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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인보사, FDA 임상중단 유지 통보에 '다시 안갯속'

임상 좌절될 경우 상장폐지 직행 '결정타'…코오롱 "중단 가능성 거의 없다"

2019.09.23(Mon) 16:19:33

[비즈한국] “빠른 시일 내 미국 임상3상을 진행하겠다. 인보사 안전성에 대해 확신하며 식약처도 안전성 측면에서는 우려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 지난 7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인보사 투약환자 안전관리 종합대책’ 기자간담회에서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는 미국 임상3상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표했다. 하지만 이러한 이 대표의 바람은 단지 바람일 뿐이었다.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인보사)’를 개발한 코오롱티슈진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인보사의 미국 임상3상 중단 상태를 유지한다는 공문을 받았다고 23일 밝혔다. 코오롱티슈진은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자회사다. 지난 7월 국내에서 인보사의 품목허가 취소가 결정된 이후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은 미국 임상3상에 사활을 걸어왔다.

 

코오롱생명과학과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의 미국 임상3상 재개에 사활을 걸어왔다. 하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하며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코오롱생명과학 본사. 사진=이종현 기자


미국 임상3상을 두고 FDA가 새로운 입장을 표명한 건 넉 달 만이다. 지난 3월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를 구성하는 세포의 성분이 바뀌었다는 점을 인지했다고 FDA에 밝혔다. 이어 5월 FDA는 코오롱티슈진에 추가 자료를 요청하며 임상 재개가 승인될 때까지 임상을 중지한다고 통보했다. 따라서 인보사의 미국 임상3상이 재개되느냐, 중지되느냐에 관심이 집중됐다. 미국 임상3상 재개 여부는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 확정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소이다.

 

# FDA, 인보사 미국 임상3상 재개는 시기상조라 판단

 

이번 통보는 임상 중지가 최종 확정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단지 FDA는 코오롱티슈진에 추가로 자료를 요구했고, 해당 자료를 FDA가 받은 후 입장을 내놓을 때까지 ‘임상 중지’를 유지한다고 통보한 것. FDA가 요구한 내용은 이렇다. 우선 인보사 제1액의 연골세포 특성 분석 자료와 제2액의 개그(gag) 및 폴(pol) 유전자 염기서열에 대한 분석을 요구했다. 개그와 폴 유전자는 신장세포에서만 발견되는 특이 유전자다. 아울러 FDA는 방사선 조사 전후 레트로바이러스 생성 여부에 대한 확인 자료 제출도 요구했다. 레트로바이러스는 TGF-β1 촉진을 위한 유전자 전달체다.

 

인보사는 사람 연골에서 추출한 1액(연골세포·HC)과 연골세포에 TGF-β1을 발현하는 형질전환세포(TC)가 담긴 2액으로 구성된 주사제다. 하지만 이후 2액을 구성하는 세포는 연골세포가 아니라 신장유래세포라는 점이 밝혀지며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이 신장유래세포는 발암 가능성이 있다는 데서 투약 환자들의 우려를 불렀다. ‘체외에서 배양된 인간배아신장의 종양유전성 다양화 293세포(The tumorigenicity diversification in human embryonic kidney 293 cell line cultured in vitro)’에 따르면, 실험 대상인 쥐에게 특정 조건의 신장세포를 주입한 후 5주 경과 관찰 만에 100% 발현율로 종양의 생성이 확인됐다.

 

FDA는 코오롱티슈진에 추가로 자료를 요구했고, 해당 자료를 FDA가 받은 후 입장을 내놓을 때까지 ‘임상 중지’를 유지한다고 통보했다. 코오롱생명과학 본사. 사진=이종현 기자


FDA가 자료 제출을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5월 FDA는 코오롱티슈진에 임상 중지를 통보하며 △임상시험용 의약품의 구성성분에 대한 특성 분석 △구성성분 변화 발생 경위 △향후 조치 사항 등을 포함하는 보고서를 요구했다. 이에 코오롱티슈진이 지난 8월 23일 관련 자료를 제출했지만, FDA는 임상 재개를 결정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코오롱티슈진이 해당 자료를 제출해 FDA를 설득해야만 임상 중단 조치가 해제되는 가운데 제약업계에서는 섣불리 예측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처음에 국내에서 인보사 사태가 터졌을 때는 미국 임상이 다시 시작되기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알 수 없다고 표현하는 게 적절할 것 같다”며 “FDA가 요구한 자료에 대해 코오롱이 얼마나 철저히 준비하는지가 중요할 듯하다”고 의견을 표했다.

 

# 코오롱티슈진 상장폐지 결정 여부에도 주목

 

미국 임상 재개 시점이 다소 불투명해지며 코오롱티슈진의 상장 폐지 최종 결과 여부도 주목을 받는다. 지난 5월 28일 식약처가 인보사의 허가를 취소한다고 발표한 이후 한국거래소는 코오롱티슈진과 코오롱생명과학의 주권매매 거래를 하루 동안 정지시켰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임상 재개 시점이 불투명해지며 코오롱티슈진의 상장 폐지 최종 결과 여부도 주목 받는다. 코오롱티슈진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보사의 품목허가를 지난 5월부터 주식거래가 정지됐고 8월 26일 상장폐지가 결정됐다(관련기사 코오롱티슈진 상장폐지 결정 '인보사 사태' 종국으로 치닫나). 다만 상장폐지 여부는 사실상 3심제로 이뤄지기 때문에 아직 절차는 남아 있다. 한국거래소는 인보사 미국 임상 3상 재개 여부와 검찰 수사 상황을 지켜보고 확정하겠다며 최종 상장폐지 결정을 10월 11일로 연기한 상황이다.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코오롱티슈진과 코오롱생명과학의 바이오 사업을 견인해온 인보사의 미국 임상3상 재개에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국내에서는 의약품 품목허가가 결정돼 시판되는 도중, 미국 임상 과정에서 ‘인보사 사태’가 터졌기 때문에 상황에 다소 차이가 있다는 것. 코오롱생명과학은 식약처의 품목허가 결정이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코오롱티슈진은 FDA로부터 임상을 계속 진행해도 좋다는 승인을 받는 대로 임상을 가속화해 임상3상을 2023년까지 완료한다는 입장이다. 국내와는 별개로,​ 미국에서 임상이 재개돼 완료되면 시판이 가능하다. 코오롱티슈진 측은 “​FDA가 요청한 자료는 향후 실험을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FDA는 세포가 바뀐 경위를 궁금해하기보다는 바뀐 세포로 적용했을 때 특성이 어떠한지에 초점을 맞추는 것 같다”며 “미국 임상이 중단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어제 FDA에서 권고받아 자료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명선 기자 line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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