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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투자 장외거래소 '2파전'…금융위, 점수표로 특혜 논란 정면돌파

KDX·NXT 예비인가 확정…기술탈취 공방 속 루센트블록은 탈락

2026.02.14(토) 18:08:03

[비즈한국] 금융위원회가 수익증권 장외거래중개업(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대상자로 KDX와 NXT컨소시엄을 선정했다. 특혜 심사, 불공정 논란으로 발표가 한 차례 연기된 만큼 금융당국은 심사 점수표를 공개하며 논란에 대응했다. 앞서 불공정 심사와 기술 탈취 의혹을 제기했던 루센트블록이 결국 예비인가를 받는 데 실패하면서, 향후 조각투자 유통시장 운영 방향에 눈길이 쏠린다.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소유’​를 운영하는 루센트블록이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심사에서 고배를 마셨다. 사진=루센트블록 제공

 

금융위가 13일 정례회의에서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를 의결했다. 3개 신청사(KDX·NXT컨소시엄·루센트블록) 중 신규 승인을 받은 곳은 KDX와 NXT컨소시엄이다. 다만 NXT컨소시엄은 경쟁사인 루센트블록이 기술 탈취 의혹을 제기하면서, 공정거래위원회의 행정조사가 개시되면 본인가 심사 절차를 중단하는 조건으로 승인됐다.

 

KDX는 키움증권·교보생명·카카오페이증권이 최대 주주로 나선 컨소시엄으로, 한국거래소가 5% 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조각투자 업체로는 카사코리아·바이셀스탠다드·테사·투게더아트·스탁키퍼 등이 참여했다. NXT컨소시엄의 최대주주는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로, 5% 이상의 주요 주주로는 신한·하나·한양·유진투자증권 등 금융사와 음원 저작권 조각투자업체 뮤직카우가 포함됐다.

 

이번 예비인가 발표는 기존 발표일이었던 1월 14일에서 한 차례 미뤄진 것이다. 당시에도 KDX와 NXT컨소시엄이 승인을 받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루센트블록이 불공정 심사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루센트블록은 1월 12일 예비인가 심사 과정에 △기득권 특혜 △불공정한 인가 절차 △기술 탈취 등의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관련기사 루센트블록,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에 '특혜 의혹' 제기한 까닭). 

 

불공정 인가란 KDX에는 한국거래소, NXT에는 넥스트레이드가 있어 공적 성격을 가진 기관이 스타트업과 경쟁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내용이다. 기술 탈취는 NXT가 인가 신청을 앞두고 투자 및 컨소시엄 참여 검토를 이유로 루센트블록의 내부 정보를 가져갔다는 의혹이다. 기득권 특혜의 경우 대규모 법인이 참여하는 컨소시엄은 인가 신청 전 기업 결합 여부를 심사해야 하는데, KDX와 NXT는 사전심사를 받지 않았다는 의혹이었다.

 

루센트블록은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예비인가 승인 과정에 기술 탈취, 특혜 심사 등의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가 의혹 제기 간담회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루센트블록 제공

 

이에 금융당국은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고 특혜 논란을 없애겠다”며 금융감독원 외부평가위원회의 심사 점수표를 공개했다. 평가 점수는 NXT컨소시엄이 750점, KDX가 725점, 루센트블록이 653점으로 1·2위와 3위의 격차가 컸다. 금융위는 “주요 점수 차이는 자기자본, 사업계획, 이해상충 방지체계 요건에서 발생했다”며 점수 차이가 발생한 이유에 대해 자세한 설명도 덧붙였다.

 

자기자본 항목은 규모, 자금 조달 방안의 현실성·적정성을 평가한다. 루센트블록의 경우 “자기자본이 타사 대비 현저히 낮고 출자금·비상자금 조달 계획의 실현 가능성이 유동적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사업계획에 대해서는 “기존 혁신 사업자로 유통 플랫폼 운영 경험은 있지만, 장기 전략과 금융회사로서의 내부 규정이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이해상충 방지체계에 대해서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51%로 실질적으로 컨소시엄 형태로 보기 어렵고, 루센트블록 자체가 개인회사 성격을 가진다”라며 지배구조 문제를 지적했다.

 

당국은 루센트블록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서도 모두 반박했다. 먼저 기술 탈취 의혹에 대해 평가위원회는 탈취가 아니라고 봤다. 위원회는 “기술 탈취 이슈는 평가 요소에 반영할 객관적인 근거가 부족하다”며 “형사 고소·고발을 진행한 것이 없고, 업무 협력은 있었지만 기술 탈취는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의견을 냈다.

 

기업결합 심사 여부의 경우 “KDX에서 최대주주가 아닌 한국거래소는 기업결합 신고 대상이 아니다”라며 “금융산업구조개선법에 따라 최대주주인 넥스트레이드나 증권사는 출자시 금융위의 출자 승인을 받는다. 이 경우 공정거래법상 기업결합 신고는 면제한다. 출자 승인 절차는 본인가 전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불공정 심사 의혹에 대해서는 “심사 기준에 스타트업 우대 조치를 반영했고, KDX와 NXT컨소시엄에도 다수의 핀테크 사업자가 참여하고 있다”며 “샌드박스 사업자에게 인가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예비인가 승인을 받은 KDX와 NXT컨소시엄은 6개월 내 인가 내용 이행 후 출자 승인과 본인가를 신청해야 한다. 영업 개시는 본인가 승인 후 가능하다. 반면 심사에서 탈락한 루센트블록은 나머지 두 컨소시엄이 본인가를 받아 영업을 개시하면 조각투자 유통 채널 영업을 중단해야 한다. 대신 루센트블록은 유통이 아닌 발행인가를 신청해 영업을 이어갈 수 있다. 만일 발행인가를 신청하지 않거나 심사에서 탈락한 경우 조각투자 증권은 연계 증권사가, 기초자산(부동산)은 신탁사가 관리해 투자자에게 수익을 분배하게 된다. 루센트블록의 조각투자 잔액은 약 250억 원, 투자자는 4만 5000명 정도다.

 

인가 결과가 나오자 루센트블록은 입장문을 통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자 지분은 창업자 독점이 아닌 초기 비전을 믿고 리스크를 함께 짊어진 투자자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다. 2대 주주 ‘개인투자조합’은 허세영 대표 지분이 없는 순수 외부 투자자 그룹”이라며 “스타트업 우대조치 혜택은 최대주주 관련 지분 51% 정정이 필요하다는 점 때문에 가점 여부가 무효화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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