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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라이벌 열전] '사태 딛고 리딩 각축' KB금융 윤종규 vs 신한금융 조용병

M&A로 덩치 키운 KB금융이 지난해 1위 탈환…신한금융은 롯데손보 인수설 '솔솔'

2018.02.08(Thu) 16:45:31

[비즈한국] 대한민국 경제의 기틀을 일군 기업들은 창업 1~2세대를 지나 3~4세대에 이르고 있지만 최근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강화되면서 가족 승계는 더 이상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치·사회적으로도 카리스마 넘치는 ‘오너경영인’ 체제에 거부감이 커지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담당 업종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늘고 있다. 사업에서도 인사에서도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전문경영인이며 그 자리는 뭇 직장인들의 꿈이다. ‘비즈한국’은 2018년 연중 기획으로 각 업종별 전문경영인 최고경영자(CEO)의 위상과 역할을 조명하며 한국 기업의 나아갈 길을 모색해본다.​

 

#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고졸 행원으로 시작해 금융지주사 회장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1955년생인 윤 회장은 1973년 외환은행에 입사해 1980년 삼일회계법인으로 이직했다. 이후 KB국민은행 부행장, 김앤장 법률사무소 상임고문, KB금융 부사장을 거쳐 2014년 11월 KB금융 회장 겸 KB국민은행장에 취임했다. 그는 2017년 11월 KB금융 회장 연임에 성공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사진=KB금융지주


2014년 11월~2017년 11월 국민은행장을 겸한 경력을 바탕으로 윤 회장은 KB금융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겸임 배경에는 2014년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과 이건호 전 KB국민은행장이 주전산시스템 교체 여부를 놓고 내분을 벌인 일명 ‘KB 사태’가 있다. 두 사람의 갈등이 심화하자 금융당국은 문책경고를 내렸고, 2014년 9월 이 전 행장은 자진사퇴, 임 전 회장은 KB금융 이사회에 의해 해임됐다. 내부 갈등 봉합을 위해 윤 회장이 지주사 대표와 은행장을 겸직했다.

 

윤 회장은 역대 KB금융 회장 중 최초로 연임에 성공하는 등 강한 리더십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KB금융의 사외이사들도 윤 회장과 가까운 사람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사외이사들이 회사 안건에 대부분 찬성표를 던지는 일명 ‘거수기’역할을 한다는 비판도 있다.

 

KB금융은 윤 회장의 철학을 ‘신뢰’와 ‘주인의식’ 두 가지로 요약했다. KB금융 측은 “고객의 대리인으로서 자산을 관리해야 함에 따라 금융인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는 신뢰가 필요하다”며 “CEO는 주주의 대리인으로서 회사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지켜야 하는 정직과 청렴을 아우르는 주인의식을 갖추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 회장의 가장 큰 업적은 KB금융의 실적 상승이다. 2012년 모든 금융권에 IFRS 회계 방식이 도입된 후 KB금융이 실적 면에서 신한금융을 앞지른 적은 없었다. 2017년 KB금융은 매출 39조 2293억 원, 영업이익 4조 160억 원을 기록해 매출 26조 8400억 원, 영업이익 3조 4932억 원을 기록한 신한금융을 역전했다. 시가총액에서도 KB금융(8일 기준 25조 6720억 원)이 신한금융(23조 5203억 원)을 앞선다.

 

윤 회장의 다른 키워드는 인수·합병(M&A)이다. 그는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을, 2016년에는 현대증권(현 KB증권)을 인수해 비은행부문 강화에 나섰다. 윤 회장은 2017년 11월 연임 확정 직후 기자회견에서 “좋은 물건과 좋은 가격에 (KB금융의) 전략과 부합하면 모든 M&A를 고려하겠다”며 “생명보험 쪽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있어 보강하려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의 인수 후보로 ING생명을 거론한다.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2016년 2월 KB국민카드와 KB캐피탈이 코라오홀딩스와 합작해 라오스에 설립한 리스회사 KB코라오리싱과 2017년 3월 미얀마에 설립한 소액대출회사 KB마이크로파이낸스가 대표적인 예다. 

 

윤 회장은 2018년 신년사에서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진출 기반을 다지며 동남아 시장 현지에 특화된 금융모델을 통해 시장 지위를 확대할 것”이라며 “선진국 시장을 향한 ‘볼드 무브(Bold move·과감한 조치)’ 전략도 시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 회장의 숙제로는 노동조합과의 관계 개선이 꼽힌다. 노조는 2016년 KB국민은행 노조위원장 선거에 사측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윤 회장은 의혹 당사자인 임원 두 명으로부터 사표를 수리하고, 초과근무수당 지급제한 폐지 등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사태를 일단락 지었다.

 

최근 윤 회장의 종손녀가 채용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노조와의 갈등도 다시 불거졌다. KB국민은행 노조는 성명을 통해 “윤 회장은 고객들로부터 ‘채용비리 회사’라는 손가락질을 받든 말든 자신의 자리만 지키면 된다고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이라며 “직원들은 그의 이중성에 다시 한 번 상처를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 회장은 노조에 대해 “노사문제는 부부관계와 같아서 싸우기도 하고 다투기도 하지만 같은 방향과 목적을 가진다”며 “건강하고 생산적이면 받아들이고 이해를 구할 부분은 요구할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윤 회장은 송파구 오금동에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지만 서대문구 영천동에 위치한 한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윤 회장 개인적인 일이라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1984년 신한은행 입사 후 줄곧 신한에서 근무한 ‘신한맨’이다. 1957년생인 조 회장은 신한은행 부행장,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 신한은행장을 거쳐 2017년 1월 신한금융 회장에 취임했다. 그는 스스로를 ‘용병처럼 일한다’고 말할 만큼 업무 추진력에 강점을 보인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사진=신한금융지주


2010년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과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이 경영권을 놓고 고소·고발전을 벌인 일명 ‘신한 사태’ 이후 신한금융은 계파 간 갈등이 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조 회장은 회장 선임 당시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현 신한은행장)과 경쟁했다. 위 행장은 라 전 회장의 측근, 조 회장은 중립적인 인사로 평가 받는다.

 

신한금융 내부에서는 일명 ‘라응찬 라인’의 힘이 막강했지만 당시 회장이었던 한동우 전 신한금융 회장이 조 회장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위 행장은 회장 면접 도중 스스로 사퇴를 표명해 조 회장이 회장 취임에 성공했다.

 

조 회장을 비롯해 신한금융 주요 계열사 대표 중 고려대 출신이 많아 눈길을 끈다. 조 회장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고, 위성호 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이병찬 신한생명 사장이 모두 고려대 출신이다.

 

조 회장은 취임 후 ‘2020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주 내용은 2020년까지 1위 계열사는 경쟁사와의 격차를 벌리고 다른 계열사는 1위를 할 수 있게 특화 영역을 늘리는 것이다. 조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신한의 강점인 안정성과 적정한 성장을 조화롭게 추진하고 글로벌 확장을 더해 신한금융을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으로 도약시키고자 한다”고 말했다.

 

다른 금융지주사와 달리 노사갈등과 채용비리 의혹에 연루되지 않으면서 조 회장은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갔다. 문제는 실적 면에서 KB금융에 1위를 내줬다는 것이다. 조 회장이 강점으로 지목했던 신한은행(2017년 매출 21조 2277억 원, 영업이익 2조 2044억 원)마저 국민은행(매출 19조 2913억 원, 영업이익 2조 6496억 원)에 1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조 회장은 실적 상승을 위해 윤종규 회장과 마찬가지로 해외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1992년 2월~1995년 4월 신한은행 뉴욕지점 대리로 근무한 데 이어 2007년 1월~2009년 2월에는 신한은행 뉴욕지점장을 맡아 해외 경험이 풍부하다. 

 

신한은행장 시절인 2016년 5월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을 출범시켰고 같은 해 9월에는 미얀마 양곤에 지점을 열었다. 국내 은행이 미얀마에 지점을 연 것은 신한은행이 처음이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신한베트남은행의 순이익은 베트남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 중 1위다. 조 회장은 2018년 신년사에서 “안츠(ANZ)베트남 리테일 인수, 멕시코 현지법인 인가 등을 통해 전 세계 20개국에 171개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글로컬리제이션(현지화)을 속도감 있게 추진했다”고 자신했다.

 

국내 금융사들이 앞 다퉈 해외 진출을 추진하는 만큼 글로벌 시장에 강점을 보이는 조 회장이 경쟁에서 유리할 수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내 금융시장, 특히 은행은 포화 상태로 더 확장될 여지가 없다”며 “미국, 유럽, 중국 등은 성숙기에 접어든 시장이라 동남아시아를 염두에 두고 있는데, 다른 금융사들도 같은 생각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 KB금융이 적극적인 M&A로 덩치를 키운 것과 달리 신한금융은 2007년 LG카드(현 신한카드) 인수를 마지막으로 국내 M&A에 참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조 회장이 M&A에 관심 있다는 뜻을 몇 차례 밝혀 향후 행보는 다를 가능성이 높다. 조 회장은 지난해 9월 신한금융 창립 16주년 기념사에서도 “그룹에서 시장을 예의주시하면서 기회가 왔을 때 M&A를 비롯한 다양한 방안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한때 조 회장이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검토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현행법상 일반 지주사는 금융사를 소유할 수 없어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는 롯데그룹은 롯데손해보험을 정리해야만 한다. 조 회장은 “롯데손해보험 인수를 추진한 바 없다”고 공식 부인했다.

 

조 회장은 2015년 11월부터 중구 정동에 위치한 한 빌라에 살고 있다. 빌라와 신한금융 본사의 거리는 1km 정도에 불과하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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