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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한국 창간 3주년 특집] 4차 산업혁명, 누구냐 넌① 실체가 없다?

명확한 개념 정의 없어 혼란…일자리 감소 대안 모색해야

2017.05.19(Fri) 14:50:17

[비즈한국] ​지난해 알파고 쇼크와 올해 대선을 거치며 ‘4차 산업혁명’이 핫이슈로 떠올랐다. 그러나 장밋빛 혹은 잿빛 전망만 있을 뿐 정작 4차 산업혁명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명확히 짚어주는 글은 많지 않다. ‘비즈한국’이 창간 3주년을 맞아 4차 산업혁명의 실체를 짚는 특집을 준비했다. 이를 통해 독자 여러분이 한발 앞서 미래를 준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4차 산업혁명’은 곧 다가올 미래를 표현하는 단어다. 아직 정확한 정의를 알기 어렵다. 각계각층 전문가와 미래학자들이 저마다 정의를 내리는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4차 산업혁명이 단지 3차 산업혁명의 연장선상에 불과하다거나, 허구에 불과하다는 냉소적인 주장까지 나온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미래가 무엇이고 이를 어떻게 대비해야 되는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그것에 대해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인류는 18세기 증기기관의 발명을 통해 공업화가 이뤄진 1차 산업혁명 시대, 20세기 전후 석유와 전기를 활용한 중화학 중심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진 2차 산업혁명 시대를 거쳐 3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고 있다. 경제학자 제레미 리프킨이 주창한 3차 산업혁명은 고도로 발달된 정보통신기술(ICT)을 바탕으로 에너지를 재생하고 수평적으로 공유하는 시대를 의미한다.

 

# 아직은 정의할 수 없다

 

4차 산업혁명은 2015년 여러 학자들을 통해 간헐적으로 언급되다가, 2016년 다보스 포럼을 통해 본격적으로 논의가 이뤄졌다. 당시 주제는 ‘4차 산업혁명의 이해’다. 개론 수준의 논의만 이뤄졌으며, 구체적 정의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도 의견이 분분하다.

 

당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정의는 ‘전통적인 제조업이 첨단 ICT 산업과 융합해 새로운 차원의 생산성을 갖추게 되는 시대’다. 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독일의 아디다스 공장이 대표적인 예다. 

 

20세기 신발 공장은 인건비가 저렴한 국가로 계속 이전하는 양상을 보였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모든 공정이 로봇에 의해 자동화되면서 매우 적은 인력으로 더 많은 신발을 생산한다. 이로 인해 다시 독일에서 신발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는 사례 발표가 눈길을 끌었다.

 

아디다스는 독일에 이어 미국, 일본 등 인건비가 비싼 나라에 전자동화 기술이 도입된 신발 공장 ‘스피드 팩토리’를 단계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사진=아디다스 홈페이지


산업혁명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기술과 새로운 에너지원이 필수적이다. 증기기관, 석유 내연기관, 전기, 인터넷 등과 같은 것들이다. 4차 산업혁명에서는 인공지능, 로봇, 생명과학 등이 새로운 산업을 이끌 미래 기술로 손꼽히고 있다.

 

‘초연결’도 주요 학자들이 꼽는 4차 산업혁명의 주요 특징이다. 5G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한 사물인터넷(IoT) 시대에는 모든 인간과 사물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수시로 커뮤니케이션 하게 된다. 사람이 일일이 제어하는 과거에서 벗어나, 인공지능이 스스로 제어하게 되는 ‘초지능’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제조업을 넘어 더 많은 전통 산업 분야와의 결합을 4차 산업혁명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농업, 서비스업, 의료, 공공행정, 교육 등 그동안 노동력이 투입된 모든 분야에서 이러한 혁신이 이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처럼 4차 산업혁명의 정의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지만 아직 교과서에 실릴 만큼 합의된 정의는 없다. 다보스 포럼 의장이자 4차 산업혁명 전도사로 알려진 클라우스 슈밥 회장조차 “4차 산업혁명은 미지의 세계이며 우리가 어떤 변화를 겪을지 섣불리 정의 내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 ‘3차 산업혁명의 연장선상’ 반론도 존재

 

4차 산업혁명의 모호함으로 인해 실체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3차 산업혁명의 연장선상일 뿐이지, 그것을 새로운 산업 혁명기로 분류하기는 어렵다는 반론이다.

 

가령 4차 산업혁명의 초연결성은 3차 산업혁명의 인터넷에 기반한 수평적 연결과 비슷하다. 로봇과 인공지능 기술도 마찬가지다. 로봇은 이미 산업현장에서 충분히 활용되고 있으며, 인공지능은 딥러닝에 대한 연구 수준에 머물러 있을 뿐, 마치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강인공지능’ 시대는 언감생심이다.

 

제레미 리프킨이 ‘3차 산업혁명’을 출간한 지 불과 4년 만에​, 세계경제포럼 의장 클라우스 슈밥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책을 썼다. 사진=연합뉴스


혁명 주기가 지나치게 짧은 점도 문제다. 3차 산업혁명을 다룬 제레미 리프킨의 저서조차 불과 5년 전에 출간됐다. 이러한 시점에서 4차를 언급하는 것은 마케팅 구호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엘빈 토플러가 1980년 출간한 ‘제3의 물결’과는 또 다른 개념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기 쉬운 지점이다.

 

4차 산업혁명 혹은 인더스트리 4.0(Industry 4.0)을 국가적 과제로 여기는 나라도 많지 않다. 우리나라는 이미 미국, 독일, 일본과 같은 선진국에 뒤처져 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이들 국가에서 4차 산업혁명을 국정 과제로 삼고 있지는 않다. 때문에 4차 산업혁명을 부정적으로 보는 학자들은 마치 녹색성장, 창조경제와 같은 정치적 선전구호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 혁명은 밤손님처럼 온다?

 

4차 산업혁명이 무엇인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지만, 앞으로 달라질 미래에 대한 청사진은 여러 가지가 있다. 현재 주목받고 있는 기술들이 4차 산업혁명과 관련이 깊기 때문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할 때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이슈가 바로 일자리 문제다. 과거 노동력을 통해 생산성을 확보하던 산업이 인공지능과 로봇을 도입하게 될 경우 일자리가 크게 줄어들 것이 분명해서다.

 

무인 운전 트럭은 오랜 직업 중 하나인 트럭 운전사의 일자리를 완전히 빼앗을지도 모른다. 사진=영화 ‘로건’ 중 한 장면


테슬라, 구글 등이 연구 중인 무인 자동차는 언젠가 운전이라는 노동 행위를 인공지능이 완전히 대체하게 되는 기술이다. 아마존이 실험하고 있는 드론을 활용한 택배 배송은 배달이라는 노동을 로봇이 대체하는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IBM의 인공지능 컴퓨터 왓슨은 현직 의사보다 훨씬 빠르고 정확하게 병을 진단하고 치료법을 제시한다. 이미 4차 산업혁명에서 그리는 미래는 우리 삶에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그래서 4차 산업혁명은 과거와 달리 국가적 차원에서 미리 대비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자리 문제는 더 큰 빈익빈 부익부를 낳게 되며, 국가 간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는 잠재적 위협이기 때문이다. 혁신적인 생산성 향상으로 인류가 노동에서 해방될지, 소수의 거대 자본이 주도하는 디스토피아가 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인류는 막 4차 산업혁명의 갈림길에 서있을 뿐이다.​ 

봉성창 기자 b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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