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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토막 난 영화관 매점사업이 '그래도 희망'인 이유

수익률 높고 관객 유인에 도움…최근 티켓 판매 수익도 배급사에 몰아줘 수익 창출 절실

2021.08.27(Fri) 16:33:00

[비즈한국] 코로나19 확산으로 영화관 내 취식이 금지되면서 영화관의 매점사업이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다. 그러나 최근 영화관들이 대작 유치를 위해 티켓 판매 수익을 제작사와 배급사에 모두 몰아주면서 매점사업에 더 힘을 쏟을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영화관들이 2년째 실적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이 상황에서 매점사업이 이들의 실낱 같은 희망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 이후 영화관의 매점사업은 그야말로 박살이 났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상영관 내 물과 음료를 제외한 음식물 취식이 불가하기 때문.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GV의 2019년 매점사업 매출은 약 3213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는 약 879억 원으로 떨어졌다. 

 

롯데시네마의 경우 2019년 상품 매출은 약 1409억 원으로 상영 매출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약 359억 원으로 상품 매출이 대폭 감소했다. 메가박스의 경우 세부 업종별 매출은 공개하지 않지만 두 업체와 실적 면에서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이 바뀌지 않는 한 영화관들의 매점사업 매출 부진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CGV의 경우 올해 매점사업 매출 부진이 더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CGV의 상반기 매점사업 매출은 약 356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단순 계산으로 약 712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100억 원 가까이 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매점사업은 영화관들이 어떻게든 살려내야 하는 사업으로 꼽힌다. 일단 매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티켓 판매에서 실적 악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CGV의 경우 티켓 판매 사업은 매출의 65%를 차지한다. 하지만 티켓 판매는 세금 10%를 제외한 수익의 절반을 배급사에 줘야 해 수익이 높지만은 않다.

 

최근에는 나머지 티켓 판매 수익마저 일부 배급사에 내주고 있다. 한국상영관협회는 최근 영화진흥위원회의 중재 하에 영화 ‘모가디슈’와 ‘싱크홀’의 총 제작비 50% 회수를 보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영화관은 배급사가 총 제작비의 50%를 회수할 때까지 티켓 판매 수익을 전액 지급해야 한다.​

 

한 영화관 업체 관계자는 “최근 개봉한 ‘모가디슈’와 ‘​싱크홀’​의 경우 티켓 판매 수익의 100%를 배급사에 줬다. 영업 손실이 큰 상황에서도 모험적인 자구책을 마련한 이유는 영화 산업의 순환 구조 개선을 위해서였다. 영화관은 이 산업의 1차 부각 시장이다. 영화관 매출이 하락하면 자연스럽게 제작사와 배급사에도 영향을 미친다. 제작사나 배급사는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콘텐츠 제공을 연기하게 되고, 영화관에 볼만한 콘텐츠가 점점 줄어드니 관객은 더 감소한다. 이 피해는 다시 제작사와 배급사에 전달된다. 악순환이다. 이 구조를 개선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영화관을 찾은 관객 수가 6000만 명에도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관객이 모여야 모든 사업에서 숨통이 트일 수 있는 상황이기에 매점사업은 영화관 업계에 중요한 사업이다. 사진=연합뉴스


따라서 영화관들은 티켓 판매 다음으로 매출 비중이​ 높은 매점사업에 어떻게든 ​집중해야 한다. 매점사업은 원가 대비 수익률도 높다. 영화관이 원가를 제외한 수익 모두를 가져가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따르면 2014년 당시 영화관의 팝콘 원가는 L 사이즈 기준 613원, 판매가는 5000원이었다. 단순 계산해보면 팝콘 판매로 8배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셈이다. 

 

매점사업은 티켓 판매를 위한 중요한 마케팅 수단이기도 하다. 영화관들은 배급사, 제작사와 협업해 팝콘과 음료 상품들을 연달아 출시하면서 관객들을 유인하려 노력 중이다. 매점사업 활황으로 소비자들이 영화관으로 다시 모이면 광고 수익도 증가할 수 있다. 매점사업이 영화관을 살려낼 열쇠인 셈이다. 

 

이에 따라 영화관들은 매점사업의 불씨를 살려내려 노력 중이다. 포장 판매, 배달 판매 등 판매 경로를 늘리는 것이 그 예다. 또 다른 영화관 업체 관계자는 “영화관에 영화만 보러 오는 소비자들도 있지만, 팝콘을 먹기 위해 오는 소비자도 꽤 있다. 가족 단위 관객들이 그 예”라며 “포장, 배달 판매로 경로를 확대한 이유도 이런 소비자들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였다. 팝콘 판매를 중단하는 순간 관객 감소를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영화관 내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한 건도 없는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정부의 지침을 따르려 노력 중이다. 그러나 영화관이 망하면 영화산업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 정부의 금전적인 지원이 어렵다면 영화관들이 자생할 수 있는 분위기나 여건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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