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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덕텔링] [단독] 글로벌 AI 기업 '팔란티어', 한국 방산시장 진출 타진

2일 열린 제안발표회에서 자사 솔루션 소개…한국군 위한 AI 기반 다영역작전·항공·정보작전 제안

2024.04.03(Wed) 14:01:33

[비즈한국] AI가 모든 분야에서 세상을 바꿀 것이라는 이야기가 많다. 하지만 현재 국방과 방위산업 분야에선 아직 AI 발전을 체감하기 쉽지 않다. 민수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는 ‘GPT-4’와 같은 유명한 킬러 콘텐츠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존하는 AI 서비스 기업 중 가장 앞서 있으면서,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미국의 팔란티어 테크놀러지(Palantir Technologies)가 한국의 군사용 AI 시장에 진출을 선언했다. 

 

팔란티어 AIP의 전장 정보 AI서비스. 사진=팔란티어 테크놀러지

 

팔란티어는 AI 기술 중 대규모 언어처리 모듈 LLM(Large Language Model)과 기계학습 ML(Machine learning)을 사용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지난 2003년에 처음 설립된 후 한동안 세계 각국의 정보기관들과 계약하며 ‘세상에서 가장 은밀한 스타트업’이라는 별칭이 붙은 바 있다. 다만 2020년 9월 상장 이후 기업 공개를 거친 후 일반 기업이나 민간 시장에서 사용하는 솔루션도 활발히 출시하고 있다.

 

팔란티어의 잘 알려진 상품으로는 도시나 국가 단위의 범죄와 테러를 막는 용도인 팔란티어 고담(Palantir Gotham), 기업의 내부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현재 상황과 문제를 사전에 경영진들에게 경고하는 팔란티어 파운드리(Palantir Foundry), 고담과 파운드리와 같은 소프트웨어를 클라우드에서 관리하는 팔란티어 아폴로(Palantir Apollo) 등이 있다.

 

팔란티어가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생소하지만, 국내에서도 DL 이엔씨, 코오롱 베니트 등이 팔란티어의 솔루션을 구매 중이라고 알려졌다. 또한 HD 현대그룹은 팔란티어 한국법인의 지분을 25% 확보하고 조선, 자동차, 발전기, 정유, 에너지 등 여러 계열사에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필자가 팔란티어의 한국군 AI 시장 진출을 주목한 이유는 그들의 군용 AI 수준이 전 세계의 그 어떤 경쟁자와 비교할 수 없는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한국의 수많은 AI 군용 솔루션들과 비교 불가한 수준의 기술 격차를 가지고 있다. 이렇게 말로 하면 잘 와닿지 않으니, 팔란티어의 군사용 솔루션 AI 수준에 대해서 조금 자세히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팔란티어 AIP(Artificial Intelligence Platform) for Defence 가 제안하는 시나리오를 살펴보면 AIP를 가진 지휘관은 전장의 모든 정찰 정보 및 지형 자산을 전달받는데, 단순히 작전 지도를 보여주는 것을 넘어 채팅으로 팔란티어 AI에 적이 어디에 있는가를 물으면 현재 정보를 요약하고 시뮬레이션을 돌려서 예상되는 위치와 전력을 보여준다.

 

심지어 지휘관이 이런 정보를 보고받아도 어떤 결정을 할지 고민할 때 팔란티어 AI가 결정을 위해 필요한 정보와 사진을 수집할 드론의 이동 경로까지 자동으로 제안해 준다. 

 

드론이 사진을 찍어서 전차를 발견하면 AI가 이미지 분석으로 어떤 전차인지, 몇 대가 있는지를 정확히 집계해 주고 적을 공격할 부대의 위치, 이동 경로, 공격 방식 등 세 가지의 시나리오로 만들어서 자동 전송해 준다. 시나리오에는 작전에 필요한 시간이나 탄약의 숫자까지 보여주며 지휘관이 세 가지 시나리오 중 하나를 선택하면 곧바로 야전부대에 전달한다. 

 

팔란티어 AI가 만들어진 공격 명령을 단순하게 부대에 전달하기만 하는 것도 아니다. 장갑차 부대에 명령을 내릴 때는 장갑차의 기동성과 연료량, 그리고 작전 지역의 지형을 분석해서 장갑차가 최소 시간에 최고의 효율을 낼 수 있는 동선을 짜 준다. 지휘관이 공격 전에 적 부대에 대한 전파 교란을 하고 싶다면 가장 최적의 전자전 무기의 동선과 위치, 출력까지 정리해서 작전을 수행한다.

 

더욱이 팔란티어 AI의 지휘관은 작전 내용에 따라 AI에 주는 기밀정보의 종류와 수준, 사람에게 대답해 주는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을 정리하고, 작전에 어떤 데이터를 사용해서 결정했는지, 군사작전의 교리 개념에 대한 이해도 수준까지 정밀하게 설정해 줄 수도 있다.

 

팔란티어의 군사용 서비스는 말 그대로 ‘AI 제갈량’이라고 해도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다. 팔란티어가 한국군에 제안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이다. 

 

팔란티어가 지난 2일 대전에서 개최한 ‘AI·디지털 기술 국방 활용 제안발표회’에서 선보인 첫 번째 솔루션은 ‘MDO 수행을 위한 AI 기반 육군항공부대 지휘 관리 결심 지원체계 구축’이다. 팔란티어에 따르면 육군 항공사령부에 산재한 빅데이터를 통합해서 지휘관이 모든 휘하 부대 상황을 한 번에 파악할 수 있는 대시보드를 만든다. 이후 AI와 ML을 사용해서 항공기의 운용 사항을 점검해서 고장이나 문제가 생기기 전에 사전에 경고 및 정비 제안을 하는 것이다.

 

이미 팔란티어가 미 육군에 제공하고 있는 솔루션과 유사하다. 미 육군은 밴티지(Vantage)라는 프로그램으로 야전부대의 상황에 대한 대시보드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PPMX라는 예측 정비 솔루션을 통해 AH-64E 아파치 헬기의 모든 부품 데이터를 파악해 고장이나 문제가 발생하기 전 90% 이상의 정확도로 사전에 경고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두 번째 솔루션은 ‘AI 기반 전 출처 OSINT 수집분석 플랫폼’이다. OSINT(Open Source Intelligence)는 공개 정보를 통해 의미 있는 군사정보를 추출하는 것이다. 민간 전문가들이 방송이나 일반인들의 SNS 휴대폰 영상 등으로 전투에서 파괴된 적 전차의 대수를 밝히거나, 글쓴이가 종종 비즈한국에서 북한의 신무기나 전술을 공개 자료로 분석하는 것 역시 OSINT에 속한다. 

 

과거에는 정보통신 기술이 부족해 필요한 정보가 매우 드물어 위험하게 적진에 정찰기를 투입하거나 인공위성, 혹은 스파이를 사용해 아주 적은 수의 정보로 적의 동향을 추적해야 했다. 하지만 현대는 모든 사람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미디어가 발달해 너무 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적의 동향을 올바르게 파악하는 것이 오히려 어려운 실정이다.

 

팔란티어의 솔루션은 페타 바이트(Pb) 이상으로 생성되는 민간의 초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해 필요로 하는 정보만 추출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적이 SNS를 사용해 기만을 하기 위한 가짜정보를 뿌리는 것도 찾아내고 이 결과에 대한 보고서까지 자동으로 생성하는 것을 제안한다. 

 

예컨대 북한이 무기를 테러단체나 러시아에 수출하면 우선 북한 및 적국의 주요 인사의 이동경로(GEOINT)를 추출해 그들이 언제 누구와 만나는지 점검하고, 선박 이동이나 송금 흐름, 고위 인사의 인터뷰 등의 빈도나 밀도를 구별해 현재 협력 정도를 추정할 수 있다. 그다음 민간 SNS에 올라온 적국의 장비 사진 혹은 상업위성의 위성 사진에서 획득한 무기의 사진을 비전 알고리즘을 사용해 분석한 후 이를 검증한다.

 

다만 팔란티어가 제시하는 AI 모델이 과연 실제로 한국군에 도입될 것일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대규모 언어처리 모델의 운용을 위해서 군이 가지고 있는 온갖 영상, 음성, 화상, 공개정보 소스를 클라우드로 얹은 다음, AI가 그것을 잘 가공해서 정리한다는 개념 자체가 아직 한국군에게는 ‘스타워즈’나 ‘어벤져스’에 비교할만한 먼 미래의 일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한국의 AI 산업이 팔란티어와 유사한 국산 AI 솔루션을 만드는 것 역시 불가능에 가깝다. 국방과학연구소가 ‘미래 지상 작전을 위한 AI 지휘 결심 지원기술’을 21년부터 연구 중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국내 방산업체들의 국방 AI 솔루션도 아직 초보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다. 구체적인 업체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이번 AI 발표회에서 국내 업체들이 군에 제안하는 AI 솔루션은 국방 언어 번역, 장병 심리 검사용 챗봇, 장병 피부질환 진단 같은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AI는 이제 전쟁을 결정하는 ‘디지털 전술핵’처럼 치명적 무기가 됐다. 상대방보다 더 강한 AI를 가진 국가는 먼저 탐지하고, 먼저 행동하며, 먼저 공격하여 적을 압도할 수 있다. 세계 최고의 AI 기업 팔란티어의 한국군 시장 진출 선언과 그들의 행보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wir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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