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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증명] BBQ가 현대차에 '제너시스'를 빼앗긴 이유

현대차 상표 취소 소송 대부분 승리…3년 이상 불사용 시 취소 요건 해당

2022.03.02(Wed) 10:55:11

[비즈한국] 제네시스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아마도 대부분은 현대자동차의 고급세단을 떠올릴 것이다. 현대차는 자사 하위 브랜드로 2004년 1세대 제네시스, 2013년 2세대 제네시스를 출시하다가, 이후 글로벌 고급차 시장을 겨냥하며 2015년 독자적인 브랜드로 제네시스를 런칭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현대차 제네시스와 함께 오랫동안 회사의 사명으로 ‘제너시스’를 사용한 회사가 있다.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금메달리스트 황대헌 선수에게 평생 치킨을 주기로 약속한 주식회사 제너시스비비큐다. 제너시스비비큐는 2004년부터 제너시스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현대차 제네시스가 독자적인 브랜드로 런칭하기 한참 전인 2008년 이미 ‘제너시스 GENESIS’ 상표를 다수 확보했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제너시스비비큐 본사 전경. 사진=고성준 기자

 

제너시스비비큐 측은 2008년 치킨을 포함하는 상품류인 29류 이외에도 브레이크액 등을 포함하는 제1류, 공업용 왁스를 포함하는 제4류, 식료품 등의 제30류, 술 등의 제33류 등에 대하여 상표출원해 이듬해 상표 등록을 받았다. 상표는 현재 사용하고 있지 않더라도 추후 사업이 확장해 사용하게 될 가능성이 있거나, 타인의 상표 선점으로 상표의 명성에 손상을 입을 가능성이 있는 경우 다양한 분야에 미리 출원해 선점할 수 있다. 2015년 이전까지만 해도 제너시스비비큐의 ‘제너시스 GENESIS’와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는 크게 부딪치지 않았다.

 

그런데 현대자동차가 제네시스를 독자적인 브랜드로 전환한 2015년 이후 제네시스 브랜드를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면서 현대자동차와 제너시스비비큐의 법적 소송도 시작됐다. 현대자동차는 제너시스비비큐를 상대로 ‘제너시스 GENESIS’의 상표가 사용되고 있지 않으므로 등록을 취소해 달라는 취지로 20건이 넘는 소송을 특허심판원과 특허법원에 제기했다. 그리고 대부분 승소했다. 제너시스비비큐가 ‘제너시스 GENESIS’ 상표를 등록만 해둔 체 사용하고 있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우리 상표법은 먼저 상표 출원해 등록된 상표라고 하더라도 3년 넘게 상표를 사용하고 있지 않으면 제3자에게 상표 선택의 기회를 준다. 이른바 불사용취소심판 제도다. 불사용취소심판의 청구인은 상대방 상표가 등록된 이후 3년 동안 사용되지 않고 있음을 주장하기만 하면 된다. 반면 피청구인인 상표권자는 해당 상표를 사용했음을 입증해야 한다. 입증을 하지 않거나 입증에 실패하게 되면 해당 상표는 소멸하게 된다.

 

제너시스비비큐는 2008년 상표 등록을 받고 사용하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인앤아웃버거는 한국에 진출하지 않고도 행사를 통해 상표 방어 효과를 거뒀다. 사진=특허청 특허정보사이트 키프리스

 

따라서 상표를 등록했더라도 사용하지 않고 있거나 당장 사용할 계획이 없다면 불사용으로 인한 취소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쉐이크쉑버거, 파이브가이즈와 함께 미국 3대 수제버거로 불리는 인앤아웃버거의 예가 있다. 인앤아웃버거는 1991년 이미 한국에 상표를 출원하고 등록까지 받았다. 맥도날드의 한국 진출 시점인 1988년과 비교했을 때 불과 몇 년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인앤아웃버거는 한국에 상표권은 확보하고 있지만 맥도날드와 다르게 아직까지 한국에 햄버거 매장을 열지 않고 있다. 

 

다만 인앤아웃버거는 2012년과 2015년 그리고 2019년 서울 강남에서 팝업스토어 행사를 진행했다. 인앤아웃 브랜드 홍보는 물론 상표가 불사용에 의해 취소되는 것을 방지하는 1석 2조의 전략이라고 할 수 있겠다.

 

상표 등록이 끝이 아니다. 상표 등록 이후 불사용으로 취소될 위험을 줄이기 위한 지속적인 관리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3년에 한 번이라도 상표를 사용했다는 증거를 만들어 두는 것이 좋겠다. 단 한 번의 사용을 입증하는 것만으로도 불사용취소심판의 패소를 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용증거를 만드는 것이 어렵다면 상표를 3년마다 재출원해 불사용취소심판으로 상표가 취소될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공우상 특허사무소 공앤유 변리사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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