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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어음' 한투​·NH​·KB증권, 자본적정성 악화에 신용등급 하향 압박 고조

"단기어음 발행, 재무적 부담 불가피" 분석에 세 증권사들 "발행어음 영향 있으나 일시적"

2020.08.05(Wed) 13:04:46

[비즈한국]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사업을 영위하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의 자본적정성이 내려감에 따라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하방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단기금융업을 통해 모은 자금을 고위험 자산에 투자함에 따라 영업용순자본비율이 내려간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증권사가 자본적정성 관리에 들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의 자본적정성이 하락함에 따라 신용등급 하방압력을 받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 야경. 사진=박은숙 기자

 

증권사가 단기금융업을 하기 위해서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아야 하고,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인 초대형IB 자격을 갖춰야 인가를 받을 수 있다.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게 되면 자기자본의 200% 한도 안에서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어음을 발행할 수 있기 때문에 증권사로서는 투자 보폭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된다. 국내에서 사업을 영위하는 증권사 가운데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세 곳뿐이다.​

 

업계에서는 안정적으로 자금을 모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단기금융업 사업에 관심이 높다. 하지만 이렇게 모집한 자금이 오히려 재무적인 구조를 악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은 영업용순자본비율이 신용평가사 신용등급 하향 기준선까지 하락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연결기준 영업용순자본비율은 2019년 말 기준 157.5%에서 올 1분기 139.2%로 150%선을 밑돌았다. 한국신용평가는 한국투자증권의 영업용순자본비율이 150%를 지속적으로 하회할 경우 신용등급 하향 원인이 될 수 있다며 ‘경고등’을 켰다. NH투자증권도 지난해 말 157.6%였던 연결 기준 영업용순자본비율이 올해 1분기 기준 141.9%로 하락했다. 한국신용평가는 NH투자증권 역시 해당 지표가 150%선을 지속적으로 밑돌 경우 신용등급 하향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자기자본 3조 원 이상인 대형증권사의 가운데 영업용순자본비율이 150%를 하회하는 회사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등 두 개 사뿐이다. 이들 증권사에 자본적정성 개선이라는 숙제가 던져진 셈이다. 

 

KB증권 역시 안심할 수 없다. 2018년 230%를 웃돌던 영업용순자본비율은 2019년 말 기준 203%, 1분기 말 168.6%으로 가파르게 하락해 기준선 150%으로 하향 접근하고 있다.

 

영업용순자본비율은 자산적정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영업용순자본을 총위험액으로 나눠 계산하는데, 영업용순자본의 규모가 작아지거나 노출된 위험액 규모가 확대될수록 지표가 하락한다.

 

이들 증권사의 자본적정성이 악화된 배경으로 단기금융업으로 인한 재무 부담이 지목된다. 단기금융업은 투자금을 모으기는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자본이 확대되지 않아 재무적인 부담을 가중한다. 증권사가 단기어음을 발행하면 자산과 부채가 증가할 뿐, 자본에는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자본적정성이 악화되는 것이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이들 세 증권사의 자본적정성이 악화된 것은 단기금융업을 통해 모인 자금이 위험자산 투자처에 대거 투입된 영향이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우리나라에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세 곳뿐이다. 사진=이종현 기자

 

발행어음의 금리가 높은 점도 역마진을 우려케 하는 대목이다. 최근 KB증권의 발행어음 연금리는 2.4% 수준이다. 반면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0.5%, 시중은행 예금금리는 0%대다. 이 때문에 이들 증권사가 위험을 감수하고 수익이 높은 위험자산에 투자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현재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이 단기금융업을 통해 모집한 발행어음 잔액은 각각 8조 4000억 원, 4조 2189억 원, 3조 6210억 원 수준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단기금융업을 영위하는 증권사의 재무적정성이 악화된 게 발행어음 사업 때문이라고만은 할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코로나19 등으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이들 증권사가 다른 증권사에 비해 재무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최근 2~3년간 부동산 경기 호황으로 대체투자 관련 투자가 증가했다”면서 “올해 1분기 배당금 지급으로 자기자본이 감소해 영업용순자본비율이 일시적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영업용순자본비율 하락에는 발행어음 업무의 영향이 있다”면서 “다만 재무적정성이 악화했다기보다는 신사업에 필요한 자금 활용에 따른 결과로 보고 있다”고 답변했다.

 

KB증권은 “지난해 8월 발행어음 사업을 시작한 이후 NH증권이나 한국투자증권 수준으로 영업이 활성화되면서 관련 순자본위험액(NCR위험액)이 증가했다”면서 “지난 1분기부터 자체적인 NCR 효율화를 통한 관리에 들어감에 따라 2분기부터 해당 지표가 금감원 기준 1000% 이상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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