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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도 "보유세·양도세 개편"…반도체 호황 뒤 부동산 과열 경고

이재명 대통령 ‘7월 세제 정리’ 예고 뒤 정책실장도 유동성 우려…서울 매수심리 두 달 연속 상승

2026.06.21(Sun) 14:24:40

[비즈한국]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반도체 호황 이후 부동산 시장으로 유동성이 쏠릴 가능성을 경고했다. 하반기 이후 성과급과 임금 인상, 수출대금 유입이 시차를 두고 나타나면 부동산 매수심리가 다시 자극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김 실장이 보유세와 양도세 조정 필요성을 직접 언급하면서 7월로 예고된 부동산 세제 개편안이 주목받고 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사진)이 반도체 호황 이후 부동산 시장으로 유동성이 쏠릴 가능성을 경고했다. 사진=박은숙 기자

 

김 실장은 2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올해 한국 경제를 “역대급 호황”으로 평가하면서도 “과거를 돌아보면 이런 돈은 결국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어가는 경향을 반복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명품 소비가 살아나고 선호지역의 부동산 매수 심리도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할 수 있다”며 “진짜 고비는 연말과 내년 초”라고 짚었다.

 

김 실장이 주목한 것은 호황의 시차다. 상반기에는 반도체 실적과 주가가 먼저 반응하지만, 하반기 이후 성과급과 임금 인상, 수출 대금 유입이 본격화하면 현금을 쥔 수요가 부동산 시장으로 움직일 수 있다. 이번 호황이 대출 여력보다 현금성 유동성에 기반한 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수요 억제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문제의식도 담겼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17.1% 증가했다. 실질 GDP 증가율은 3.8%에 그쳤지만, 반도체 가격 상승과 교역조건 개선이 국민소득을 끌어올리면서 명목 지표가 크게 뛰었다. 김 실장은 글로벌 AI 투자 확대가 반도체 수요를 끌어올렸고, 기업 실적과 증시, 경상수지, 세수 등 지표가 동시에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문제는 호황의 온기가 경제 전반으로 고르게 퍼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김 실장은 “나라 전체 평균은 좋아졌지만 그 평균이 모든 사람의 현실을 설명해주지는 못한다”고 했다. 반도체 기업 이익과 주가는 급등했지만 자영업자와 내수기업 체감 온도는 다르다는 것이다. 거시지표 개선과 체감경기 사이의 괴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김 실장은 부동산 과세 정상화도 직접 언급했다. 그는 “보유세와 양도세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필요하고 옳은 방향”이라면서도 “세금을 내고도 남는 장사라는 확신이 생기면 어지간한 규제로는 역부족일 수 있다”고 했다.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현금 유동성이 수도권 주택시장으로 흘러들면, 대출 규제만으로 과열을 막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같은 발언은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예고한 부동산 세제 개편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세제와 금융, 규제, 공급을 조만간 한꺼번에 정리하겠다”며 “세제 문제는 7월이 돼야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유세 부담이 낮아 부동산 기대수익률을 낮출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설명도 내놨다. 

 

최근 부동산 시장 지표도 이 같은 문제의식을 뒷받침한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서울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올해 1월 138.2에서 3월 117.8까지 낮아졌지만, 4월 124.9, 5월 135.6으로 두 달 연속 상승했다. 전국 지수도 5월 116.7로 전월보다 4.7포인트 오르며 상승 국면에 들어섰다.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수심리가 다시 강해지는 흐름이다. 

 

관건은 부동산 시장으로 향하는 유동성 흐름을 정부가 얼마나 제어할 수 있느냐다. 김 실장은 “반도체가 벌어온 국부가 부동산 불로소득으로 흡수되고 성장의 과실이 소수에게만 집중된다면 이번 호황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7월로 예고된 부동산 세제 개편안은 유동성 확대에 대응하는 정부 정책 방향을 가늠할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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