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허진규 일진그룹 회장(85)의 차남 허재명 전 일진머티리얼즈(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사장(54)이 투자사 컴퍼니에이치(Company H) 대표이사에서 사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허 전 사장은 2022년 일진머티리얼즈를 롯데그룹에 매각한 후 일진그룹을 떠났다. 이후 2023년 2월 컴퍼니에이치라는 회사를 설립한 후 독자적인 투자 활동에 나선 바 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일진그룹 계열사로 분류됐지만 허재명 전 사장 개인 회사의 성격이 강했다. 허 전 사장이 일진머티리얼즈 지분 53.30%를 보유한 최대주주였기 때문이다. 허 전 사장의 부친 허진규 회장이 보유한 일진머티리얼즈 지분은 0.03% 수준이었고, 일진그룹 다른 계열사는 일진머티리얼즈 지분을 보유하지 않았다.
허재명 전 사장은 2022년 일진머티리얼즈 지분 전량을 롯데그룹에 2조 7000억 원을 받고 매각했다. 이후 2023년 2월 컴퍼니에이치라는 투자 회사를 설립해 독자적인 경영 활동에 돌입했다. 일진머티리얼즈 매각으로 2조 원 이상의 현금을 손에 쥐었기 때문에 투자에 나설 실탄도 두둑했던 셈이었다. 허 전 사장은 컴퍼니에이치의 유일한 업무집행자였다. 컴퍼니에이치는 유한책임회사로 유한책임회사의 업무집행자는 주식회사의 사내이사와 비슷한 권리와 의무를 지닌다.
컴퍼니에이치는 지난해 7월 NH투자증권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하는 등 나름의 존재감을 보였다. 당시 양사는 인수금융, 프로젝트파이낸싱 등 IB(투자은행) 관련 딜에 공동 참여하는 방식으로 협력하기로 했다. 허재명 전 사장도 “IB 사업을 선도하는 NH투자증권과 협업할 수 있어 기대가 크다”고 말했었다.

그런데 비즈한국 취재 결과 허재명 전 사장은 지난 5월 컴퍼니에이치 업무집행자에서 사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후임 업무집행자로는 임 아무개 씨가 선임됐다. 컴퍼니에이치는 허 전 사장 사임 이유를 공개하지 않았다.
재계 일각에서는 허재명 전 사장이 일진그룹으로 복귀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허 전 사장은 일진그룹을 떠났지만 일진디스플레이 지분 14.64%, 일진제강 지분 17.74% 등 무시할 수 없는 수준으로 일진그룹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허재명 전 사장과 형 허정석 일진홀딩스 부회장(56)은 교류가 많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허 전 사장이 가족들과 거리를 뒀다는 뒷말도 나온다. 재계에서는 허 전 사장이 일진머티리얼즈를 매각할 당시 부친 허진규 회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소문이 돌았다. 일진그룹 관계자는 허 전 사장의 행보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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