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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맞은 위기, AI가 만든 기회" 채용 플랫폼 '극과 극' 생존 전략

구인배수 '역대 최저치'…사람인 '다각화', 잡코리아 '본업 집중' 상반된 행보

2026.06.12(Fri) 14:06:50

[비즈한국] 인공지능(AI) 확산과 경기 둔화로 기업들이 채용 문을 좁히는 가운데, 국내 주요 채용 플랫폼들이 수익 모델 재편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채용 공고를 많이 확보하고 노출하는 기존 방식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뚜렷해지면서다. 잡코리아와 사람인 등 국내 채용 플랫폼은 광고 중심의 수익 구조에서 벗어나 AI 기반 서비스와 사업 포트폴리오 재정비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2026 대한민국 상생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이력서 증명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12일 e-나라지표 ‘고용센터 구인, 구직 및 취업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고용센터 구인배수는 0.36으로, 2001년 공식 통계로 승인된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 구인배수는 구직자 1인당 일자리 수를 뜻한다. 지난해 구직은 359만 9671건으로 전년보다 소폭 늘었지만 구인은 129만 5179명에 그쳤다.

 

채용 시장의 위축은 일자리 플랫폼 업계에 큰 부담이다. 일반적으로 채용 플랫폼은 구인기업이 공고를 게재하거나 노출 효과를 높이기 위해 결제하는 광고성 상품으로 수익을 창출한다. 하지만 AI 확산으로 일부 직무에서 구인 수요가 줄어들면서, 기존 수익 구조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실제로 사람인은 지난 3년간 역성장을 기록했다. 공시 자료를 살펴보면 사람인의 매출은 2023년 1315억 원에서 2024년 1284억 원, 2025년 1212억 원으로 줄었다. 채용 시장 위축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기존 광고 중심 수익 구조만으로는 성장세를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이에 채용 플랫폼들은 단순히 공고를 많이 확보하고 노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수익 구조 다변화를 꾀한다. 과거에는 구직자와 기업을 공고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었다면, 최근에는 특정 구직자층을 겨냥한 HR 서비스나 AI 기반 추천·매칭 기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플랫폼의 역할을 넓히는 추세다.

 

사람인은 채용 관련 서비스와 비채용 서비스를 함께 키우며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섰다. 중장년층과 외국인 등 대상을 세분화해 HR 서비스를 확대했고, 비채용 사업에서는 소개팅과 사주 서비스 등을 통해 결제 전환률을 높이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반대로 잡코리아는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며 본업 중심의 재편에 나섰다. 이달 외국인 채용 플랫폼 ‘클릭’을 종료했으며, 디지털 명함 애플리케이션 ‘눜’과 재능거래 플랫폼 ‘긱몬’도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다. 대신 지난해 기업 정보 플랫폼 ‘잡플래닛’을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하며 채용과 직접 연결되는 데이터 역량은 강화했다. 채용 시장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외연 확장보다 핵심 사업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이다.

 

AI를 접목한 서비스는 확대 중이다. 윤현준 잡코리아 대표는 올초 “AI가 일상이 된 지금, 많이 보여주는 채용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질문 앞에 서 있다”며 “AI 커리어 에이전트 중심 플랫폼으로 전환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사람인도 AI 서비스인 ‘커리어 매칭 에이전트’를 앞세워 개인화 추천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사람인에 따르면 이 서비스의 지난달 평균 사용량은 전달보다 165.5% 증가했다.

 

잡코리아(왼쪽)·사람인(오른쪽) 애플리케이션 홈 화면. 사진=윤채현 기자

 

업계에서는 채용 플랫폼의 경쟁 방식이 앞으로도 빠르게 바뀔 것으로 본다. 기업들이 채용 규모를 줄이는 상황에서도 적합한 인재를 빠르게 찾고자 하는 수요는 남아 있기 때문이다. 다만 비채용 서비스 확대는 본업과의 연결성이 약할 경우 플랫폼 정체성이 분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채용 플랫폼은 공고 노출 중심의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 성과 기반 서비스로 탈바꿈을 시도 중이다. 단순히 공고를 많이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얼마나 빠르게 연결하느냐가 플랫폼 경쟁력을 가늠하는 척도가 됐다.

 

잡코리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새로운 서비스를 추가로 내놓기보다 최근 출시한 AI 관련 서비스들을 고도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기존에는 기업이 공고를 올리거나 노출을 늘릴 때 과금하는 방식이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더 효율적으로 만날 수 있도록 지원자 단위 과금 방식 등으로 서비스를 개편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윤채현 기자

coguszz@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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