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군 생활과 관련한 경험·정보·의견·법률서비스 등을 나누는 ‘마편’ 애플리케이션(앱)이 주목받고 있다. 시간·장소에 구애 없이 눈치 보지 않고 군 생활 ‘꿀팁’을 익명으로 공유할 수 있어서다. 특히 군에서 민감하게 다뤄지는 법률적인 부분을 속 시원히 상담할 수 있는 ‘법률서비스’ 코너가 최근 신설돼 현역, 예비역 등의 호응이 점차 늘고 있다.
지난 3월 공식 오픈한 마편은 군대에서 소통 수단으로 통하는 ‘마음의 편지’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들어졌다. 19~35세의 현역 및 예비역이라면 익숙한 단어다. 마편은 예비 입대자, 현역 군인, 예비역 등이 군대 경험을 나누고 군 생활에 관한 궁금증을 쉽게 해소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는 취지로 개발됐다.
국방·방산 분야를 취재하고 있는 기자가 직접 ‘마편’ 앱을 사용해봤다. 우선 앱스토어에서 내려받은 후 복잡한 절차 없이 회원 가입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었다. 마편은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철저히 익명 커뮤니티로 운영된다. 가입 과정에서 따로 신분을 밝힐 필요가 없으며 개인 아이디(ID)나 별명도 설정하지 않았다. 군 당국이 아니라 민간 기업이 이용자들의 참여를 기반으로 운영하는 데다 병사들이 개인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어서 익명으로 운영될 수 있다.
다만 자신의 부대를 선택하는 항목에 공군·해군이 아직 없는 점은 다소 아쉬운 대목. 공군 방공포병 출신인 기자는 육군의 유사한 부대를 선택했다. 마편을 출시한 엄효식 같다 커뮤니케이션 대표는 “마편이 올해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해군과 공군 버전의 마편 역시 내년에 최대한 업데이트할 예정”이라며 “해군, 공군 및 해병대 장병도 지금 당장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마편은 크게 세 가지 카테고리로 구분 된다. 우선 ‘응답해주세요 육군’ 코너는 육군의 정책, 제도, 복지 등 육군 발전을 위한 의견을 남기는 곳이다. 게시물들을 살펴보니 장비, 물자 등 전문 병과 지식을 요구하는 글부터 간단한 하절기 복장 규정, 세탁실 장비 증진 등 간단한 의견까지 다양한 글이 올라왔다. 질문이 올라오면 현역과 예비역들의 ‘꿀팁’ 댓글들이 달린다. 또 오늘, 주간, 월간으로 베스트 글이 제일 위에 배치돼 가장 화제가 되는 글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두 번째 카테고리는 ‘신교대, 사단, 예비군, 곰신, 부사관, 군무원, 무기체계, 주특기 등 리얼 커뮤니티’다. 이곳은 ‘응답해주세요 육군’보다 조금 더 자세히 분류돼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게시판은 무기체계였다. 방산 담당 기자인 터라 실제 무기를 사용하는 장병들과 예비역들의 생생한 이야기에 눈길이 갔다. 다양한 무기체계를 다룬 예비역들의 추억이 녹아든 시리즈물들도 올라와 있다.
세 번째 카테고리는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조회할 수 있는 ‘마편Tube’다. 육군, 국방뉴스, 국방티비 등 군사 관련 유튜브 영상을 링크로 모아두었다.
최근에는 ‘법률상담/인권’ 코너가 업데이트되어 인기를 끌고 있다. 오랜 경력을 가진 군법무관 변호사가 익명으로 올라온 글에 답변을 해주는 게시판이다. 군 생활 당시 있었던 일 때문에 전역 이후에 갑자기 법적 조치를 당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이 게시판이 더욱 주목 받고 있다. 또 한국 군대 문화를 다룬 드라마 ‘D.P.’ ‘신병 시즌2’ 같은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군 내 가혹 행위를 폭로하는 글도 조명을 받고 있다. 선임에게 당한 ‘갈굼’ 사례와 자신을 괴롭힌 고참의 실명까지 게시한 글도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일이 있어도 군 내에서 상담관에게 알리기도 힘들고 법무장교을 만나는 것 역시 힘들다.
마편 측은 “군대 내부는 물론 군대 내 법률 지식이 풍부한 군 법무장교 출신 변호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군생활을 하면서 알게 모르게 가해자 또는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익명성이 보장된 마편에서 마음 편히 무료 상담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사용자들은 UI(사용자 인터페이스)에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새로 유입하는 이용자가 아직은 많지 않아 글의 다양성이 부족한 부분도 아쉽다. 엄효식 같다 커뮤니케이션 대표는 “지난 6개월 동안 꾸준히 사용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업데이트를 했다. 글보단 사진과 영상 등 시각화를 위해 앞으로 업데이트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연말까지 1만 명의 가입자와 유저 100명이 꾸준히 활동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현건 기자
rimsclub@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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