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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5분 들었는데 환불액이…' 클래스101 고할인의 함정

커리큘럼, 강의 내용 미리 파악 어려운 깜깜이 구조…공정위 "소비자가 분쟁 조정 신청해야"

2020.08.05(Wed) 11:12:05

[비즈한국] 온라인 강의 플랫폼 ‘클래스101’ 수강생들이 환불 정책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5분짜리 수업 하나만 들어도 전액을 환불받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는 “약관 자체로는 불공정하다 판단할 수 없다. 소비자가 약관심사를 청구하거나, 한국소비자원에 피해 구제 혹은 분쟁 조정을 신청해야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어서 이 같은 불만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클래스101은 2018년 서비스를 시작한 온라인 교육 스타트업이다. 강사 경험이 없더라도 클래스메이트라 불리는 수강생들의 수요가 어느 정도 쌓이면 강의를 열 수 있어 예비 크리에이터(강사)에게 인기다. 재테크, 운동, 미술, 공예, 음악, 사진, 요리, 꽃꽂이 등 분야가 다양해 많은 사람이 이 앱을 이용하고 있다. 지난 5월 기준 클래스101 누적 방문자 수는 850만 명을 돌파했으며, 크리에이터로 불리는 강사의 누적 수익은 180억 원에 달할 정도로 성장세가 가파르다.

 

온라인 동영상 강의 플랫폼 클래스101의 환불 규정에 수강생들이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사진=클래스101 애플리케이션 화면 캡처


그러나 성장세만큼 수강생 사이에서 비판도 적잖다. 이용자 A 씨는 “돈을 내고 듣는 수업이라면 ​보통 ​한 강의에 ​최소 ​20분 이상을 예상한다. 그런데 클래스101은 1강당 5분 미만인 수업이 적지 않다”며 “수강생이 이 같은 정보를 사전에 파악할 수 없는 것도 문제지만, 5분짜리 수업 하나만 들어도 환불 금액에서 공제하는 환불 정책도 문제”라며 비판했다. 

 

A 씨는 “수업을 듣기 전 강사의 저서까지 살 정도로 기대했다. 하지만 강의는 강사의 저서에 담긴 내용의 20%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2만 원짜리 책 서두에나 담길 주제 3가지 정도를 얘기하는 내용을 30만 원에 팔고 있더라”며 “내가 수강한 수업은 1~3분에 불과했다. 심지어 어떤 강의는 강사가 인사하고 잡담하다가 끝났다. 8회 차를 모두 더해도 총 수강 시간이 1시간 조금 넘었다”고 지적했다.

 

A 씨는 이어 “수업마다 강의 시간이 다른 건 인정한다. 그러나 수업 시간이 5분 이하인 강의가 여러 개라면 수강생들이 강의 시간과 구체적인 내용·분량을 파악할 수 있도록 커리큘럼에 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 씨가 등록했던 수업. 4강의 수업시간이 4분 미만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심지어 1분짜리 강의도 있다. 1분짜리 수업만 들어도 수강생은 전액을 환불 받을 수 없다. 사진=A 씨 블로그 캡처


이와 관련해 클래스101 관계자는 “커리큘럼은 강사와 클래스101의 논의를 통해 게시된다. 커리큘럼에서는 크리에이터의 정보, 강의의 성격, 각 강의의 제목, 샘플 강의 등을 확인할 수 있다”며 “강의 시간이 커리큘럼에 담겨야 할 필수 사항은 아니다. 강의 시간 역시 강사와 클래스101이 논의해 확정한다. 참고로 강의가 5분 미만인 수업은 거의 없다. 수업의 특성상 강의가 나뉘어 운영될 수는 있다”고 답했다.

 

A 씨와 비슷한 경험을 한 수강생들의 불만은 소비자에게 불리한 환불 정책으로 집중된다. 수업 시간에 관계없이 수강생이 1강만 듣더라도 환불 금액에서 공제하기 때문이다. 클래스101 환불 정책에 따르면 환불액은 기준 금액에서 수강권 기이용분을 뺀 금액이다. 기준 금액은 이용자가 실제로 결제한 금액인 반면, 수강권 기이용분은 수강권의 본래 가격에 수강률을 곱해 계산한다.

 

예를 들어 정상가 30만 원짜리 수업을 15만 원에 구매한 수강생이 총 10강 중 3강을 듣고 환불을 받으려 한다면, 정상가 30만 원을 기준으로 ​환불이 된다. 따라서 30만 원에 수강률 0.3을 곱한 값인 9만 원이 공제되고, 수강생이 받는 환불액은 본인이 실제 결제한 15만 원에서 9만 원을 뺀 나머지 6만 원에 불과하다.

 

실제로 한 수강생은 자신의 블로그에 “18만 9532원에 수업을 등록했다. 수업 방향이 나와 맞지 않아 환불을 요청했다. 그런데 총 환급액이 7만 7540원밖에 안 된다더라. 모두 더해 1강 수준도 안 되는 5분짜리 강의 4개를 듣고 약 10만 원이 날아갔다”고 적었다.

 

클래스101은 상시 할인을 하는 구조인 데다 얼리버드 행사에 각종 할인 쿠폰까지 주어져 정상가로 수업을 신청하기가 더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여기에 수강권과는 별도로 강사와 일대일 질문이 가능한 코칭권 등을 포함해서 판매하는 경우도 있어 환불 규정이 더욱 복잡해진다.​

 

또 다른 수강생도 환불액 계산 방법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결제 금액이 37만 9960원인데, 환불 금액은 12만 7660원에 불과했다. 기준 금액은 내가 실제로 결제한 ‘할인 금액’으로 두고 왜 수강권 기이용분은 정상가를 기준으로 하는지 모르겠다. 환불 정책이 말도 안 될 정도로 빡빡한 것 같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위부터 클래스101, 파고다인강, 해커스인강 환불 규정. 파고다인강과 해커스인강은 수강 후에도 수강생들이 전액 환불을 받을 수 있게 돼 있지만, 클래스101은 1강만 수강하더라도 환불 금액에서 공제되는 구조다. 자료=각 업체 환불 규정 캡처

 

다른 업체 사정은 어떨까. 대표적인 온라인 강의 업체로 꼽히는 파고다인강과 해커스인강은 7일 이내에 수강 횟수가 2회 이하인 수강생은 전액 환불을 받을 수 있다. 수강 초반 적응을 돕는 오리엔테이션 수업을 포함하면 3강이다. 결제 후에도 수강생들이 수강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여유를 두고 있다. ​

 

이에 대해 클래스101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관계 법령과 동종 업계에서 사용되는 내용을 참조하고 있다. 위약금 규정 부분도 관련 행정규칙과 동종 업계의 통상적 규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총 계산 금액은 할인 금액으로 두고 이용 금액은 정상가로 계산했다고 해서 그 자체로 약관이 불공정한 건 아니다. 판매사마다 서비스 제공 방식이나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또 환불 규정을 악용하는 소비자도 있어 사업자 입장에서 오히려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며 “다만 사업자가 의도적으로 정상가와 할인가를 정해 환불 금액을 조정한 경우에는 소비자가 법원에 약관심사를 청구하거나 한국소비자원에 피해 구제나 분쟁 조정을 신청하는 등 절차를 따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온라인 교육 서비스라 할지라도 저마다 약관이 모두 다르며 피해 사례도 다양하다. 정확한 상황 판단을 위해 소비자가 직접 피해 구제나 분쟁 조정을 신청하는 게 합리적”이라며 “환불 요청 시 할인 전 정상가로 계산해 환급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므로 약관을 꼼꼼히 확인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클래스101 관계자는 “환불이나 위약금과 관련해 여러 의견이 모이는 만큼, 앞으로 수강생과 강사 모두 만족할 만한 운영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박찬웅 기자 rooney@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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