자들은 “지점장과 투자자모집책들은 IDS홀딩스가 홍콩,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미국 등에서 FX 마진 거래 중개사업 등을 하고 있는데 큰 수익을 올리고 있다, 고이자를 보장하고 1년 후에 원금을 돌려주겠다고 거짓말해 돈을 가로챘다”고 성토한다. 

 

한편 지난달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김성훈 씨에게 사기와 방문판매업법 위반으로 징역 12년형을 선고했다. 피고인과 검찰이 모두 판결에 불복, 항소해 현재 서울고등법원에서 2심이 진행되고 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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