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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대상기업집단 1년, 애경 일감 몰아주기 개선 답보 논란

해소 노력 찾아보기 어려워…애경 "공정위에서 조사 안해"

2020.10.15(Thu) 08:50:50

[비즈한국] 애경그룹이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자산 5조 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지정된 이후 1년이 훌쩍 넘었지만 일감 몰아주기 행태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현 정부가 대기업집단과 관련해 가장 역점을 두는 분야는 일감 몰아주기다. 애경은 그간 자산규모 5조 원 미만으로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할 수 있었다.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 애경그룹 신사옥. 사진=이종현 기자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지난해 5월 1일자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편입하면서 애경은 일감 몰아주기 문제를 시급히 해소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문제는 그로부터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애경 내에서 이 문제를 둘러싸고 별다른 변화가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자산 5조 원 이상인 공시대상기업집단에서 총수 일가의 지분이 30%를 초과하는 상장사(비상장사는 20% 이상일 경우), 계열사들과 내부거래 금액이 연간 200억 원 또는 국내 매출의 12% 이상일 때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으로 규정한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애경의 내부거래 비중은 39.0%에 달한다. 

 

애경은 공정위 지정 올해 5월 1일 기준 자산총액 5조 원 이상 64개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자산 5조 6300억 원으로 60번째에 순위를 올렸다. 지난해 58위에 비해 순위는 두 계단 내려갔고 계열사 수도 40개에서 38개로 줄었으나 자산은 전년 5조 2000억 원에 비해 1년 새 약 4300억 원, 8% 이상 늘었다. 

 

애경의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해 가장 큰 특징은 장영신 애경 회장이 일가는 물론 그룹 내에서 물류 사업을 담당하는 올케인 김보겸 회장 일가까지 챙겨주고 있다는 점이다. 김보겸 회장은 장영신 회장의 셋째 오빠인 고 장위돈 전 서울대학교 교수의 부인이다. 

 

장영신 회장은 남편이자 애경그룹 창업주인 고 채몽인 회장과 사이에 채영석 애경산업 총괄부회장, 채은정 애경산업 부사장(남편 안용찬 전 애경산업·제주항공 부회장), 채동석 애경산업 부회장, 지난 9월 프로포폴 상습 투약혐의로 징역 8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채승석 전 애경개발 사장을 자녀로 두고 있다.  

 

김보겸 회장은 고 장위돈 교수와 사이에서 장우영 JSA 대표, 장지영 인셋 대표, 장대영 에이알오 대표 등을 두었다. 

 

올해 10월 현재 애경 내에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오른 계열사는 11개다. 에이케이홀딩스, 애드미션, 에이텍, 비컨로지스틱스, 애경개발, 애경피앤티, 에이엘오, 에이케이아이에스, 우영운수, 인셋, 코스파 등이다. 

 

당초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당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됐었던 애경 계열사인 한국특수소재는 지난해 11월 코스파에 흡수 합병되면서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게 됐다.

 

애경은 두 회사의 합병이 ‘경영효율성과 경쟁력 강화 차원’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합병의 본질적인 이유는 한국특수소재의 지분 50%를 일본 JPS가 보유해 일본 지분 논란 외에도 매출액의 대부분을 코스파를 통해 올리고 있기에 택한 선택이었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장영신 애경 회장(왼쪽)과 올케인 김보겸 우영운수 회장. 사진=애경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오른 다른 계열사들의 양상을 보면 변화가 없다. 실례로 에이케이아이에스는 세제, 백화점, 소프트웨어업종으로 장영신 회장 일가 지분이 100%에 달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장영신 회장(5.63%),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50.33%), 채동석 애경산업 부회장(20.66%), 삼남 채승석 전 애경개발 대표(10.15%), 장녀 채은정 애경산업 부사장(13.23%)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17년 계열사와 내부거래로 올린 매출이 425억 원 중 398억 원으로 매출에서 내부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91.5%에 달했다. 2018년 매출 512억 원 중 계열사를 통해 271억 원을 거두면서 내부거래 비중은 53%에 달했으며 지난해 매출 729억 원 중 계열사를 통해 매출 508억 원을 거둬 내부거래비중은 약 70%에 달했다. 이 회사는 계열사들과 안정적인 내부거래를 통해 매출을 급성장시켜 나가는 일감 몰아주기의 전형적인 폐해 사례로 꼽힌다.

 

에이텍은 포장용기를 만드는 계열사다. 장영신(0.11%) 회장을 비롯해 장남 채형석(28.66%) 총괄부회장, 차남 채동석(17.91%) 부회장, 삼남 채승석(3.32%) 사장 등 장 회장 일가가 지분 절반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18년 총 매출액 632억 원 중 315억 원, 약 절반을 내부거래를 통해 거두었다. 지난해 매출 591억 원 중 내부거래를 통해 266억 원을 거두며 내부거래 비중이 약 45%에 달했다. 

 

골판지 등을 제조·판매하는 애경피앤티는 에이텍(45%), 채형석 부회장(40%), 장 회장 사위 안용찬 전 부회장(10%)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 역시 매해 80~90%를 계열사들과 내부거래를 통해 거두고 있다,

 

장영신 회장의 올케인 김보겸 회장 일가가 애경 내에서 지배하는 계열사들은 우영운수와 비컨로지스틱스 등이 있다. 육상운송지원 서비스를 주사업으로 하는 우영운수는 장우영 대표(34%), 장대영(30%), 장지영(30%), 김보겸 회장(6%) 등 일가가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는 매해 매출의 90% 이상을 계열사들과 내부거래를 통해 거두고 있다. 

 

역시 육상 운송지원 서비스를 하는 비컨로지스틱스도 김보겸 회장의 세 아들인 장우영 대표(35%), 장대영 대표(32.5%), 장지영 대표(32.5%)가 100%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 회사는 매해 매출의 거의 100%를 계열사들과 내부거래를 통해 거두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애경그룹 관계자는 “그룹 계열사들 간 거래 과정에서 정상적인 시중거래 가격으로 거래 원칙을 준수해 왔다.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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