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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 시즌 5] 진영-앵무새와 현대인

2019.12.30(Mon) 14:21:20

[비즈한국] 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의 목표는 진정한 의미의 중간 미술 시장 개척이다. 역량 있는 작가의 좋은 작품이 합리적인 가격으로 미술 시장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시즌 5를 시작하면서 이를 구현하기 위한 실질적인 방식을 제시하려고 한다. 본 프로젝트 출신으로 구성된 작가위원회에서 작가를 추천하여 작가 발굴의 객관성을 위한 장치를 마련하고, 오픈 스튜디오 전시, 오픈 마켓 등 전시 방식을 획기적으로 제시해 새로운 미술 유통 구조를 개척하고자 한다. 

 

in the middle of the night 02: 193.9x130.3cm Acrylic on Korean paper 2019

 

자연은 아직까지도 풀어내지 못하는 많은 숙제를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 물음을 풀기 위한 인간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지만, 미궁 속에 있는 자연의 신비한 현상은 여전하다. 

 

거기에 깃드는 것이 상상력이다. 상상력은 정신을 풍요롭게 했고, 예술을 기름지게 만들었다. 이를 자양분 삼아 피어난 대표적인 예술이 상징주의다. 

 

과학으로 풀지 못하는 자연 현상을 그냥 넘기기에는 미심쩍었던 예술가들이 찾아낸 돌파구였던 셈이다. 배후에 불가사의한 힘 혹은 존재가 있다고 믿고 이를 표현했다. 그런 생각을 신화나 현실의 사물에 빗대어 풀어내는 방법으로.

 

따라서 상징주의는 표현된 결과물로 접근하면 풀어내기가 수월치 않다. 상징의 코드를 알아야 해석이 가능한 예술이다. 

 

big sweet pumpkin 01: 80x80cm Acrylic on Korean paper 2016

 

 

19세기 말 이처럼 심각한 얼굴로 등장한 상징주의는 사람들의 호감을 얻지는 못했다. 진지한 만큼 ‘가까이하기에 너무 먼 당신’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술의 영토를 무한히 넓히는 데 한몫을 단단히 해낸 예술이다. 

 

그런데 이런 상징 코드는 20세기 후반 본격적으로 등장한 새로운 구상 회화에서 진가를 보여준다.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시대 감성에 맞는 적절한 상징을 내세워 대중적 호응을 얻고 있다. 그렇게 해서 성공한 예술이 팝아트다. 

 

팝아트에는 이 시대 대중적 이미지가 많이 등장한다. 가벼운 것 같지만 그것이 상징 뒤에 감추고 전달하려고 하는 내용은 결코 만만한 게 아니다. 그 중 캐릭터를 내세운 상징의 방법은 대중과의 소통에 더욱 효과적이다. 

 

캐릭터 자체를 장식적으로 보여주는 회화도 있다. 그런 작품들도 하려는 이야기는 분명히 있다. 캐릭터의 이미지가 너무 강하게 두드러져 그렇게 보일 뿐이다. 

 

그런데 캐릭터를 내세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려는 작가들 대부분은 진지한 얘기를 가지고 있다. 진영도 이런 태도로 작품을 만드는 작가다. 그의 작품에도 자신이 개발한 캐릭터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이 때문에 사람들의 눈길을 쉽게 유도한다. 

 

treasure hunters: 72.2x60.6cm Acrylic on canvas 2019

 

 

그의 캐릭터는 앵무새다. 그림 속에는 앵무새 머리를 한 사람들이 많이 나온다. 그들은 아주 조그맣게 그려졌는데 모두가 무언가를 하고 있다. 산책하고, 담소를 나눈다. 피크닉이나 스포츠를 즐기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무슨 종교적 의식 같은 모임의 분위기도 있고, 탐사하듯 숲 속을 헤매기도 한다. 모두가 우리 일상의 모습이다. 

 

그러면 그의 앵무새 캐릭터가 상징하는 것은 무엇인가.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앵무새 머리를 한 형상을 통해서 현대인의 반복과 모방 심리 표현하고 싶었다. 우리는 의식하지 않아도 세상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기 위한 역할과 모양새를 취하며 산다. 마치 무대에 선 연극배우처럼.”

전준엽 화가·비즈한국 아트에디터​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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