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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들썩이는 부동산, 합동단속 이후 추가규제 가능성

투기지역 추가·재건축 규제·공시가격 현실화 거론…"신중한 접근 필요" 반론도

2018.08.08(Wed) 17:02:46

[비즈한국] “찾아오시면 헛걸음만 하실 거예요. 특별히 드릴 말씀도 없네요.” 지난 7일 오후 3시, 서울 용산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의 말이다. 한창 바쁠 시간이었지만 오전에만 잠깐 출근하고 업소를 닫았다고 했다. 근처 다른 중개업소의 문도 굳게 잠겨 있었다. 이 업소 대표는 “당분간 문을 열 계획이 없다. 전화로만 영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의도와 마포의 일부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들은 8일 오전 근처 커피전문점에 하나둘씩 자리를 잡았다. 사무실 문은 닫았지만 이곳에서 업무를 진행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마포역 인근 A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직원을 보내 일찌감치 자리를 잡게 했다. 늦으면 자리쟁탈전이 벌어지거나, 더운 날씨에 멀리까지 나가야 한다”며 “신규 계약은 못하고, 당분간 커피전문점에서 기존 계약 잔금처리 등 급한 업무를 마무리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서울 부동산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면서 국토부와 서울시가 합동 단속에 나섰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계 없다. 사진=고성준 기자


이들 부동산중개업소가 문을 닫은 건 최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의 ‘부동산 불법거래 합동단속’이 예고된 직후부터다. 국토부-서울시는 지난 3일 합동 단속 계획을 발표하고 지난 6일부터 착수했다. 

 

합동단속반은 국토부, 서울시, 지자체 공무원으로 구성됐다. 투기를 조장하는 불법행위를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부동산 거래 신고 내역, 자금조달계획서, 다운계약서, 자전거래 여부, 미성년 거래자 등 부동산 거래와 관련한 모든 사항을 광범위하게 점검한다. 단속 기간은 정해지지 않았고, 지역은 용산구, 영등포구, 마포구가 우선 선정됐다. 단속반 관계자는 “과열 조짐이 보이는 곳들이 대상”이라며 “모니터링을 통해 단속지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합동 단속은 최근 서울 집값이 과열 조짐을 보인다는 국토부와 서울시 진단에 따른 조치다. 실제 지난 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집값은 3주 연속 올랐다. 지난 7월 10일 박원순 서울시장의 ‘용산·여의도 통개발’ 계획 발표 직후다. 최근까지 영등포구와 용산구 집값은 각각 0.28%, 0.27% 상승했다. 나란히 서울 집값 상승률 1, 2위다. 두 지역을 중심으로 마포와 공덕, 양천구 목동 등 주변 지역까지 가격 상승이 확대되고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지난 7월 23일 박원순 시장의 ‘통개발’ 계획 발표에 대해 “지자체가 계획을 수립해도 정부와 협의해야 현실성 있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지만, 이틀 뒤 박 시장이 한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해 여의도 마스터플랜을 예정대로 발표하겠다고 맞서면서 의견 차이를 보였다.

 

한 증권사 부동산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대규모 입주, 금리 부담 등이 예고된 상황이다. 집값이 하락할 요인들이다. 그런데 반대로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국토부와 서울시가 엇박자를 빚은 게 결과적으로 집값 상승을 부추겼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나온 개발 계획이라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금의 가격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 박 시장의 한마디가 서울 전역 집값을 끌어올린 셈”이라고 분석했다. 

 

엇박자 지적에 따라 국토부와 서울시는 집값 상승을 자극할 수 있는 개발사업 등에는 협력을 강화하고 시장 불안 요인을 사전에 차단하기로 했다. 협의체를 구성해 정례적으로 시장 운영 방안을 협의한다는 계획이다. 앞서의 합동 단속 계획도 협의체 첫 회의에서 결정됐다.

 

이에 따라 정부의 추가 부동산 규제 가능성도 거론된다. 합동단속반 등의 조치가 시장 과열을 식힐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게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강도 높은 합동 단속은 지난해 6월, 올해 초에 이미 다 겪어 ‘학습효과’가 생겼다는 얘기다. 용산구의 다른 공인중개사는 “단속 기간이 길어지더라도 단속반이 퇴근하는 저녁 시간이나 주말에 문을 잠깐 여는 방식으로 숨바꼭질 영업을 하게 될 것”이라며 “공인중개사들끼리는 매물부터 각종 정보를 공유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현장 점검으로 적발될 게 있을지 의문이라는 의견이 많다. 대부분 이번 현장 점검은 사실상 ‘현행범’을 적발하기보다 과열과 투기 심리를 억제하는 수단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동안 잠잠하던 서울 집값이 다시 오름세로 접어들면서 추가 규제 가능성도 거론된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계 없다. 사진=고성준 기자


강남권도 주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점도 추가 규제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와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82㎡ 역시 호가가 2억~3억 원에 달한다. 부동산 업계에선 보유세 개편안까지 공개되는 등 나올 만한 규제는 다 나왔는데도 시장 예상보다 강하지 않다는 인식이 확대되면서 다시 강남권 집값이 들썩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추가로 내놓을 수 있는 카드는 총 4가지로 거론된다.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추가 지정이 첫 번째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40%로 내려가고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된다. 투기지역에서는 투기과열지구 규제에다 주택담보대출 건수가 가구당 1건으로 제한되는 등 추가 규제가 포함된다. 정부 입장에선 이번 부동산 대책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집중 규제를 할 수 있다. 

 

재건축 시장에 대한 추가 규제 가능성도 있다. 재건축 단지는 강남 집값 상승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재건축 임대주택 의무비율을 강화해 사업 수익성을 낮추는 방식이 꼽힌다. 재건축 허용 연한을 30년에서 40년으로 늘리고 재건축 초과이익환수금 규모를 공개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공시가격 현실화에도 힘이 실린다. 공시가격 실거래가 반영률은 서울 아파트는 강남 60%, 강북 70% 수준이다. 고가 단독주택의 경우 50%로 가장 낮다.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도 부동산 과열을 식힐 대안으로 거론된다.

 

서울의 한 부동산학과 교수는 “투기지역 추가 지정의 경우 이미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강남 3구 등에는 효과가 적을 수 있고, 재건축 시장 규제도 올해 1 대 1 재건축으로 사업 방향을 바꾸는 등의 방식이 확산됐다. 리모델링이나 1 대 1로 재건축 시장이 재편되면 장기적으로 공급물량이나 임대주택수가 줄어 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공시가격 현실화는 재산세와 건강보험료 산정 등 60여 가지 항목에 영향을 미치면서 세 부담이 늘어난다”며 “각각의 대안에 부작용이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상현 기자

mo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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