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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5 견제?' 테슬라, 사전계약자에 옵션 변경 제안 속사정

가격 인하 후 예약 폭증, 1분기 내 출고 어려워…계약자 "변경 시 보조금 전액 받을 수 있어 수락"

2021.03.17(Wed) 09:51:24

[비즈한국] 미국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모델3 롱레인지 차량 사전 계약자들에게 옵션 변경을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비자들은 전기차 수요 급증으로 하반기까지 보조금을 받을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테슬라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테슬라가 모델3 롱레인지 트림 사전 계약 폭주로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테슬라는 1분기 내 인도를 바라는 사전 계약자에게 옵션이 변경된 차량 구매를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박정훈 기자


정부는 1월 ‘2021년 전기차 보조금 체계’를 개편해 발표했다. 기업과 소비자들은 차량 출고가마다 보조금을 차등 지급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정부는 2021년부터 6000만 원 미만 전기차 구매자에게만 보조금 전액을 지원하기로 했다. 6000만~9000만 원 미만의 전기차 구매자에겐 보조금 50%를 지원하고, 9000만 원 이상 전기차에는 보조금이 지원되지 않는다. 

 

테슬라는 2월 12일 SUV 차량인 모델Y의 국내 출시를 발표했다. 모델Y 기본 모델인 스탠다드 트림 가격은 5999만 원으로 책정했다. 이와 함께 2021년형 모델3 롱레인지 트림 가격을 6479만 원에서 5999만 원으로 낮췄다. 

 

이후 모델3 롱레인지 주문이 폭주했다. 신규 계약도 있었겠지만 테슬라 모델3 스탠다드 사전 계약 가운데 모델3 롱레인지로 계약을 바꾼 소비자도 있었다. 2021년형 모델3 스탠다드 가격이 5479만 원으로, 한 단계 높은 롱레인지와 가격 차이가 520만 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수요가 갑자기 모델3 롱레인지로 몰리며, 1분기 내 수요를 충족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테슬라는 통상적으로 분기마다 차량을 선적해 우리나라로 들여온다.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따르면 테슬라는 모델3 롱레인지 트림 예약 폭주로 인해 2월 12일 사전 예약자들을 예약 시간에 따라 초 단위로 나눠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의 옵션 변경 제안에 구매를 고심 중인 사전 계약자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연합뉴스


이 같은 상황에 테슬라는 모델3 롱레인지 사전 계약자들에게 다른 옵션의 차량 인도를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테슬라는 온라인을 통해 차량을 직접 판매하고, 사전 계약된 물량을 바탕으로 수요를 예측해 우리나라로 차량을 들여온다. 이 가운데 소비자의 변심으로 주문 취소나 계약이 변경된 경우 차량 일부는 재고로 남게 된다. 테슬라는 이를 활용해 소비자에게 구매를 제안하고 있는 것. 

 

한 사전 계약자는 커뮤니티 사이트에 “모델3 롱레인지 흰색 기본 옵션을 선택했는데, 1분기에 차량을 받으려면 옵션을 변경해야 한다고 했다. 시트·휠·차량 색깔 등을 변경하면 물량을 찾아보겠다고 제안했다. 이번 분기에 받지 못하면 인도 시기를 가늠할 수 없다고 해서 고민”이라고 밝혔다.

 

사전 계약자​ A 씨 역시 1월 모델3 스탠다드 트림을 사전 계약했다가 2월 12일 가격변경 소식을 듣고 모델3 롱레인지로 바꿨다. A 씨는 한 달 후 “3월 12일 테슬라로부터 옵션 일부를 변경하면 1분기 내 출고가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바퀴를 바꿔야 해 200만 원을 추가해야 했지만, 보조금을 전액 지원받을 수 있어 구매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테슬라의 이러한 전략은 고객 이탈 방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아이오닉5는 이달 중 양산에 들어가 4월 초부터 고객에게 인도될 예정이다. 사전 계약자가 ​계약 취소할 경우 위약금을 낼 의무가 없기 때문에 테슬라 사전 계약자는 아이오닉5도 함께 사전 계약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테슬라는 ​물량이 추가로 확보되기 전까지 사전 계약자들에게 옵션 변경 차량 인도를 제안한 것으로 추측된다. 

 

A 씨는 “전기차 수요가 높아지면서 원하는 옵션의 차량 출고를 기다리다가는 보조금을 못 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테슬라도 소비자의 심리를 적절히 이용하는 것 같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는 테슬라를 구매해서 좋고, 테슬라는 타 사에 사전 계약자를 뺏기지 않고 제때 차량을 판매한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자동차 업계에서는 흔히 있는 판매 전략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제조사가 재고 차량을 강매하거나 옵션을 붙여 더 높은 가격에 차량을 판매한다고 오해할 수 있다. 그런 우려라면 소비자는 구매를 안 하면 된다”면서도 “제조사의 차량 인도 시기를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이 같은 제안은 소비자들의 불확실성을 해소해줄 수 있다. 꼭 올해 안에 보조금을 받고 전기차를 구매하려는 소비자에게는 다른 옵션의 바꿔 차량을 구매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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