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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보사 2액은 신장세포' 코오롱 은폐 의혹에 전문가들의 일침

"신장세포와 연골세포 수명만 따져봐도 모를리 없다" 지적…코오롱 "처음부터 알았던 건 아냐"

2019.06.21(Fri) 18:34:51

[비즈한국] 지난 5월 코오롱생명과학의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의 품목허가 취소를 결정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다음 주 중 인보사 품목 허가취소 여부를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인보사는 사람 연골에서 추출한 1액(동종유래 연골세포)과 2액(TGF-β1 유전자 삽입 동종유래 연골세포)으로 구성된 치료제로 품목 허가를 받아 2017년 7월 12일부터 국내 시판이 허가됐다. 그러다 2액이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로 밝혀져 지난 3월 제조 및 판매가 중지됐다.

 

그러나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혹이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이 ‘2액이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다’는 사실을 고의로 은폐했는가 하는지 여부다. 지난 5월 식약처의 인보사 최종결과 발표에서도 문제의 2액이 신장세포라는 점은 밝혀졌지만, 애초 허가받을 때는 연골세포라고 했던 것이 언제 또 어떻게 신장세포로 바뀌었는지에 대해 코오롱생명과학은 과학적 증거를 제출하지 못했고 식약처는 밝혀내지 못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2액이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라는 점을 뒤늦게 인지했지만 개발단계부터 현재까지 물질 변경을 한 적이 없으므로 안전성과 유효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줄곧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비즈한국’이 인터뷰한 전문가들은 이러한 주장에 의구심을 표시한다. 코오롱생명과학은 물론 1999년부터 2011년 3월까지 미국 코오롱티슈진의 대표를 지내며 인보사 초기 개발을 담당한 ‘핵심 인물’ 이관희 전 인하대 의대 교수 등 실무자들이 처음부터 2액이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라는 점을 알고도 은폐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코오롱생명과학과 이 전 교수가 주장한 것과는 달리 연골세포에 TGF-β1 유전자를 삽입해 2액을 만드는 게 현재 기술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의 주장대로 코오롱생명과학이 신장세포임을 알고도 연골세포라 주장하고 이를 숨겨왔다면 ‘대국민 사기극’이라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비즈한국’이 인터뷰한 전문가들은 코오롱생명과학의 주장과 달리 연골세포에 TGF-β1 유전자를 삽입해 2액을 만드는 게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사진=연합뉴스


# 정상 연골세포로 2액 만들 수 없어…코오롱 고의 은폐했나

 

우선 코오롱생명과학이 품목허가 신청 당시 제출한 자료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2005년 2액 세포에 TGF-β1 유전자가 14개 들어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이에 대한 위치를 분석해 식약처에 임상3상 승인자료를 제출했다. 그러나 지난 5월 식약처 최종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2016년 4월 추가 분석 결과 49개로 확인됐지만 이를 식약처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추가로 알려졌다. 유전자 삽입개수를 다르게 말했다는 점을 차치하고서라도, 코오롱생명과학이 2액 세포에 TGF-β1 유전자가 어디에 또 얼마나 들어가 있는지 확인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렇게 2액 세포에 TGF-β1 유전자가 몇 개, 그리고 어디에 들어가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을 ‘특성 분석’이라고 하는데, 이런 정밀한 특성 분석을 위해서는 전제가 따른다. 세포가 오래 살아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2액 세포의 제작과정에 대한 배경지식이 필요하다. 2액 세포 제작 과정은 기본적으로 2액 구성의 출발점이 되는 세포 수십만에서 수백만 개에 TGF-β1 유전자를 가진 바이러스를 감염시키면서 시작된다. 바이러스로 처리된 이들 세포 각각은 서로 다른 TGF-β1 유전자 삽입 개수와 삽입 위치를 가진다. 

 

때문에 코오롱생명과학이 주장하는 대로 정확한 TGF-β1 유전자 삽입 개수와 삽입 위치를 가진 2액 세포를 확보하려면 수백만 개에 달하는 세포 각각을 특성 분석한 후 최종적으로 골라내고, 이렇게 골라낸 세포를 대량으로 배양해내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그러려면 대전제, 즉 2액의 출발점이 되는 세포가 긴 기간 증식이 가능한 세포여야 하거나, 그러지 않을 경우 TGF-β1 유전자가 세포를 장기간 생존하도록 해주는 특성을 가져야 한다. 그런데 코오롱생명과학이 애초 주장한 2액의 출발점 세포인 정상적인 연골세포는 장기간 생존 및 증식이 불가능하다. TGF-β1 유전자도 일정 수명을 가지는 연골세포 수명을 늘려주는 것이 아니기에 전문가들은 2액은 정상 연골세포로는 만들어질 수 없음을 지적한다.

 

이런 이유로 일부 전문가들은 처음부터 코오롱생명과학과 연구자들이 ‘인보사 2액이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다’라는 사실을 알았을 것으로 추정한다. 서울의 한 약학대학 교수 A 씨는 “연골세포에 TGF-β1를 넣으면 불멸화(영양분이 공급되면 오랜 기간 생존 및 증식이 가능한 현상)가 안 되어서 자랄 수가 없다. 5~10일만 키워도 죽는다”고 말했다. 전직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위원 B 씨도 “불멸화가 되지 않는 게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반면 문제가 되고 있는 신장세포도 연골세포처럼 정상세포 중 하나다. 다만 암화 기능을 가진 유전자가 주입된 세포라 불멸화세포에 속한다. 암화 기능을 지닌 유전자가 주입됐기 때문에 종양 유발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불멸화세포인 신장세포는 오래 증식 가능하기 때문에 개발자들에게 특성분석을 할 만한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다. 전문가들은 “세포 배양을 해보기라도 한 사람이면 세포를 보기만 해도 이 세포가 연골세포인지 신장세포인지 구별 가능하다”고 말한다.

 

코오롱생명과학과 초기 개발자들이 신장세포를 사용하면서도 연골세포로 속였을 거라 의심하는 이유에 대해 A 씨는 “신장세포는 암화 기능이 있는 유전자가 있기 때문에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 신청을 받기 훨씬 까다롭다는 점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또 약이 만들어져서 상장이 되고 많은 주주가 몰리면 설마 우리를 죽이겠어? 하는 생각을 했을 수 있다”고 얘기했다.

 

전문가들은 검찰 수사에서 코오롱생명과학, 코오롱티슈진 등 코오롱그룹이 인보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2액의 세포 성분이 다르다는 걸 처음부터 알면서도 고의로 은폐했는지 명확히 밝혀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 신장세포 혼입됐다는 주장도 설득력 낮아…​코오롱 “몰랐다”

 

2액으로 사용되는 TGF-β1 유전자를 생산하려면 신장세포(GP2-293)가 사용되는데 코오롱생명과학은 연골세포에 TGF-β1 유전자 삽입되는 과정에서 신장세포의 일부가 혼입됐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것 또한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말한다. A 씨는 “2액을 만들 때 TGF-β1을 잘 전달할 수 있는 바이러스를 만든다. 이후 필터를 이용해 바이러스만 수거하고 그 바이러스를 연골세포에 붓는 것이다. 그런데 세포는 필터를 통과하지 못한다. 따라서 신장세포가 오염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서울 지역 다른 대학교수 C 씨의 의견도 같았다.

 

전문가들은 검찰 수사에서 코오롱생명과학, 코오롱티슈진 등 코오롱그룹이 인보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2액의 세포 성분이 다르다는 걸 처음부터 알면서도 고의로 은폐했는지 명확히 밝혀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또 이관희 전 교수와 함께 1990년대부터 세포유전자치료제 관련 논문을 공동 기재했던 사람들도 함께 조사해야 한다고 의견을 표했다. 해당 논문들에도 2액 성분이 모두 연골세포라 기재돼 있다.

 

또 전문가들은 책임을 면피하려 하는 코오롱생명과학과 이관희 전 교수의 태도에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 19일 KBS 보도에 따르면 이 전 교수는 ‘식약처 허가 전 인보사에 신장세포가 유입될 가능성을 미리 알고 있었다’고 밝혔고, 코오롱생명과학은 ‘왜 그 가능성을 알면서도 알려주지 않았느냐’고 맞받아쳤다. A 씨는 “개발자 혹은 개발사는 모든 실험을 해서라도 약에 대한 검증의 책임을 져야 한다. ‘나도 몰랐다’ 혹은 ‘당했다’고 표현하는 게 어처구니없다”고 일갈했다.

 

이러한 의혹 제기에 대해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아니다. 처음부터 신장세포라고 알았던 것은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김명선 기자 line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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