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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통의 투자] '저금리 후폭풍' 주담대 재산정이 던지는 경고장

2%포인트 이상 오를 가능성에 가계 부담 급증…현금 흐름 냉정하게 따져야

2026.01.26(Mon) 10:23:44

[비즈한국] 코로나 팬데믹 시기 연 2%대의 저금리로 실행됐던 주택담보대출의 재산정 시기가 본격적으로 돌아오면서 가계의 금융 부담이 빠르게 커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시에는 ‘역대급 저금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자금 조달 여건이 좋았지만, 5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사이 금리 환경은 완전히 달라졌다. 이제 그 차이가 고스란히 이자 부담으로 현실화되고 있다.

 

금리 하락을 막연히 기대하기보다 차주들은 재산정 시점과 예상 금리를 정확히 확인하고, 대환대출 검토 등으로 자신의 현금 흐름을 점검하며 고금리 환경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지난 15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사진=최준필 기자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이 지난 2021년 취급한 혼합형 주담대 가운데 올해 금리 재산정을 앞둔 잔액은 최대 12조 원을 웃도는 것으로 추산된다. 혼합형 주담대는 처음 5년간 고정금리를 적용한 뒤 이후에는 시장금리에 맞춰 금리를 다시 정하는 구조다. 문제는 이 상품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가 당시 1%대 중반에서 최근 3%대 중후반까지 치솟았다는 점이다. 기준금리만 두 배 이상 오른 셈이고, 여기에 가산금리가 더해지면 실제 대출금리는 과거보다 2%포인트 이상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예컨대 5억 원을 연 2.5%로 빌렸던 차주는 연 이자 1250만 원을 부담했지만, 금리가 5.5%로 재산정될 경우 연 이자는 2750만 원으로 늘어난다. 1년에 1500만 원, 월로 따지면 120만 원이 넘는 추가 지출이다. 맞벌이 가구라면 한 사람의 월급이 통째로 이자로 증발하는 상황이다. 이것은 ‘금리가 좀 올랐다’는 차원이 아니라 가계 소비 여력과 자산 운용 계획 전반을 흔드는 충격이다.

 

더 우려되는 것은 금리가 조만간 다시 내려갈 것이라는 기대를 걸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사실이다. 한국은행은 최근 통화정책 방향에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선을 긋는 메시지를 내놨다. 여기에 국민성장펀드 등 정책성 자금 조성을 위한 대규모 공사채 발행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채권시장 금리의 하방 압력은 제한되는 모습이다. 미국과 유럽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과 글로벌 채권시장 변동성 역시 국내 금리의 빠른 하락을 기대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번 금리 재산정은 일시적 파동이 아니라, 더 높은 금리 수준에 적응해야 하는 새로운 출발점일 수 있다는 의미다.

 

가계의 이자 부담 증가는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주거비 성격의 금융 비용이 늘어나면 외식, 여행, 내구재 소비 같은 선택적 지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는 내수 경기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일부 차주의 경우 보유 부동산을 매각해 대출을 줄이려는 선택을 할 수도 있다. 급매물이 늘어날 경우 부동산 시장의 가격 반등 속도는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금리 부담이 자산시장 전반의 유동성을 조이는 방향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반대로 은행의 수익 여건은 개선되고 있다. 대출금리는 오르는데 예금금리는 다시 낮아지면서 예대금리차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계 예대금리차는 몇 년 전보다 큰 폭으로 확대된 상태다. 가계에는 부담이지만 금융회사에는 수익성 개선 요인이 되는 구조다.

 

이 같은 환경에서 투자자에게 중요한 것은 방향성에 대한 기대보다 자신의 현금 흐름을 점검하는 일이다. 은행 앱이나 고객센터를 통해 정확한 재산정 시점과 예상 금리를 확인해야 한다. 막연한 불안보다 구체적인 숫자를 아는 게 먼저다.

 

또 다른 은행의 대환대출 조건을 비교해봐야 한다. 신용점수가 좋아졌거나 소득이 증가했다면 더 낮은 금리로 갈아탈 여지가 있다. 최근 은행들이 우량 고객 유치를 위해 대환대출 금리를 낮추는 추세다.

 

레버리지를 활용한 공격적 투자는 재고해야 할 시점이다. 대신 현금 흐름이 안정적인 자산의 비중을 높이는 접근이 유효하다. 예금금리가 매력적이지 않다면 단기 채권형 상품이나 금리 연동 예금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금리가 언제 다시 내려갈지 맞히는 것은 전문가도 어렵다. 중요한 것은 현재의 금리 수준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재무 구조를 갖추는 일이다. 이번 주담대 재산정은 단순한 금융 뉴스가 아니라 가계의 소비와 투자, 부동산과 금융시장 흐름까지 연결되는 구조적 변화의 신호다. 지금 당장 내 계좌를 열어 대출 조건을 확인하고 계산기를 두드려보라. 그것이 2026년을 살아남는 첫걸음이다.​ 

김세아 금융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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