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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전남 영암② 한반도 최초 '유약도기'와 왕인박사 흔적을 찾아

한옥 가득한 구림마을과 도기박물관, 인근에 왕인박사 기린 전시관도

2022.11.22(Tue) 13:38:23

[비즈한국] 월출산 정기를 품은 영암은 2000년이 훌쩍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삼한시대부터 사람들이 모여 살았다는 구림마을엔 옛 정자들과 오래된 한옥, 폐교를 리모델링한 도기 박물관 등이 자리했다. 마을 인근에는 일본에 유학을 전한 왕인박사 유적지도 있다. 

 

삼한시대부터 사람들이 모여 살았다는 전남 영암의 구림마을엔 옛 정자들과 오래된 한옥, 폐교를 리모델링한 도기 박물관 등이 자리했다. 사진=영암군청 제공

 

#한반도 최초의 유약도기를 만든 구림마을

 

월출산 서쪽 자락에 있는 구림마을은 옛날 삼한 시대부터 자연부락을 형성한 곳이다. 오랜 역사만큼 걸출한 인물도 많다. 일본에 논어와 천자문을 전한 왕인박사와 신라 말 풍수의 대가인 도선국사, 고려의 개국 공신 최지몽 등이 모두 구림마을 출신이라고 전해진다. 

 

마을에는 이들과 관련된 유적지뿐 아니라 수백 년 역사를 자랑하는 한옥과 사당, 정자가 곳곳에 있다. 조선 중기 구림마을 대동계의 모임 장소로 쓰였던 회사정, 낭주 최씨의 사당인 국암사 등 옛 건물들이 모여서 전통 한옥 마을을 이룬다. 마을 안에는 민박 가능한 한옥도 수십 채에 이른다. 

 

구림마을은 한반도에서 최초로 유약도기를 생산한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흔히 도자기라고 불리는 전통 그릇은 도기와 자기로 나뉜다. 일상에서 구할 수 있는 진흙을 1000도 내외의 온도에서 구워낸 것을 도기, 바위를 부숴 만든 고운 흙을 1300도 이상에서 구워낸 것을 자기라고 한다. 선사시대 도기에서 출발한 옛 그릇은 시간이 흐르면서 자기로 발전하는데, 유약도기는 그 중간에 유약을 발라 색깔뿐 아니라 방수 등 활용도를 높인 그릇을 말한다. 

 

옛 구림중학교를 리모델링한 구림마을의 영암도기박물관. 구림마을은 한반도에서 최초로 유약도기를 생산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구완회 제공

 

구림마을의 통일신라 시대 가마터에선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유약도기가 발굴되었다. 고대 영암인이 만든 구림도기는 1200도의 고온에서 유약을 발라 구운 ‘고화도 시유도기’다. 구림도기는 고려의 도기에서 조선의 옹기로 이어지는 도기전통의 원류라 할 수 있다. 학자들은 구림마을에서 도기 문화가 발달한 것은 영산강 물줄기를 따라 일찍부터 중국과 일본을 연결하는 바닷길이 열린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이 길을 통해 앞선 기술과 문화가 들어오면서 새로운 도기를 만들 수 있었다는 것이다. 

 

옛 구림중학교를 리모델링한 구림마을의 영암도기박물관은 영암 도기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장소다. 이곳에선 영암군에서 출토된 구림도기를 상설 전시하고 매년 흙과 도기를 주제로 한 기획 전시를 열고 있다.

 

영암도기박물관에선 영암군에서 출토된 구림도기를 상설 전시하고 매년 흙과 도기를 주제로 한 기획 전시를 열고 있다. 사진=구완회 제공

 

#일본에 유학을 전한 왕인박사 유적지

 

구림마을 동쪽 문필봉 기슭은 삼국시대 일본에 유학을 전한 왕인박사가 태어나 자란 곳으로 전해진다. 여기엔 왕인박사의 탄생지와 박사가 즐겨 마셨다고 전해오는 성천, 유허비 등과 함께 왕인박사의 일생과 업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관이 자리 잡았다. 

 

왕인박사는 백제 제14대 근구수왕(375~384년 제위) 때 영암의 구림마을 성기동에서 태어났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학문에 뛰어난 재능을 보여 18세에 오경박사가 되었고, 일본에서 백제에 훌륭한 학자를 청했을 때 왕명을 받고 ‘천자문’과 ‘논어’ 등의 책을 가지고 일본에 갔다고 전해진다. 

 

구림마을 동쪽 문필봉 기슭은 삼국 시대 일본에 유학을 전한 왕인박사가 태어나 자란 곳으로 전해진다. 왕인박사유적지에 있는 전시관 영월관. 사진=구완회 제공

 

왕인박사의 이름은 일본 역사책인 ‘일본서기’와 ‘고사기’에 주로 등장한다. 이들 기록에 따르면 왕인박사는 일본에 유학과 역사뿐 아니라 노래도 가르쳤으며, 그의 자손들은 대대로 왜국 조정에서 사관으로 일했다고 한다. 왕인박사와 함께 배를 타고 간 백제의 기술자들은 일본 고대문화 발달에 크게 공헌한 것으로 알려졌다. 왕인박사의 업적은 왕인박사 유적지에 들어선 ‘월영관’에서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월출산 중턱에는 왕인박사가 공부했다고 전해오는 책굴과 문산재, 양사재 등이 있다. 문산재와 양사재는 박사가 고향 인재를 길러낸 곳으로 매년 3월 3일에 이곳에서 왕인박사의 추모제를 지냈다고 한다. 책굴 앞에는 왕인박사를 기리는 석인상도 있다. 구림마을 인근의 상대포는 왕인박사가 일본으로 떠날 때 배를 탔던 곳으로, 삼국 시대 초기 백제와 일본을 잇는 국제 무역항이었다고 한다. 

 

왕인박사는 일본에 유학과 역사뿐 아니라 노래도 가르쳤으며, 그의 자손들은 대대로 왜국 조정에서 사관으로 일했다고 한다. 영월관에 있는 왕인박사상. 사진=구완회 제공

 

<여행정보>


구림전통마을

△위치: 전라남도 영암군 군서면 구림로 일대

△문의: 061-472-0939

△운영시간: 상시, 연중무휴

 

영암도기박물관

△위치: 전라남도 영암군 군서면 서호정길 5

△문의: 061-470-6851

△운영시간: 09:00~18:00, 월요일, 1월 1일 휴관

 

왕인박사유적지

△위치: 전라남도 영암군 군서면 왕인로 440

△문의: 061-470-6643

△운영시간: 09:00~18:00, 월요일, 1월 1일 휴관

 

필자 구완회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여성중앙’, ‘프라이데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랜덤하우스코리아 여행출판팀장으로 ‘세계를 간다’, ‘100배 즐기기’ 등의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를 총괄했다.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역사와 여행 이야기를 쓰고 있다.​​​​​​​​​​​​​​​​​​​​

구완회 여행작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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