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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사막' 호평에도 주가 급락, '펄어비스'의 탈출구는?

게임스컴서 그래픽·액션 호평에도 개발 지연에 실망…증권가 "작업기간 길어 완성도 높을 것"

2023.08.29(Tue) 18:18:43

[비즈한국] 6만 원을 바라보던 펄어비스 주가가 다시 4만 원대로 떨어졌다. 최근 유럽 최대 게임 전시회 ‘게임스컴 2023’에서 공개한 미출시 신작 ‘붉은사막’의 플레이 영상이 호평을 받았지만, 주가는 오히려 급락한 것. 개발 기간이 지나치게 길어진 데다 출시 일정이 불투명해 반작용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펄어비스는 8월 22일(현지 시각) 진행한 게임스컴 전야제 쇼케이스(ONL)에서 미출시 신작 ‘붉은사막’의 플레이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게임스컴 ONL 캡처


세계 3대 게임 행사 중 하나로 꼽히는 게임스컴이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독일 쾰른에서 개최됐다. 올해는 넥슨·펄어비스·컴투스·네오위즈·하이브IM 등 게임사와 삼성전자 등 다양한 국내 기업이 참석했다. 이번 게임스컴에선 지난 22일(현지 시각) 열린 전야제 쇼케이스인 ‘ONL(Opening Night Live)’에서 펄어비스가 공개한 붉은사막의 플레이 영상이 화제가 됐다. 붉은사막은 생존을 위해 싸우는 용병의 이야기를 다룬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으로, 펄어비스의 자체 게임 엔진 ‘블랙스페이스 엔진’으로 개발돼 주목 받았다.

 

붉은사막은 ONL 현장에서 “매우 오랫동안 기다려온 게임”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소개됐다. 영상은 실감 나는 그래픽과 화려한 액션으로 호평을 받았지만, 정작 펄어비스 주가에는 악재로 작용했다. 종가 기준 22일 5만 4000원이었던 주가는 이튿날 4만 6300원으로 급락했다. 

 

25일 4만 4950원까지 내려간 주가는 29일 4만 8100원으로 올랐지만 주주들은 분통을 터뜨린다. 지난 3월 주가가 3만 원대까지 하락했다가 상승세를 타고 6만 원대를 향하던 차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 펄어비스 주가가 급락한 건 게임스컴에서 공개한 영상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개발과 출시 현황이 모호한 데다, 주가에 미리 반영된 기대감이 빠진 탓으로 보인다. 

 

‘검은사막’ 지식재산권(IP)으로 유명한 펄어비스는 4년 전 ‘지스타 2019’에서 붉은사막과 더불어 ‘도깨비(DokeV)’ ‘플랜 8’ ‘섀도우 아레나’ 등 신작 4종을 공개했다. 이 중 붉은사막과 도깨비는 국내외 이용자의 큰 관심을 받으며 기대작으로 꼽혔지만 출시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신작 중 섀도우 아레나는 2020년 얼리 액세스(자금조달을 위한 선공개)를 진행했다가 흥행 부진으로 2022년 8월 서비스를 종료했다. 섀도우 아레나 외 3종은 언제 출시한다는 기약조차 없는 상태다. 

 

붉은사막은 2021년 한 차례 출시 연기 후 2022년에도 지연 소식이 나오는 등 매년 발매가 미뤄졌다. 다만 지난 5월 1분기 실적 발표에서 허진영 대표가 “하반기 개발 완료를 목표로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며 “붉은사막 출시 후 도깨비 출시까진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시장에선 붉은사막이 2024년 상반기에 출시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렇다 보니 수년째 펄어비스의 신작을 기다리는 주주들은 답답함을 호소한다. 2~3년 주기로 대형 행사에서 공개하는 영상으로 진행 상황을 짐작할 수밖에 없어서다. 붉은사막은 2020년 12월 ‘더 게임 어워드’에서 최초로 트레일러를 공개한 뒤 3년 만에 이번 게임스컴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도깨비는 2021년 8월 게임스컴에서 플레이 영상을, 그해 12월 더 게임 어워드에서 뮤직비디오를 선보인 후 올해는 공개 행보가 없다. 플랜 8은 2019년 지스타 이후 감감무소식이다. 

 

올해 하반기 열릴 대형 게임 행사에서도 신작 관련 소식을 들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펄어비스는 11월 16~19일 열리는 지스타 2023의 B2C 행사에 참가하지 않고, B2B는 확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2월 7일로 정해진 더 게임 어워드 2023 등의 참가 여부도 미정이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신작과 관련해 출시일을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았다”라며 “플랜 8은 개발 중으로 붉은사막과 도깨비 먼저 출시한 이후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펄어비스가 2019년 공개한 신작 도깨비가 국내외에서 화제가 되면서 주가가 급등했지만, 개발과 출시가 지연되면서 주가도 하락했다. 사진=펄어비스 제공


펄어비스 주가는 회사가 개발 중인 신작을 향한 기대감과 검은사막의 실적에 따라 움직였다. 도깨비 플레이 영상이 2021년 8월 26일 독일 게임스컴에서 공개된 날 주가는 전일 대비 25.6%나 올랐다. 30일(10만 2000원)에는 25일 대비 45.7%까지 올랐다. 이후 검은사막의 중국 진출 등으로 주가는 한동안 10만 원대를 웃돌았다. 

 

하락세가 길어진 건 2022년 4월 ‘검은사막 모바일’이 중국 시장에서 저조한 성적을 내면서다. 당시 25% 이상 떨어진 주가는 펄어비스가 5월 11일 자사주 약 200만 주를 소각했음에도 회복하지 못했다. 올해 6월 임직원에게 스톡옵션 차원에서 자사주를 지급한 것 외에 주가 부양책도 나오지 않은 상태다.

 

회사 실적 면에서도 신작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검은사막 IP는 펄어비스 매출 비중의 76.1%(상반기 기준)를 차지한다. 검은사막 IP의 흥행 여부가 곧 실적으로 이어지는 만큼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필요한 상황. 실제로 펄어비스의 실적은 감소세다. 2020년 연결기준 매출 4888억 원, 영업 이익 1573억 원에서 2022년에는 매출 3857억 원, 영업 이익 164억 원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펄어비스가 영업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붉은사막의 개발이 지연된 만큼 완성도가 높아 향후 기업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진구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게임스컴에서 보여준 인게임 영상에서 압도적인 그래픽과 최적화로 글로벌 유저의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다. 이는 밸류에이션 상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며 “장기간 작업한 것이 인정받으면서 국내 1위 업체로 설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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