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비즈한국 BIZ.HANKOOK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이슈

국세청 조세범칙심의위 '깜깜이 운영' 논란에도 기재부·국세청 '나몰라라'

행정처분 대상자 피조사자 참석 차단, 위원·회의록 비공개…20대 국회 개선안 자동폐기

2020.08.06(Thu) 12:37:09

[비즈한국] 납세자의 권익보호에 앞장서야 할 각 지방국세청 산하 조세범칙조사심의위원회가 깜깜이 운영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현행 조세범 처벌절차법은 이러한 조세범칙조사심위원회(이하 심의위)의 불투명한 운영을 합법화 해주고 있어 세무 행정처분 당사자들로부터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세종시 국세청 청사. 사진=국세청


하지만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은 현행법 상 그런 것이라면서 요지부동으로 일관하고 있다. 20대 국회에선 투명한 심의위 운영을 위한 개선 법안이 발의됐지만 여야간 정치 공방으로 변변한 법안 심의도 이뤄지지 못한 채 회기 종료로 자동폐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세범 처벌절차법에 따라 각 지방국세청은 지방국세청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심의위를 두고 있다. 심의위는 조세범칙조사의 실시 여부와 기간 연장, 조세범칙처분의 결정과 조사범위의 확대 등을 심의·의결하는 강력한 권한을 가진 기구다.

 

그러나 심의위는 개최 시 행정처분 대상자인 피조사자의 참석을 원칙적으로 막아 소명할 기회를 주지 않고 있다. 심의위 참석 위원과 회의록 등도 비공개로 일관하고 있어 깜깜이 운영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아울러 이 법은 위원장이 임명하는 민간 위촉위원 자격을 법률, 회계 또는 세무에 관한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라고만 규정해 임의로 위촉될 여지도 크다. 

 

깜깜이 운영 논란과 관련한 전형적인 사례가 있다. 대전·충남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태양광 발전 건설 업체인 A 사는 연 매출 300억 원대 규모인데도 지난해 6월부터 올해 7월까지 대전지방국세청으로부터 무려 1년 1개월 동안 혹독한 세무조사를 받았다.

 

대전국세청은 세무조사 끝에 A 사의 매출 상당 부분이 무자료와 가공 거래로 이뤄졌다고 보고 무려 250억 원 이상의 세금 추징은 물론 검찰 고발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A 사는 신재생에너지설비 자재는 25년간 관리를 부여받는 고유번호가 존재하고 대금납부까지 완료됐지만 지자체의 인허가 지연 부분에 대해 대전국세청이 납득할 수 없게 가공거래로 몰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A 사는 제출한 자료를 대전국세청이 임의 수정하기도 했으며 세무조사가 채 끝나기도 전에 타 세무서에서 결과를 미리 알고 있는 등 여러 절차 위반 문제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결국 A 사는 세무조사 결과에 문제가 있다며 심의위 회부를 요구했다. 

 

A 사 관계자는 “대전국세청 소속 심의위 관련 부서에 당사가 제출한 자료를 임의 수정하지 말아 달라. 세무조사 행정처분 당사자인 당사 쪽에서도 심의위에 참석해 적극 소명하게 해 달라. 그렇지 않으면 당사에게 불리한 세무조사 담당자들도 참석 못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하지만 어느 것 하나 수용된 게 없었다”고 성토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당초 오후 2시로 통보받은 심의위 개최 시간에 대해 대전국세청은 당사에게 알리지 않고 심의위를 당일 오전 10시로 당겨 열었다”며 “이를 까맣게 몰랐던 당사가 당일 오전 10시 30분쯤 심의위에 자료를 제출하러 갔지만 이미 심의위가 끝났다는 황당한 답변을 들어야 했다. 대전국세청은 당사가 요구한 심의위 회의록과 참석 위원 명단 제공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기재부 측은 “심의위 운영과 관련해 현행법에 그렇게 규정돼 있다”는 입장만 밝혔다. 

 

대전국세청 관계자는 “심의위 운영 등과 관련해 비공개가 원칙이다. 피조사인이 심의위에 참석할 수 있는 경우도 있고 참석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A 사의 경우 심의위에 참석할 수 없는 사안이었다”라며 “A 사가 제출한 자료에 대해 익명 처리한 원본을 심위위에 제공했다. 심의위 당일 A 사의 추가 자료 제출 시점에서 심의위가 끝나지 않고 참석 위원들에게 자료 내용을 알렸다”고 설명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핫클릭]

· 동행복권 전산시스템 도입에 판매점 반발하는 까닭
· [단독] 김종운 알레르망 대표, 한남더힐 등 신탁 '탈세 의혹'
· KCC건설, 정몽열 지분율 조정 이어 계열분리로 사익편취 꼼수 논란
· CJ제일제당 소유 유엔빌리지 고급빌라, 6년 넘게 안 팔리는 사연
· 대표 구속 '초상집' 신라젠, 상장폐지 수순 밟을까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