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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부동산 매입한 133명, 신도시 '당첨'됐지만 차익은…

경매회사 3곳 시흥 임야 13억에 사 38억에 팔아…현 소유주, 토지보상 이익 거의 없을 듯

2021.03.10(Wed) 17:08:23

[비즈한국]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이 확산되는 가운데, 지난해 외지인 130명이 지분을 사들인 경기도 시흥시의 한 야산(1필지)이 이번 신도시 예정지에 편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 임야를 중심으로 활개 치던 ‘기획부동산’이 운 좋게 호재를 맞았지만, 지분 매수자가 개발 이익을 누리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기획부동산은 개발 호재를 미끼로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이나 맹지(盲地) 등​ 사실상 개발이 어려운 토지를 사들인 뒤 지분을 쪼개 불특정 다수에게 비싼 가격으로 되파는 매매 방식을 말한다. 비즈한국이 133명이 지분을 나눠 가진 광명시흥 신도시 내 임야를 들여다봤다.

 

#임야 한 필지 소유자 133명, 부동산매매업자 지분 3배 비싸게 팔아

 

임야대장과 부동산등기부에 따르면 경기 수원시에 소재지를 둔 부동산매매업체 ‘A 경매’, ‘B 경매’, ‘C 토지정보’는 지난해 2월 경기 시흥시 무지내동에 위치한 1만 6959㎡(5130평) 규모 임야 한 필지를 13억 8500만 원에 공동으로 매입했다. 

 

이 일대는 사실상 민간 개발이 불가능한 땅이다. 2010년 5월 공공택지(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되면서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됐지만 5년 뒤 계획이 무산되면서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 이곳에서는 그린벨트처럼 공작물 설치나 건축 등 민간 개발 행위가 제한된다. ​그린벨트에서 해제된 곳이 난개발되는 것을 막으려는 목적이다.

 

부동산매매업체 세 곳이 매입해 외지인 130명에게 지분을 매각한 시흥시 야산의 위성사진. 사진=카카오지도 캡처

 

세 회사는 지난해 8월까지 이 임야 지분 87%(14759㎡)를 130명에게 팔았다. 매매가는 총 38억 3342만 원. 지분 13%(2200㎡)를 남기고도, 24억 4842만 원의 시세차익을 거뒀다. ㎡당 평균 매도가는 26만 원으로 매입가인 8만 원보다 3.18배 비싸다. 매수자는 최소 757만 원(33㎡)에서 최대 2억 2405만 원(840㎡)으로 임야 지분을 샀다. 1인당 평균 매수 가격과 지분율은 각각 3041만 원, 0.7%(114㎡)에 불과했다.

 

매수자는 모두 시흥시에 살지 않는 외지인이다. 주민등록상 주소지는 대전(39명), ​경기(31명, 중국인 1명 포함), ​부산(22명), 충북(12명), 서울(7명), ​충남(5명), ​경남·인천(각 3명), 강원·전남(각 2명), 전북·경북·​세종·​미국(각 1명)으로 다양했다.

 

#3기 신도시 공공택지로 확정됐지만, 개발이익 누리긴 어려워 

 

시흥시에 따르면 이 임야는 여섯 번째 3기 신도시인 광명시흥지구에 편입됐다. 국토교통부는 2월 24일 2·​4부동산대책 후속 조치로 광명시흥(1271만㎡, 7만 호), 부산대저(243만㎡, 1만 8000호), 광주산정(168만㎡, 1만 3000호)을 신규 공공택지로 확정했다. 정부는 2022년 상반기까지 지구 지정을 마치고 2025년부터 순차적으로 입주자를 모집(분양)할 계획이다.

 

시흥시 국책사업과 관계자는 “해당 임야는 2015년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돼 그린벨트에 준하는 행위제한을 받아오다 이번에 3기신도시 대상지에 포함됐다. 절차에 따라 수용·보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야산의 위성지도(왼쪽)와 광명시흥지구 위치도. 자료=카카오지도, 국토교통부


공공택지 개발이 확정됐지만, 임야 지분을 사들인 개인이 개발 이익을 누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정부는 지구 지정 이후 토지와 정착물에 대한 감정평가를 거쳐 토지를 수용·보상한다. 토지 감정가는 토지소유자, 시도지사, LH가 각각 추천한 감정평가사가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토지 위치, 형상, 환경, 이용상황 등을 고려​해 산출한 뒤 평균한 것으로 정한다. ​원칙적으로 시가 보상이 아닐뿐더러 토지매매업자가 취한 거래 차익을 정상 시세로 반영하기도 어렵다.  ​

 

이창동 토지정보업체 ‘밸류맵’ 리서치팀장은 “해당 임야를 최초 매입한 세 회사는 경기도가 2018~2020년 실시한 기획부동산 실태조사에 등장한 곳이다. 사실상 개발이 불가능한 야산(임야) 지분을 쪼개 불특정 다수에게 공산품처럼 판매하는 게 대부분인데, 운이 좋은 사례”라며 “지분을 매입한 개인들의 ㎡당 매입가는 법인의 최초 매입가보다 서너 배 높다. 정부가 보상할 때 인근 시세를 반영한다고 하더라도 이처럼 비정상적인 가격은 반영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세 회사의 매수자 모집 방법과 개발 정보 사전 입수 여부 등을 묻고자 A 경매와 C 토지정보 사무실에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경기도는 기획부동산을 막고자 지난해 7월 시흥시를 포함한 도내 임야 중 211.28㎢(6391만 2200평)를 2년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일정 면적 이상 토지를 승인받지 않고 사용하거나 목적 외로 이용할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개별공시지가 30%에 달하는 벌금에 처한다. 경기도는 2018~2019년까지 임야 지분 거래 중 약 7만 8000건(거래액 1조 9000억 원)을 기획부동산에 의한 투기로 추정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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