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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윤회 "난 최순실·박근혜와 무관한 사람, 더 이상 찾지 말라"

횡성에 단독주택·목장 짓는 중…정유라엔 "걱정" 아들 정우식엔 "잘 살겠지"

2018.04.22(Sun) 16:26:53

[비즈한국] “심경이 어떠냐고? 어떤 말이든 내가 뭐라 말할 자격이나 있을까? 난 이제 그들과 무관한 사람이다. 더 이상 그들과 관련된 질문을 하지 마라. 해줄 말도 없고, 아는 것도 없다.”

 

지난 20일 저녁 7시, 최순실 씨의 전 남편이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던 정윤회 씨를 만났다.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에 위치한 집을 갑작스레 방문했지만, 정 씨는 크게 불쾌해 하지는 않았다. 

 

인터뷰는 정 씨가 사는 집 안에서 20분간 진행됐다. 정 씨는 최순실 씨, 박근혜 전 대통령 관련 질문에 계속해서 “왜 자꾸 그들에 대해 묻느냐”면서 회피했다. 그는 “두 사람과 가깝게 지낼 당시 알게 된 사실은 검찰 조사에서 모두 진술했다. 이외에는 아는 게 전혀 없다”며 “내가 지금 이렇게 무사한 건(국정농단 사건 처벌에서 제외됐다는 의미) 일찌감치 그들과 거리를 뒀기 때문이다”고도 했다. 

 

최순실 씨의 전 남편이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던 정윤회 씨는 일찌감치 두 사람과 거리를 두어 국정농단 사건에서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2015년 1월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는 정윤회 씨의 모습. 사진=비즈한국DB

 

정윤회 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정 씨의 국정개입 의혹과 동생 정민회 씨의 아이카이스트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이 대표적이다. 정 씨는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는 않았으나 “그럼 내가 지금 여기에 앉아 있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모두 사실이 아니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시골에서 조용히 살고 싶다. 더 이상 내 이름이 언급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최순실 씨, 박근혜 전 대통령 관련 질문은 모두 회피했지만, 딸 정유라 씨에 대한 질문에는 아버지다운 속내를 드러냈다. 지난해 11월 정유라 씨 집에 괴한이 침입한 사건에 대해 “많이 걱정했다. 마필관리사가 건강을 회복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며 “또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 (정 씨의 생명을 위협하는 건) 정말 잘못된 일이다. 유라에게도 인권은 있다”고 말했다. 

 

아들인 배우 정우식 씨의 근황을 묻는 질문에는 “잘 살겠지”라며 애매모호하게 대답했다. “연락을 안 하고 지내느냐”고 물었더니, “연락은 하고 지낸다”고 답했다. 정우식 씨는 지난해 1월 ‘여성동아’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혼 후 아버지는 4~5년에 한 번 정도 휴대전화가 아닌 공중전화로 전화를 걸어왔을 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 씨는 2015년 8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둔내면 삽교리에 위치한 26만 783㎡(7만 8887평)의 부지(목장용지 9만㎡, 임야 10만 2397㎡, 전 6만 8184㎡, 대 202㎡)를 11억 1000만 원에 매입했다. 당시 딸 정유라 씨를 위해 말 목장을 짓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는데, 이에 대해 정 씨는 “내가 살 집(단독주택)을 짓고 주변은 초지(가축의 방목을 목적으로 이용되는 초원)로 만들 예정이다”며 “주택은 올 가을 즈음 완공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윤회 씨는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 삽교리 일대의 땅을 매입했고, 이 부지에 자신이 살 단독주택과 초지를 만들 예정이다. 현재 배수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사진=유시혁 기자

 

하지만 삽교리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정 씨 소유의 부지가 산 중턱에 위치해 있다 보니, 가축을 기르면 수질이 오염되고, 악취가 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 씨는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토지용도가 ‘목장용지’인 부지를 매입한 거라서, 법적으로 문제될 게 없다. 소를 수백 마리 기르려는 걸로 오해하는 주민들이 일부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소 몇 마리만 초지에 방목해서 기를 생각이다. (주민들이) 우려하는 일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다”고 정 씨가 말했다. 횡성군청 관계자도 “토지용도가 목장부지라 민원이 들어와도, 정윤회 씨의 목장 건립을 막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정 씨는 “더 이상 지나간 일에 대해서 말하고 싶지도 않고, 아는 것도 없다. 솔직한 심경을 궁금해 하는 이들이 있는데, 심경을 밝힐 만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시골에서 남에게 피해 끼치지 않고 조용히 지내고 싶다. 이제 나에 대한 관심은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인터뷰가 진행된 정 씨의 집에서 가장 눈에 띈 건 피아노였다. 거실에는 클래식 피아노 1대와 전자피아노 3개 등 총 4대의 피아노가 있었다. 전자피아노 위에는 대중가요 악보집이 펼쳐져 있었다. 과거 정 씨가 최순실 씨와 이혼하기 전인 2011년, 경기도 일산시에서 피아노학원을 다녔다는 정보를 접한 적이 있는데, 그가 피아노 연주를 좋아한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아파트 주민들에 따르면 정윤회 씨는 아파트 내 주차공간이 비어있더라도, 항상 아파트 외부에 자신의 차량을 주차한다고 한다. 정윤회 씨의 차량.  사진=유시혁 기자

 

정 씨는 지난해 9월, 58.189㎡(약 18평) 규모의 아파트를 7200만 원에 매입했고, 현재 이 아파트에 살고 있다. 다수의 아파트 주민들은 정 씨에 대해 “처음 둔내면에 이사 왔을 때는 외출할 때마다 모자를 푹 눌러쓰고 선글라스를 착용했는데, 요즘에는 편하게 다니더라”면서도 “기자들의 방문을 의식해서인지 자신의 차량만큼은 항상 아파트 외부에 주차한다”고 얘기했다.  ​ 

횡성=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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