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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레미콘노조, 수도권 운송료 합의안 가결…8일간 집단휴업 종료

회당 4200원 인상·계약기간 8개월로 단축…16일부터 운송 정상화, 공기 지연은 과제

2026.06.15(Mon) 17:21:02

[비즈한국] 수도권 레미콘 제조사와 운송노조의 운송단가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다. 운송노조 조합원들이 회당 운송단가를 4200원 올리고 계약기간을 8개월로 단축하는 내용의 잠정합의안을 받아들이면서다. 지난 8일부터 이어진 집단휴업으로 수도권 건설현장 100여 곳에서 콘크리트 타설이 중단됐지만, 레미콘 운송이 재개되면서 현장도 순차적으로 정상화될 전망이다.

 

수도권 레미콘 제조사와 운송노조의 운송단가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다. 서울 시내 한 레미콘 공장에서 레미콘 차량이 이동하는 모습으로 기사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연합뉴스

 

레미콘업계에 따르면 전국레미콘운송노동조합은 15일 수도권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수도권 운송료 2차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투표 결과 재적 조합원 7517명 가운데 7158명이 참여해 4714명(65.9%)이 찬성하면서 합의안이 가결됐다. 노조가 지난 8일 수도권 레미콘 운송단가 인상과 수도권 통합교섭을 요구하며 집단휴업에 돌입한 지 일주일 만이다. 노조는 잠정합의안 가결에 따라 이날부로 집단휴업(운송중단)을 종료했다.

 

양측은 하루 앞선 지난 14일 수도권 운송료 2차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수도권 평균 레미콘 운송단가를 회당 7만 5800원에서 8만 원으로 4200원(약 5.5%) 올리는 내용이다. 인상된 단가는 오는 7월 1일부터 내년 2월 28일까지 8개월간 적용된다. 그간 권역별로 하던 수도권 운송단가 협상도 통합교섭 방식으로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합의 핵심은 단가 인상액보다 계약기간 단축에 있다. 양측은 지난 9일에도 회당 운송단가를 4200원 올리는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이 안은 이튿날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반대 68%로 부결됐다. 2차 잠정합의안은 인상액을 유지하는 대신 적용기간을 통상적인 1년에서 8개월로 줄였다. 이에 따라 운송노조는 차기 운송단가 협상으로 내년 3월 1일부터 새 단가를 적용받을 수 있게 됐다.

 

노조는 차기 협상을 4개월 앞당겨 부족한 인상폭을 보완할 기회를 확보했다고 보고 있다. 2차 협상에 참여한 운송노조 관계자는 비즈한국에 “최소 4500원에서 5000원은 인상해야 한다고 봤지만 제조사 측은 기존 합의안에서 100원도 더 올려줄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며 “금액을 더 올리기 어렵다면 계약기간이라도 단축하자고 노조 측이 제안하면서 합의점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협상 과정에서 운송단가 인상폭을 두고 팽팽하게 맞섰다. 운송노조는 당초 회당 8000원 인상을 요구했고 제조사 측은 2500원 인상안을 제시했다. 노조 측은 협상 타결 직전 요구액을 4300원까지 낮췄지만 제조사 측이 추가 인상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계약기간을 줄이는 방식으로 절충한 것으로 전해졌다. 

 

운송노조 측은 기존 운송단가로는 생계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건설경기 침체로 운송 횟수가 급감한 상황에서 차량 유지비까지 올랐다는 것이다. 앞선 운송노조 관계자는 “과거 월 80회에 달했던 운송 횟수가 절반 아래로 줄었다. 차량 구입비와 보험료, 정비비 등을 내고 나면 최저임금도 남지 않는다”고 말했다. 레미콘 운송기사는 개인 소유 믹서트럭을 운행하며 회당 운송단가를 받는다.

 

레미콘 제조사도 경영 부담이 커졌다고 맞섰다. 레미콘업계 관계자는 “레미콘 출하량이 감소한 데다 경유비와 혼화제 등 원자재 가격도 올랐다”며 “중동 사태에 따른 경유 가격 상승분까지 제조사가 부담하는 상황에서 노조 요구를 모두 받아들이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지난해 레미콘 출하량은 전년 대비 15% 줄어든 9760만 ㎥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9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이번 운송노조 집단휴업은 레미콘 제조사에도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다. 레미콘은 시멘트와 골재, 물 등을 섞어 생산한 뒤 굳기 전에 타설해야 하는 특성상 재고를 비축할 수 없다. 운송 차질에 대비해 생산량을 미리 늘려두는 방식으로도 대응할 수 없는 셈이다. 이 때문에 운송이 중단되면 제조사의 생산과 출하도 사실상 함께 멈춘다. 

 

수도권 건설현장도 마찬가지로 큰 타격을 입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22개 대형건설사 공사현장 105곳에서 레미콘 공급이 중단돼 약 10만 ㎥ 규모의 콘크리트 타설이 지연됐다. 이튿날에는 피해 규모가 25개 대형건설사 현장 117곳, 약 16만 ㎥까지 늘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와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대형 산업시설 공사도 영향을 받았다.

 

운송이 재개되더라도 모든 건설현장이 즉시 정상화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콘크리트 타설은 다른 공정과 현장 인력·장비 일정을 함께 조정해야 하는 만큼 집단휴업 기간 밀린 작업을 한꺼번에 진행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부 현장에서는 공사 기간 지연과 인건비·장비비 증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집단휴업으로 발생한 공기 지연 문제는 과제로 남았다. 천재지변 등 불가항력이나 발주자 책임으로 공사가 늦어진 경우 공사기간을 연장하고 지체상금을 면제할 수 있지만, 이 밖의 사유로 공사가 지연되면 건설사가 지체상금을 부담할 수 있다. 이에 대한건설협회는 지난 12일 이번 집단휴업에 따른 공기 지연을 불가항력으로 인정해 건설사 지체상금 부담을 면제하는 방안 등을 마련해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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