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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맥경화' LCC 상장사 매해 유상증자, 신생사는 새 주인 찾기로 살 길 모색

코로나19 장기화·고환율·고금리로 자금난 심화, 방역완화로 국제선 재개 기대

2022.09.02(Fri) 14:09:41

[비즈한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주요 항공노선 정상화 연기와 고환율, 고금리 등으로 인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자금난 극복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 LCC들인 티웨이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은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 된 2020년 이후 3년 연속 유상증자를 실시하거나 계획하면서 자금 수혈에 나서고 있다. 2016년 이후 출범한 신생 LCC들 중에는 아예 새주인 찾기로 살 길을 모색 중이다. 

 

공항 내 마련된 저비용항공사(LCC) 창구. 사진=임준선 기자


LCC 업계를 덮고 있는 돈맥경화 현상은 주요 수입원인 일본과 중국 노선의 정상화 지연과 함께 글로벌 긴축으로 파생된 고환율과 고금리 추세와 맞물려 있다. 올 들어 코로나19 방역완화 추세는 LCC업계에게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지만 항공기 리스료(대여료)와 연료를 대부분 달러로 결제하는 LCC들에게 최근 고환율 현상은 큰 부담으로 작용 중이다. 

 

상장 LCC들인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제주항공이 2020년 이후 3년 연속 유상증자를 실시했거나 연내 일정을 확정했다. 진에어도 연내 3년 연속 유상증자를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올 상반기 기준 이들 4개사의 부채비율은 각각 티웨이항공 963%, 제주항공 865%, 진에어가 441%에 달한다. 이중 에어부산은 상반기 자본 총계에서 마이너스 203억 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고 부채비율은 거의 5000%에 육박한다. 2020년과 지난해 4사 모두 연간 10000억 원 이상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4사 모두 올 상반기 방역 완화와 입국자 검역 조치 완화에 힘입어 영업적자 폭을 크게 줄였다는 점은 일부 긍정적인 요인이다.

 

티웨이항공은 2020년 1743억 원, 2021년 148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올 상반기에도 영업손실 295억 원을 냈다. 에어부산은 같은 기간 1887억 원, 2040억 원의 연간 영업손실을 거둔데 이어 올 상반기 영업손실 210억 원을 기록했다. 제주항공은 같은 기간 3358억 원, 3172억 원 규모의 연간 영업손실을 거둔데 이어 상반기 557억 원의 영업손실로 적자폭을 줄였다. 진에어도 같은 기간 1847억 원, 1853억 원의 영업손실에 이어 상반기 151억 원 규모로 영업손실 을 줄였다. 

 

이런 상황에서 4사는 자금수혈을 위해 유상증자를 택해 왔다. 유상증자는 상장기업이 주식을 추가 발행해 기존 주주나 새 주주에게 돈을 받고 신규 발행 주식을 배당하는 것으로 주식 물량 증가로 인해 주가에는 악재로 작용한다. 

 

티웨이항공은 2004년 출범한 국내 최초의 LCC인 한성항공을 기원으로 하는 LCC 맏형 격이다. 티웨이항공은 4사 중 가장 먼저 올해 4월 121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티웨이항공은 “각각 회사운영에 910억 원, 채무상환에 300억 원을 사용하겠다”고 자금조달 목적을 밝혔다. 티웨이항공은 앞서 2020년 668억 원, 지난해에도 800억 원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아시아나항공 LCC 자회사인 에어부산은 이달 1500억 원 규모의 신주 발행을 목적으로 하는 유상증자에 나선다. 앞서 에어부산은 2020년 12월 836억 원, 지난해 2271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성공했다. 에어부산은 지난 7월에는 자본잠식 해소를 위해 3대 1 무상감자를 단행했다. 

 

애경그룹 계열 LCC인 제주항공은 오는 11월 32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제주항공도 2020년 1584억 원, 지난해 2066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수혈에 나선 바 있다. 지난 6월 기자간담회에서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는 “추가 유상증자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불과 2개월 만인 지난 8월 26일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내놓았다. 제주항공측은 “이번 유상증자는 신규 항공기 도입 등 시설자금 조달 목적에서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LCC 자회사인 진에어도 연내 유상증자 카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에어도 앞서 각각 2020년 1050억 원, 2021년 1238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바 있다. 

 

거듭되는 유상증자 실시로 주가 악재를 우려하는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4개사 온라인 주주 종목토론방에는 “유상증자로 주주들의 희생만 강요하고 있다”며 불만을 쏟아 내는 게시물이 부지기수로 올라와 있는 상태다. 

 

상장사처럼 외부 자금 수혈에 어려운 신생 LCC들은 새주인 찾기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청주국제공항을 기반으로 2016년 출범한 에어로케이는 자금난에 허덕이다 지난 달 말 새 주인을 찾았다. 대명화학그룹은 인쇄회로기판(PCB) 코스닥 상장 계열사인 디에이피를 통해 총 300억 원을 들여 에어로케이홀딩스 지분 64.04%를 취득한다. 에어로케이홀딩스는 에어로케이 지분 전량을 보유한 지주회사다. 디에이피는 2년 내 에어로케이홀딩스의 전환사채(CB) 200억 원도 취득하기로 했다. 

 

양양국제공항을 기반으로 같은 해 출범한 플라이강원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5대 1 무상감자를 실시한데 이어 지난해 9월에는 구주주 대상 주주배정방식의 15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주원석 플라이강원 대표는 사재 120억 원을 출연해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다만 플라이강원은 여전히 추가 자금수혈이 절실한 상황이다. 

 

2017년 설립한 에어프레미아는 지난해 3월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JC파트너스로 최대주주가 바뀌었다. JC파트너스는 51.5%, 나머지 우호지분 약 5.2% 등 총 56.7%의 에어프레미아 지분을 보유하고 잇다. JC파트너스는 불과 1년여 만인 지난 7월 EY한영을 주관사로 선정해 에어프레미아 매각 추진에 나선 상태다. 

 

LCC 업계는 코로나19 방역 완화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은 “방역당국이 9월 3일부터 입국 전 PCR 검사 폐지를 결정하면서 국제선 재개와 매출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입을 모았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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