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중앙그룹 3세 홍정인 콘텐트리중앙·메가박스중앙 대표의 부동산에 납세담보 목적의 수십억 원대 근저당이 설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콘텐트리중앙, 메가박스중앙 등 중앙그룹 주요 계열사가 회생절차를 신청하고, 중앙일보의 기업어금이 부도 처리되는 등 그룹 유동성 위기가 확대되는 분위기여서 오너 3세의 재무 상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24년 8월 세무당국서 근저당 설정
비즈한국 취재에 따르면 홍정인 콘텐트리중앙·메가박스중앙 대표 명의의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더힐 아파트에 세무당국의 근저당권이 설정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용산세무서는 2024년 8월 이 부동산에 채권최고액 67억 3572만 원 규모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등기원인은 ‘납세담보제공계약’이다.
납세담보제공계약은 고액의 세금을 장기간 분할 납부(연부연납)하기 위해 개인 자산을 담보로 계약을 체결하는 걸 의미한다. 재계에서는 상속세·증여세 연부연납 과정에서 납세담보가 설정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용산세무서 관계자는 “납세담보제공계약은 납세자가 납부해야 할 세금이 있으나 자금 사정 등으로 당장 납부가 어려운 경우, 부동산 등을 담보로 제공하고 납부 유예나 납부기한 연장을 받는 방식”이라며 “세액이 큰 경우 담보를 제공한 뒤 수년에 걸쳐 분할 납부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홍 대표도 고액의 국세를 일정 기간에 걸쳐 나눠 내기 위해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한 것으로 풀이된다. 채권최고액이 67억 원을 웃도는 점을 감안하면 관련 세액도 상당한 규모일 것으로 추정된다. 승계 과정에서 발생한 증여세 등을 연부연납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구체적인 세목은 확인되지 않았다.
약정된 세금 납부 일정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세무당국은 관련 법령에 따라 담보권을 실행할 수 있다. 이 경우 담보로 제공된 부동산은 압류 및 공매 절차 대상이 될 수 있다. 중앙홀딩스 측은 “개인 세금 문제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바가 없다”고 전했다.
담보로 제공된 한남더힐은 홍 대표가 2020년 11월 76억 원에 매입했으며 전용면적 233.224㎡(약 71평) 규모다. 한남더힐은 국내 대표 고급 주거단지로 꼽힌다. 현재 홍 대표 자택과 인접한 비슷한 면적 세대는 200억 원에 매물로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중앙그룹 계열사 회생 신청, 중앙일보 기업어음 부도
홍정인 대표는 중앙그룹 창업주 고(故) 홍진기 회장의 손자이자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의 차남으로, 중앙그룹 지주사인 중앙홀딩스 지분 37.2%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중앙홀딩스 지분은 홍 회장의 장남인 홍정도 중앙홀딩스 부회장이 55.8%, 홍정인 대표가 37.2%, 홍석현 회장 7.0% 등 오너 일가가 보유하고 있다. 홍 대표는 콘텐트리중앙과 메가박스중앙의 대표직을 맡아 그룹의 콘텐츠와 극장 사업을 이끌어왔다.
중앙그룹은 최근 핵심 계열사들이 잇따라 회생절차를 신청하며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 JTBC는 12일 206억 원 규모의 유동화 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했고, 14일에는 JTBC·콘텐트리중앙·메가박스중앙·중앙홀딩스·중앙피앤아이 등 5개사가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중앙일보는 19일 220억 원 규모의 기업어음(CP)이 최종 부도 처리됐다.
지난 15일 홍정도 중앙그룹 부회장은 서울 상암동 중앙일보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대외 경제 여건 악화와 신용등급 하락으로 인한 자금 경색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불가피한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빠른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며 고용 안정 등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중앙그룹의 자금 부담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당장 이달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과 회사채만 3000억 원에 육박하고, 올해 안에 갚아야 할 차입금 규모도 6000억 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그룹은 사옥 매각도 추진하고 있으나, 사옥에 설정된 대출 잔액이 약 3800억 원에 달해 매각하더라도 실제 확보할 수 있는 현금은 2000억 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오너 일가를 향한 책임론도 거세지고 있다. 중앙그룹 계열사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19일 JTBC 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고 홍석현 회장 일가의 사재 출연과 원금 보장을 요구했다. 이들은 “중앙그룹이 방만한 경영으로 발생한 7900억 원 규모의 빚을 서민들에게 떠넘기고 법 뒤로 숨어버렸다”며 개인 채권자 원금 100% 보장과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을 강력히 요구했다.
중앙홀딩스 측은 “오너 일가 사재 출연과 관련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검토되는 바가 없다”고 전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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